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트렌드수제맥주도 4캔에 만 원 가능해질까...국산 맥주 \"세금 체계 개편해야 수제맥주도 활성화\"

수제맥주도 4캔에 만 원 가능해질까...국산 맥주 "세금 체계 개편해야 수제맥주도 활성화"

비싼 제품으로 여겨져온 수제맥주가 4캔에 만 원 가격으로 수입맥주와 경쟁하게 될까?

최근 정치권에서 맥주에 붙는 세금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주세법 개편 논의에 불을 당겼다. 국회 기재위 소속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2일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육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다. 개정안은 맥주 1리터당 835원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기존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종가세)에서 벗어나 무게를 기준(종량세)으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산 맥주회사들은 세금이 수입맥주보다 약 2배 많아 가격 경쟁력을 찾지 못해 존폐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한다. 주세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수입맥주 뿐만 아니라 수제맥주까지 4캔에 1만 원이 가능해진다는 게 국산 맥주업체들의 주장이다.  



종가세는 국내 맥주에 대한 '역차별'이다? 국산 맥주 시장 점유율 내림세

현행 국내 맥주의 과세표준은 영업이익을 포함해 제조원가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광고비, 인건비, 이윤까지 모두 합한 출고가에 세금을 부과해 판매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할 때 신고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수입 맥주는 신고가격만 낮추면 세금을 적게 내는 구조다. 이 때문에 국내 맥주회사는 그동안 "국내 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에 공정한 가격 경쟁은 불가능하다"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게다가 올해 1월 1일부터 미국산, 7월 1일부터는 유럽산 맥주의 관세가 없어졌다. 지난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의 매출 대비 주세율이 44%였던 반면 하이네켄코리아와 칭따오는 각각 16%, 28%에 불과했다. 
출처 동아일보 DB
'4캔에 1만 원' 등의 파격적인 가격 행사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의 입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맥주 수입액은 2억 407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2012년 4.9%였던 수입 맥주 점유율은 올해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편의점에서 판매된 맥주 중 수입 맥주의 비율은 56%에 달한다.

반면 국내 맥주 시장에서 국산 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줄고 있다. 2013년 95.64%에 달하던 점유율은 계속 하락해 2016년엔 89.95%를 기록했다. 매출이 떨어지자 출고량도 2013년부터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전년도보다 7.8% 감소한 182만 4000킬로리터였다. 



국내 맥주 경쟁력 강화와 고용 창출 효과까지... 종량세 개편의 효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산 맥주, 특히 소규모 수제 맥주 업체들은 리터당 같은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의 주세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지난 7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맥주과세체계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제시한 종량제 기준은 1L당 800~900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 기준대로 변경되면 국산 수제 맥주 가격은 대폭 낮아진다. 수제맥주협회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4000~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수제 맥주 제품(500㎖,1캔 기준)이 종량세 전환 시 천 원 이상 낮아질 수 있다. 수제 맥주도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이 가능해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된다.

권 의원이 발의한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맥주 1리터당 835원을 부과하는 안으로, 이 역시 종량세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주세법 개정은 국산 맥주 산업의 발전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기존 체제에서는 비싼 재료나, 인건비 등이 세금과 연동돼 고급 맥주를 개발하기 어려웠다. 개발하더라도 판매가가 비싸 수입 맥주에 뒤처진다. 일각에서는 맥주 업계가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보다 수입 맥주를 들여오는 쉬운 방향을 선택한 것이기에 현 상황을 자초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수제 맥주 업체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떠나서 공정한 경쟁 환경의 마련이 먼저라며 종량세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청년 고용 창출 효과도 있다. 현재 100여 개의 수제 맥주 사업장에서 약 5000명의 청년이 일하고 있다. 수제 맥주 업체의 청년 고용 비율은 77.5%로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종량제로 개편하면 직접 고용은 1만 명,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면 약 4만 6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는 종량세를 적용할 경우, 생맥주에 붙는 세금은 오히려 리터 당 60% 오르게 되는 점 때문에 쉽사리 종량세 전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제맥주협회 측은 "맥주시장에서 생맥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단 9%이고, 나머지 91%의 소비자가 즐기는 병맥주와 캔맥주"라며 "종량세로 전환하는 쪽이 소비자 이익이 더 크다"라고 주장한다.  

생맥주는 원가율(생맥주의 소비자가 대비 원가율은 현재 27.5%로 추정)은 다른 식품 원가율(통상 35%) 대비 크게 낮고, 마진율은 높은 품목이다. 주세가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마진율이 높아 가격인상이 즉각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협회 측 입장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수제맥주협회 김진만 맥주선진화TF 위원은 “실제 가격 오를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맥주 가격을 올릴 경우 수제 맥주와 가격이 비슷해져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경쟁이 생맥주 가격인상을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비즈 문채영,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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