경영전략영업 지점 절반으로 줄이고도 주가 150% 폭등한 은행, 비결은?

영업 지점 절반으로 줄이고도 주가 150% 폭등한 은행, 비결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폴란드 4위 은행(자산규모 기준)인 엠뱅크(mBank)엔 '모회사를 삼킨 인터넷 은행'이란 수식어가 붙곤 한다. 원래 엠뱅크는 폴란드 BRE은행(1986년 설립, 독일 코메르츠은행 계열)에서 지난 2000년 선보인 온라인 전용 브랜드였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은행'이란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엠뱅크는 폴란드 최초로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 혁명을 일으켰다.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엠뱅크는 순식간에 45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고, 급기야 BRE뱅크는 지난 2013년 엠뱅크 중심으로 그룹 내 브랜드를 통합하며 사명까지 바꿨다. 일개 서비스에 불과했던 브랜드가 10여 년 만에 회사 이름까지 갈아치울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한 것. 엠뱅크는 디지털 혁명기에 어떻게 이런 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출처 엠뱅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BRE은행은 2000년 당시 폴란드의 일반 은행들이 제공하는 고객 경험이 전반적으로 형편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환경 변화에 비해 기존 은행들은 전통적인 고객 서비스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BRE은행은 엠뱅크를 출시하며 고객 콜센터를 만들고, 온라인 서비스를 개설하며, 다양한 금융 상품들을 마련하는 등 일련의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진은 회사의 서비스 플랫폼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쟁사 은행들도 대부분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엠뱅크만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곧바로 새로운 금융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14개월 만에 완성된 신규 플랫폼은 30초 대출 승인, 모바일 결제, 동영상 채팅, P2P 계좌이체, 신용카드 없이 ATM으로 현금 인출하기 등 고객들에게 약 200개의 다양한 서비스를 선사했다. 특히 페이스북 연동 서비스의 경우 고객들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엠뱅크 송금 기능을 추가하면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상대방에게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고 대응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출처 m뱅크 페이스북
여기에 한층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도 추가했다. 가령 개인뱅킹을 통해 고객의 재정상태를 매달 그래프로 정리해 보여주고, 기존 소비내역을 분석해 다음 달 예상 지출금액과 항목을 알려준다. 또한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거나 고객 정보를 변경하면, 관련 정보가 영업 지점이나 고객 상담사에게도 즉시 공유돼 각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m뱅크는 고객에게 '통합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높은 고객 만족도와 매출 증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금융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디지털 뱅크다. 디지털 혁명으로 IT와 금융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있는 지금, 많은 은행들이 디지털 경제에서도 최고 성과를 발휘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정보시스템연구센터는 엠뱅크처럼 디지털 혁명기를 맞아 비즈니스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혁신 기업들을 ‘퓨처레디(future-ready)’ 기업이라 지칭한다. 

퓨처레디 기업이 되기 위한 대표적 방법은 엠뱅크처럼 고객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퓨처레디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에 고객 경험 관리만 있는 건 아니다. 전세계 16개국에 진출해 있는 덴마크 1위 은행 단스케은행(Danske Bank)처럼 운영 효율성 개선을 통해서도 디지털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단스케은행은 2012년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하나의 플랫폼-탁월한 브랜드들(One platform - Exceptional brands)'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기존 금융 상품들을 실시간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이 디지털 플랫폼은 고객이 영업점 방문 없이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주요 은행 서비스의 경우, 관련 업무의 90%가 공유되고 표준화 됐다. 덕분에 은행은 관리 구조를 단순화하고 제품 관리 조직들의 군살을 뺄 수 있었다. 예컨대 예전에는 신용카드 사업을 책임지는 임원이 여러 명이었다면 현재는 딱 한 명으로 줄었다. 
출처 단스케뱅크 페이스북
단스케은행의 '단일 플랫폼' 전략은 고객 관계 개선은 물론 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장기적인 혜택을 가져왔다. 2012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5년간 회사의 주가는 150% 가까이 치솟았다. 오프라인 지점 수는 반으로 줄었지만 인터넷뱅킹 거래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320만 명에 달하는 단스케은행 고객 중 약 220만 명이 은행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금을 지불하거나 계좌 업무를 보고 개인 연금저축을 관리한다. 특히 이 은행이 2013년 출시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모바일페이(MobilePay)는 덴마크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다른 은행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시대는 조직을 새롭게 창조하려는 리더들에게 엄청난 기회다. 그러나 디지털 역량을 발휘해 디지털 경제에서 최고 성과를 발휘하는 퓨처레디 기업이 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서도 조직을 꾸준히 혁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실패한 기업들은 새로운 스타트업, 다른 산업에서 넘어온 업체들, 민첩한 경쟁자 등으로부터 연이은 공격을 당하며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여정을 선택한 기업은 동종업계 경쟁사들 대비 회사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기업이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물론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디지털 혁명을 이끌 최적의 임원을 선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직원, 파트너, 고객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회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그곳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정확히 공유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7호
필자 피터 바일, 스테파니 L.뵈르너

인터비즈 임유진, 이방실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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