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광고=레저, 깔깔 웃다가 고객 된다

광고=레저, 깔깔 웃다가 고객 된다

광고의 홍수 시대다. 그래서 때로 광고는 미움받는 존재, 또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전락하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TV 시청의 대가인 광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광고를 자꾸 피하고 싶어 한다. 

결과 광고는 그 존재 의의와 형태에 대한 근본적 물음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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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레저’,  광고 = 레저의 대가? 

TV는 레저다.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를 배경으로 한 수많은 형태의 오락거리를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휴일에 TV 앞에 붙어 있는 이유는 TV가 가장 ‘비용 효율적’인 레저 형태이기 때문이다.
TV는 레저를 제공하고, 사람들은 그 대가로 시간과 관심을 지불한다.그 시간과 관심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이 광고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기서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즉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프로그램은 재미있고 좋다. 광고는 피하고 싶다'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형성되었다.

광고가 기피의 대상이라는 인식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TV라는 ‘레저 공장’ 안에서 광고가 ‘레저의 대가’가 아닌 ‘레저 그 자체’가 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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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고 봤어? 레저가 된 광고들

광고가 레저의 대가를 넘어 레저 자체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잘 만들어진 광고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매우 흥미로운 오락거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구의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한 시간 동안 전 세계의 웃기는 광고를 틀어주는 것도 있을 정도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광고를 찾아보는 현상은 TV나 신문이 아닌, 데이터의 공유와 확산이 용이한 인터넷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레저 대상으로 가치가 있는 광고는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시청됐고, 사람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유통됐다. 


CASE 1:  BMW의 영화 광고 ‘하이어’

‘제임스 본드가 잘빠진 스포츠카로 스텔비오 파스(이탈리아 쪽 알프스 산맥 기슭의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를 질주한다. 본드가 민첩한 핸드 브레이크 턴으로 수상한 조직 요원들을 따돌리는 순간, 화면에는 본드가 몰고 있는 애스턴 마틴의 프론트 그릴이 커다랗게 잡힌다.’


BMW의 걸작 광고 -  프로젝트 ‘하이어’.


4년 동안 자발적으로 1억 회 시청됐다. 이후 이 작품에 영향을 받은 많은 프로젝트들이 실행됐지만, 아무도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재현하지 못했다.

2001년 BMW의 간부인 제임스 맥도웰은 인식의 전환을 통해 이전의 홍보 방법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남이 만드는 영화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BMW 필름즈’라는 영화사를 차려 직접 온라인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맘대로 만드는 영화이니 자사 제품의 노출 분량은 얼마든지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 ‘하이어(The Hire)’는 광고와 오락에 대한 통찰이 풍부한 두 천재 감독, 데이비드 핀처와 리들리 스콧에 의해 기획됐다. 영화의 전제는 간단했다. 실력 좋은 프리랜서 운전사가 다양한 의뢰를 맡아 성공적으로 해결해내는데, 그는 언제나 BMW만을 몬다는 내용이다. 종군기자를 탈출시키는 이야기가 됐든, 불륜 남녀를 미행하는 이야기가 됐든, 납치된 여성을 구출하는 이야기가 됐든, 매회 반드시 BMW의 탁월한 성능을 과시한다. 좋은 광고 캠페인의 조건이 명확한 방향 설정과 실행의 단순성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8편의 단편영화들은 4년 동안 1억 회 이상 관람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공식적으로는 더 이상 온라인에서 이 영화들을 볼 수 없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지금도 계속 유포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시리즈를 광고보다는 레저의 대상으로 받아들였다.비처럼 쏟아지는 총탄을 뚫고 나오는 BMW와 끊어진 다리 앞에서 급정거하는 BMW를 보면서 클라이브 오웬이 연기한 신뢰감 넘치는 주인공의 모습에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겹쳐 생각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발표된 해 BMW의 매출은 12%나 늘어났다.


CASE 2버진그룹의 지면 광고  ‘당신의 음악 근육을 단련하라’


2005년 오프라인 음악 유통의 강자인 버진 메가스토어를 보유한 버진그룹이 애플의 아이튠스토어가 독주하고 있는 온라인 음악 유통 시장에 도전했다. 버진그룹이 버진 디지털이라는 서비스로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그들의 성공을 점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런 불투명한 전망과 높은 초기 투자비 때문에 정작 광고 홍보에 할애된 예산은 많지 않았다. 부족한 광고 예산으로 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맡은 회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그라운드 제로라는 작은 광고회사였다. 버진 디지털의 지면 광고 ‘당신의 음악 근육을 단련하라’는 이렇게 시작됐다.

