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쓰리아웃 체인지!”하고 싶은 60점 짜리 ‘과락’ 팀원과 함께 일하는 법

“쓰리아웃 체인지!”하고 싶은 60점 짜리 ‘과락’ 팀원과 함께 일하는 법

장영학 younghak.jang@gmail.com
얼마 전 다른 부서에서 새로 이동해온 박대리.소문을 좀 캐보니 저쪽 부서에서도 일처리가 엉망이라 다들 기피하는 인물인듯 싶다.며칠은 별탈 없이 보내는 듯 싶었는데,오늘은9시반이 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전화를 걸어봐야겠다.

"박대리,어딘가?"
"아 네...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서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탔는데...너무 막혀서 좀 늦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 시간에 택시타면 막히는 것도 모르나?근태가 엉망이다.원 아웃.

오전에 하려던 보고서 리뷰는 박대리 덕분에 오후로 미뤘다.그런데 첫 페이지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숫자가 좀 이상하다.사업부 별로 들여다보니 역시,복사해서 붙여넣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지C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 값을D사업부에도 갖다 붙여놨다. 그렇게 숫자 틀리지 말라고 이야기 했건만. Isn't my horse like a horse?

속도도 느리면서 일의 완결성도 엉망이다. 투아웃.

덕택에 이번 주는 쭉 야근하게 생겼다.다음 주 월요일이 상무님 보고인데...

"저,차장님...죄송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좀 써도 될까요?"
"응?다음 주 월요일이 상무님 보고라 시간이 빠듯한데?무슨 일인데?다음 주에 쓰면 안될까?"
"아 그게... 그 날이여자친구랑 백일인데 같이 펜션 가기로 했거든요...금요일 밤은 길이 막혀서 여자친구가 일찍 출발하자고 하는데,좀 안될까요?그날 늦게 퇴근했다가 길 막히고 분위기 망치면 저 차일지도 몰라요..."

너가 여친한테 차이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아니,여친의 미래를 위해 너는 차이는 것이 낫겠다. You were a car.

쓰리아웃.도대체 이 친구를 어떻게 해야될지 가슴이 답답하다.

나의 첫 직장은 어떤 전략 컨설팅 회사였다.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아무래도 일반 기업과는 다른 점이 많다. 프로젝트 마다 팀원이 바뀌기도 하고 업계 자체가 이직율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서너명의 적은 인원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모두가 ‘한 사람 몫’을 해줘야 할 뿐 아니라팀워크 역시 중요하다.

이런 특징 때문일까? 가장 골치 아픈 상황 중에 한 가지는 프로젝트매니저(PM)가팀원을 가려서 받는 것이다.여느 회사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컨설팅에서는 훨씬 더 드러내놓고 팀원에 대한 호불호가 존재했었고,어느 프로젝트에서도 데려가지 않으려는 팀원은 스스로 압박감을 느끼고 그만두거나 권고사직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 시절 어느PM이 해줬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그도 한때는 팀원을 가려서 받는 것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었다. 그는 과거엔 열 명 정도의 인력 풀 가운데 자신이 데려다 쓰고 싶은 사람이 세 명이 채 될까말까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지금은 적어도 절반,많으면 일곱 명 정도는 일을 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되기까지 그 PM이 기른 능력은 무엇일까?이상한 사람들을 참아주는 인내심?아니면 현실에 타협하고 사람에 대한 자신의 눈높이를 낮춘 것?아니다.그 분이 기른 것은 결국 남에게서 장점을 찾아내는 능력이었다.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다.

어설픈 관리자는 일을 제대로 나눠서 적합한 팀원에게 맡기지 못하기 때문에 두루두루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그들은 ‘저것’을 잘하는 팀원에게 ‘이것’을 맡겨놓고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질책할사람이다.반면 좋은 관리자는 팀원들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찾아서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당신과 같은 시기에 같은 팀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는 것은직장생활 연차는 다를지라도 당신과 비슷한 수준의 역량과 경력을 보고, 당신을 뽑았던 채용팀에서 뽑았다는 뜻이다.누구나 장점은 있다.만약 같이 일하기 싫은 팀원이 있다면,그 사람의 단점을 무조건 탓하기 전에,내가 그 사람의 장점을 못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사람보는 눈도 피드백해보자.

자신에게 팀원의 장점을 찾아내는 눈이 없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사람에게 과락의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평균80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는 어떤 시험에서, '단 한 과목이라도60점 이하면 불합격'이라는 조건이 붙어있는 것이 바로 과락이다.사람에게 있어서 과락이란,그 사람의 장점을 덮어버릴 정도의 치명적인 단점이다.위에서 언급한 가상의 사례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된 것도 정도가 심해지면 과락의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도 회사의 월급을 받는 회사의 자원이다. 자기가 관리하기 어렵다고 해서 회사의 자원을 무조건 우리 팀에서는 받지 않겠다는 것도 바람직한 중간관리자의 자세는 아니다. 그 사람을 채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결정이었다면 채용을 안하면 됐겠지만, 이미 월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우리 팀에서 안 받겠다는 것은 결국 자원이 낭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락이 있는 사람과 일하는 과정 중에 자신의 단점을 발견할 수도 있고,사람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쌓을 수도 있다.그 사람은 아무도 같이 일하려고 하지 않는 자신을 받아준 당신에게 고마워 할수도 있고,덤으로 회사에서 당신은 부족한 사람을 품을 줄 아는 아량이 넓은 리더로 포지셔닝 될수도 있다.혹시 그 사람이 당신 밑에서 좋은 성과라도 낸다면 당신의 평판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원 포인트 어드바이스

하나.주변 사람들의 과락에 대해서는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그 사람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지, 무턱대고'당신의XX문제 때문에 같이 일 못하겠습니다'며피하는 것은 서로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둘.이 사람과는 일 못하겠다 싶을 때,내가 그 사람의 장점을 찾으려고 한번이라도 고민해봤는지 생각해보자. 혹시 당신은편견을 가지고 그의 단점만을 바라본 것은 아니었을까.


장영학 younghak.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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