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분명 YES 말했는데 거절하는 협상의 기술 2

분명 YES 말했는데 거절하는 협상의 기술 2

상장에 들어선 두 명의 협상가.

A: “안녕하세요?”
B: “네,반갑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다.얼마 간의 사적인 대화가 오가고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
A: “제가 이번 협상에서 원하는 조건은….”
B: “잘 알겠습니다.하지만 전 생각이 좀 다릅니다.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DBR]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안건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중간중간 고성이 오갈 수도 있다.그러다 협상이 마무리된다.아마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은“감사합니다”란 인사와 함께 꼭 잡은 악수.혹은‘저 사람 다시는안 보겠다’는다짐과 함께 불편한 인사와 침묵. 

협상의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는‘말’을 한다.그‘말’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협상의 마무리가 반가운 인사가 될 수도,불편한 인사가 될 수도 있다.하지만 내용만큼 중요한 게 있다.바로‘어떻게’말하느냐,그리고 상대의 말에‘어떻게’대응하느냐다.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협상장에서 지켜야 할 2가지 대화법을 제시한다.


양측 모두 협상 결과에 만족하도록 하는 협상 대화법은 어떤 것일까?

하나. 인정하지 말고 ‘공감’하라



협상에서 사람들은 내가 얘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래야 정해진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걸 최대한 얻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상대도 나처럼 하고 싶은 말이 많기 때문이다.서로 각자의 주장만 하다 협상은 끝날지 모른다.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협상장에서 각자의 주장이 아닌‘논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답은‘상대의 주장에 공감하며 듣는 것’이다.감성 협상의 프로는 협상 상대의 말에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반문한다. “상대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데,아니 상대의 생각에 반대하는데 어떻게 공감할 수 있습니까?”

상대의 요구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원하는 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노련한 협상가의 자질이라 할 수 있다

옳은 지적이지만 상대의 생각에 완전히 반대를 하더라도 충분히 공감해 줄 수 있다.협상에서의 공감이란 상대가 요구하는 내용을 들어주겠다는 뜻의 인정이 아니다.상대가 왜 그 말을 하고 그런 요구 조건을 내세우는지에 대한 부분의 공감이다.


필자가 진행한 워크숍에서 벌어지는 협상 상황에서 이를 적용해 보았다.납품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미션을 줬다.한 그룹에게는‘상대가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면서 상대 의견을 무시한 후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다른 한 그룹에게는‘상대가 힘들어하는 부분과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공감한 후 제안을 거절하라’는 미션을 제시했다.

협상 시 대화의 방식만 다를 뿐 ‘NO’라는 결과는 같은 상황을 제시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출처 픽사베이

그리고 협상이 끝난 후 제안을 거절당한 사람들에게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그 결과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같지만 협상 결과에 대한 만족감은 두 그룹이 천지차이였다.물론 후자,자신의 의견을 공감 받은 그룹의 만족도가 훨씬 높다.바로 이것이 협상에서‘공감의 힘’이다.

협상 상대의 말에 공감해주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이를‘백트래킹(Backtracking)’이라고 말한다.상대가 “요즘 주문 물량이 많아 납품 일정을 당기긴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생산 일정이 촉박해 일정 조정은 힘들다는 말씀이시군요”라고 얘기하고“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가격 인상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원자재 가격 인상 때문에 현재 가격으론 어렵다는 말씀이네요”라고 대응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내가 상대의 말에 관심을 갖고 듣고 있음을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상대가 협상 테이블에서 진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협상을 하다 보면 머릿속엔 수많은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걸 표현하기 전에 먼저 상대의 말을 따라 해줘라.그 작은 노력 하나가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상대의 말을 먼저 따라 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게 되고 상대가 원하는 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즉, 상대의 눈높이를 알고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에게 ‘당신의 말에 공감한다’는 느낌을 주어 협상을 매끄럽게 이끌 수 있다

사람들은‘공감’을‘인정’과 혼돈한다.인정은‘상대의 의견을 확실히 그렇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다.그래서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이다.하지만 공감은 다르다.상대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나 역시 그렇게 느낀다’는 점을 표현하는 것뿐이다.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하진 않아도 된다.공감한다고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2. “Yes, but” 대화법을 사용하라

뇌 과학자들은우리 뇌가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고 말한다. 누군가가“레몬을 떠올려 보세요”라고 말을 하면 사람들의 입속엔 자연스레 침이 고인다.뇌는 레몬이라는 단어를‘들은 것’과 레몬을 실제로‘먹은 것’간에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렇게 우리의 뇌는 현실과 상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불완전하다.

같은 맥락에서 뇌는 똑같은 강도의 자극이 와도 그 자극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기억하는 정도가 완전히 달라진다.즉,긍정적 감정과 기억은 쉽게 잊지만 부정적 감정은 마음을 쉽게 떠나지 않는다.이를‘쾌락의 불균형’이라고 말한다.자신의 의견에 대해“맞습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반응보다“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반박하는 말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하고 기억한다.그래서 반박하는 상대를 설득해 자신의 입장을 인정하도록 노력하게 된다. 협상에서 단호하게 ‘NO’만 외쳐서는 안되는 이유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답변은 말없이 순응하고 지나치지만 부정적인 대답에는 설득을 위해 이유를 달기 시작한다
협상을 하다 보면 상대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있다.생산을 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걸리는데“3일 안에 납품해 주세요”라고 하거나 제조 원가가 올라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임에도“기존보다 가격을10%이상 낮추라”고 압박하는 등이다.이런 요구를 들으면 많은 협상가들은 무의식적으로“그건 좀 힘듭니다”라고 말한다.그리고 그 조건을 왜 들어주기 힘든지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런 대화방식을“No, because”대화법이라고 말한다.이런 대화법은 협상 진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자신의 제안에 대해“No”로 시작하는 반박을 들은 사람은 일단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고 그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더 강하게 맞서기 때문이다.결국 상대방에 대한 마음의 벽이 높아질 뿐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긍정적 대화법이 필요하다.이를“Yes, but”대화법이라고 한다.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그럼 상대의 무리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알겠다’고 말하고 들어주라는 거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물론 그건 아니다.긍정적 대화라고 해서 무조건“OK”를 외치라는 게 아니다.현 상황을 탓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초점을 맞춰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하라는 뜻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 조건을 요구하는 상대의 제안에 맞서“말씀하신 가격 조건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라고 말하는 건 부정적이다.그에게“가격 조건만 합의가 된다면 좋은 거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라.이를 통해 상대와 나는 가격 조건이란 이슈를‘거래 성사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

상대가 갑자기“납품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달라”고 요구한다면?납품 일정을 당기기 위해선 생산직의 야근이 필수적이고 이렇게 되면 생산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이때‘그건 힘듭니다’라고 말하기보다“이번 거래에서 납품 단가를 조정해 주시면 납품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결과적으로 상대가 요구한 일정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똑같다.하지만 딱 잘라‘힘들다’고 말하는 것보다‘이렇게 하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상대 입장에선 훨씬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협상은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양측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가기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긍정적 말하기,즉“Yes, but”대화법이 필요하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매거진 DBR 104호
필자 김한솔, 최철규


필자 약력
김한솔
-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 IGM 세계경영연구원 협상 R&D팀장
최철규
- 현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 한국경제신문사 경제부, 금융부 기자
- IGM 협상스쿨 원장


비즈니스인사이트 박성준 정리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businessi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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