버진 디지털의 지면 광고 ‘당신의 음악 근육을 단련하라’. 음악가 65명의 모습이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이 광고는 ‘숨은 그림 찾기’라는 놀잇감을 제공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오른쪽 하단에 호박을 부수는 남자는 록그룹 ‘스매싱 펌킨스’를 나타낸다. / 출처 : DBR

이 광고에서는 합성이 분명한 사진 한 장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수많은 기괴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듯한 이런 이미지들이 정신없이 펼쳐져 있는 가운데, 왼쪽 상단에 조그맣게 ‘당신의 음악 근육을 단련하라(Exercise Your Music Muscle)’는 문구와 버진 디지털의 로고가 찍혀 있다.
이 정신없는 지면 광고는 놀랍게도 소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수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퍼 나르기 시작했고,버진 광고는 결국 그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돌려본 광고가 됐다. 그 이유는 이 광고 자체가 사람들의 유희 본능을 자극한 놀잇감이기 때문이었다.


광고의 ‘레저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레저의 대가를 넘어 레저 자체가 된’ 광고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시간과 관심을 얻을 수 있을까?

① 오락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라
BMW의 영화도, 버진 디지털의 숨은 그림 찾기도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유희거리다. 광고이기 이전에 훌륭한 오락물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게임이나 영화를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려고 하지만, 정말로 재미있는 것을 찾기는 힘들다. 길 잃은 강아지를 찾아주기 위해 그 회사의 개 사료를 길에 까는 게임 같은 것은 말만 들어도 재미없지 않은가? 심지어 그 게임을 제작한 사람들 역시 별 재미를 못 느꼈을 것이다. 만든 사람조차 빠져들어 즐길 정도로 재미있지 않다면 소비자들은 오죽할까?

정말 산을 넘고 물을 건너와서도 즐기려고 할 만큼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면 눈길을 끌기 힘들다.광고를 유희거리로 만들려면,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시청자들의 놀이 문화가 가진 맥락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②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과 구조적 연관성을 갖춰라
제품이 얼마나 광고에 등장하는가라는 내용적인 연관성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무조건 로고만 노출시키면 된다. 그러나 광고 형태의 구조적 특성과 홍보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징이 얼마나 연관돼 있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다. 액션 영화와 자동차의 연관성은 가장 기본적인 사례다. 음악 감상이 ‘누구 노래더라?’라는 추측이나 음악적 지식의 자랑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음악 감상은 ‘퍼즐’ 형태와 구조적 연관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억지로 게임이나 영화를 만드는 사례를 종종 본다. 대부분의 경우 시청자는 억지로 짜맞췄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품과 광고 형태와의 구조적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오락거리라 하더라도 브랜드나 제품과의 연관성이 떨어지면 효과적인 홍보 도구가 될 수 없다.

③ 자발적으로 ‘퍼 나르게’ 하라
사람들은 왜 버진 디지털의 광고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다녔을까? 보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은 왜 온라인을 통해 세상에서 벌어지는 시시콜콜한 일들을 남들에게 퍼뜨리고 다니는 걸까? 그것은 남들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본능 때문일 수도 있고, 남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는 과시욕 때문일 수도 있다. 또 배포자들이 친구들에게 즐거운 오락거리를 제공했다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배포하는 데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단지 재미있다는 게 유일한 이유일까? 앞의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면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영화나 게임은 물론, 버진 디지털의 지면 광고 캐릭터 하나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광고 내용뿐만이 아니다. 어떻게 그런 광고를 만들었고 확산시켰는지를 스토리화하고, 또 그 스토리를 입에 오르내리게 한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는 더 재미를 느끼고, 공감하고, 더 오래 기억하고, 적극적인 옹호자가 되어 널리 퍼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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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점유율 경쟁의 시대

정재윤의 책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에 나온 것처럼, 최근 브랜드의 성공은 시장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가 보다 소비자들의 하루 중 얼마만큼의 시간을 차지하느냐로 결정된다. 기업들은 그 시간을 차지하고 광고를 보여줘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광고계도 역시 소비자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해 애써야만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기업의 메시지가 편집당하는 일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맛있는 미끼가 절실해지고 있다. 예전의 TV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TV 프로그램이라는 레저 옆에 붙어 있을 테니 메시지를 들어다오’라는 제안은 힘과 매력을 잃은 지 오래다.

“나도 레저야”라고 주장할 수 있는 광고만이 온전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트
businessinsight@naver.com

출처 DBR 36호(필자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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