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크고 많다'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 2부

[리뷰] '크고 많다'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 2부

강형석 redbk@itdonga.com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좌측이 2950X, 우측이 2990WX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AMD가 다중코어를 앞세운 고성능 프로세서의 포문을 열었다. 주인공은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Ryzen Threadripper). 이미 지난해 1세대를 공개했을 때에도 당시 최고 수준이었던 16코어(32스레드)를 구현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다른 동급 프로세서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2세대도 마찬가지다. 비록 다중코어 고성능 프로세서 공개 시기는 인텔의 28코어에 비해 하루 늦어졌지만 '최대 32코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빠른 출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행보를 더했다. 가격대 또한 기존보다 더 공격적으로 책정하면서 스레드리퍼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보여줬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로 꾸민 시스템.


하지만 아무리 많은 코어를 품고 있어도 이것이 적절하게 작동하는지, 성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과연 최대 32코어를 품고 있는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테스트에는 32코어(64스레드)인 2990WX가 쓰였다.

'32코어(64스레드)'가 주는 압도적 성능

새로운 프로세서와 함께 호흡을 맞춘 부품은 다음과 같다. 메인보드는 MSI MEG X399 크리에이션, 메모리(램)는 지스킬 플레어X DDR4-3,200(PC4-25600) 32GB(8GB x 4), 그래픽카드는 조텍 지포스 GTX 1070 AMP 익스트림 등이다.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전원공급장치도 마이크로닉스의 퍼포먼스2 1,000W를 사용했다. 저장장치는 크루셜 MX300 275GB를 연결했다.

2990WX의 시네벤치 테스트 모습. 64개 작업 영역이 매우 활발히 움직인다.


프로세서의 성능을 측정하는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시네벤치(Cinebench) R15를 실행하니 눈을 의심케 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시네벤치는 스레드 수에 따라 이미지를 처리하게 되는데, 작은 사각 영역 하나가 해당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 처리 영역이 64개가 나타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가 정말 32코어, 64스레드임을 증명해 낸 순간이다. (당연한가.)

2990WX의 시네벤치 테스트 결과.


작동속도는 기본 3GHz. 이 때의 점수는 4,981이다. 상황에 따라 약간의 오차가 있었는데, 해당 점수에서 약 3% 정도를 오가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프로세서에는 능동적으로 속도를 높여주는 프리시전 부스트 기능이 제공된다. 기본형(자동)으로 설정하면 3.2GHz 정도로 작동하게 되며 이 때에는 약 5,200점 전후로 상승하게 된다.

프로세서의 속도를 조절하고 주요 기능을 설정하는 라이젠 마스터.


그냥 써도 충분히 뛰어나지만 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가급적 AMD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 '라이젠 마스터(Ryzen Master)' 사용을 권장한다. 여기에는 설정에 따라 코어 혹은 코어 컴플렉스(CCX) 당 작동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세부 설정이 귀찮다면 능동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프리시전 부스트 오버드라이브(PBO) 등도 사용 가능하다.

사용 환경에 따른 코어 활용 모드도 존재한다. 애플리케이션 하단에는 크리에이터(Creator), 게임(Game) 모드가 있다. 이를 선택하면 모든 코어를 활용할지, 일부 코어만 활성화해 속도를 높인 채로 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세부 설정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직접 설정(프로파일)하도록 만들었다.

코로나 벤치마크 결과.


프로세서의 성능으로 렌더링 작업을 진행하는 코로나(Corona)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도 실행해 봤다. 실행 버튼 한 번 누르면 44초 만에 작업을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반적인 4코어 프로세서가 약 3~4분, 성능 좋은 6~8코어 프로세서가 1분 후반대에서 2분 초반대 정도의 성능을 보여준다. 참고로 코어 i9 7980XE 익스트림 에디션 프로세서가 1분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몇 배에 달하는 코어 수에 비례한 성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실제 환경의 전문가들은 솔깃하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1분 1초가 곧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환경에서 비용을 들여 충분한 효과를 얻는다면 투자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자료에는 추가하지 않았지만 약 5분 가량의 4K 영상을 풀HD로 변환하는 작업도 2분 50초 정도면 뚝딱 마무리 해냈다. 자체 보유하고 있던 6코어 코어 i7 프로세서 시스템으로는 약 6분 이상 걸리던 작업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프로세서를 많이 활용하는 작업 환경에서는 이 같은 다중코어 프로세서의 등장이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변화 올까?

기업 시장을 위한 고성능 PC, 흔히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은 강력한 프로세서를 1~2개 포함하면서 여러 장치들을 장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형 플랫폼을 포함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AMD 같은 경우도 에픽(EPYC)으로 서버/워크스테이션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라이젠 스레드리퍼도 이 에픽 프로세서에 기반한 제품이다.

64개 스레드를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2990WX는 그것만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2990WX만 하더라도 에픽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 차이가 있다면 PCI-익스프레스 레인이 두 배 많은 128개, 옥타(8)채널 메모리를 지원하는 등 물리적 지원 여부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환경이라면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굳이 대규모 장비 지원을 하지 않아도 성능 자체에 초점을 둔 환경이라면 반대일 가능성이 있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먼저 판매를 시작한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는 1,799달러(원화 환산 약 202만 원 상당). 국내 공식 출시가격은 220만 원이다. 오는 8월 31일에 출시될 예정인 2950X(16코어)는 111만 원이다. 동일 코어 구성에 작동속도만 낮은 에픽 7551P가 약 320만 원이니 100만 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라이젠 스레드리퍼 2990WX.


이는 곧 어느 정도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총소유비용(TCO)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프로세서 외에 플랫폼, 부품 구성 모두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어서 가격을 얼마든지 아낄 방법들이 있다. 비용과 시간을 중히 여기는 사업주라면 매력적인 요소(시간+비용+유지보수)다.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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