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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엄격하라? 아니, 자비로워라! '자기자비(Self-Compassion)'가 삶에 도움이 되는 이유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위기 상황에 우리는 흔히 두 가지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인다. 방어적인 태도로 남을 비난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질책한다. 두 가지 모두 좋은 태도는 아니다. 방어적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려 들면 스스로 마음은 조금 편해질 수 있겠지만 학습 기회를 잃는다. 반대로 자책은 스스로를 강하게 몰아붙여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만들 것 같지만, 오히려 자기 잠재력까지 부정해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나'를 내가 아니라 '친구'라고 생각해보자. 문제를 겪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우리는 아마 그를 따뜻하게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려 노력할 터다. 마찬가지 방식을 문제를 겪고 있는 '나'에게 적용해 보면 어떨까? 최근 스스로를 조금 더 자비롭고 포용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자기자비Self-Compassion'다. 심리학자들은 자기자비가 건강한 노후 생활에서 운동 선수 훈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성과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스스로에게 자비를! / 출처: 네이버 영화(영화 300)
'자기자비'를 지닌 사람의 특징

자기자비는 자존감self-esteem이나 자신감self-confidence보다 생소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자비가 높은 사람은 자존감도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둘은 분명 다른 개념이다. 자존감은 주로 타인과 나 자신을 비교할 때 나타난다. 반면 자기자비는 타인에 빗대지 않고 스스로를 온전히 바라보는 개념이다. 자기자비는 스스로의 가치를 깨달아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게 하고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자기자비를 지닌 사람은 세 가지 행동양식을 보인다. 첫째, 자신의 실패나 실수를 평가하기보다는 인간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 둘째, 사람은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셋째, 자신이 실패나 실수했을 때 드는 부정적 감정에 대해 균형적 시각을 갖는다. 즉,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인정하나 이에 휩싸여 헤어나오지 못하게 두지 않는다.
 

미국 텍사스대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교수에 따르면 자기자비를 지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을 개선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더 강력하게 나타났고, 자신을 진실하게 대하는 진정성을 더 뚜렷하게 보였다. 자기계발 의지와 스스로에 대한 진정성은 성공적 경력 개발에 중요한 요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특성은 모두 자기자비를 통해 개발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기도 하다.



자기계발 동기부여 높이는 '자기자비'

실제로 자기자비는 어떻게 자기계발 동기부여를 높이는 걸까? 세리나 첸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와 줄리아나 브레인 로드아일랜드 대학 교수 연구팀은 자기자비의 효능을 측정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기자비와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을 대하게 한 후, 이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먼저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무언가 잘못해서 죄책감, 가책, 후회를 느꼈던 경험을 질문했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외도, 학창시절 비행, 부정직한 행위, 배신,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 준 일 등을 잘못으로 떠올렸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자기자비, 자존감, 대조군의 세 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각기 다른 미션을 내렸다. 
세리나 첸(Serena Chen) 교수 / 출처: UC버클리 심리학과 홈페이지
먼저 자기자비 그룹에게는 잘못에 대해 따뜻한 공감과 이해를 보내는 글을 자기 자신에게 쓰도록 했다. 자존감 그룹에게는 자신의 긍정적 자질을 설명하는 글을 쓰도록 했고, 대조군에게는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대해서 쓰도록 했다. 그리고 전체 참가자들에게 미리 작성된 설문지에 답변하도록 해서 자신의 잘못을 고치고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려는 욕구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자기자비 그룹 참가자들은 자존감 또는 대조군 참가자들에 비해 자기 잘못을 고치고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연인과 이별했다고 답변한 참가자들의 경우, 자기자비 그룹은 자존감 또는 대조군에 비해 미래 연인에게 더 잘하겠다는 결심이 강하게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 따르면 자기자비는 실패나 실수의 극복뿐만 아니라 스탠퍼드대 캐럴 드웩Carol Dweck심리학 교수가 주장하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도 도움이 된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성격과 능력이 변화 가능하다고 본다. 스스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노력한다. 자기자비는 사람들이 성장 마인드셋을 갖도록 유발한다.



자기자비 태도 통해 내 삶의 '진정성' 찾을 수 있다

자기자비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과 가치에 맞는 역할로 찾아가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진정성authenticity’이라고 한다. 진정성 있는 삶은 동기부여와 개선욕구를 높여준다. 물론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안타깝게도 많은 직장인들에게 진정성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직장문화 및 행동규범, 자신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 동료 및 상사가 자신을 나쁘게 평가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직장에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억누르고 답답해한다.
진정성 없이 회사 다니는 자, 어디 당신 뿐이랴
장자웨이 멤피스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자비가 부정적 생각과 자기의심self-doubt을 최소화해 진정성을 키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일주일간 매일 짧은 조사지에 답변하도록 했다. “오늘 나는 나 자신을 아끼고,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했는가?”라는 질문으로는 자기자비를, 그리고 “오늘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진실함과 솔직함을 느꼈는가?”라는 질문으로는 진정성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자기자비의 일일 변동성은 진정성의 일일 변동성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참가자들이 평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기자비를 보였다고 대답한 날에는 진정성도 더 높게 느꼈다고 대답했다.

다른 실험 결과도 이러한 상관관계를 뒷받침해 준다. 우리는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자기자비, 자존감,대조군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관점에서 자신의 약점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자신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평가하도록 했다. 자신의 약점에 대해 자기자비를 갖도록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다른 두 그룹의 참가자 대비 훨씬 더 높은 진정성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을 가지며 평가하지 않는 태도는 사회적 불인정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어 진정성을 증대시킨다. 낙관주의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낙관주의는 솔직하게 밝히는 데 따르는 잠재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진정성을 높여준다. 심리적 안정과 균형적 시각이 자기자비와 합쳐져 어려운 경험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자기자비' 태도 가진 리더 있는 그룹이 성과도 좋다

자기자비의 효과는 주변 다른 이들에게도 전파된다. 특히 리더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자신에 대한 자비와 타인에 대한 자비는 서로 연관돼 있어 하나를 높이면 다른 하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기자비로 인한 성장 마인드셋이 있는 리더가 있다면, 부하직원들도 더 큰 동기부여와 만족감을 갖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변화가 가능하다는 성장 마인드셋이 있는 리더는 부하직원의 성과의 변화에 더 잘 집중하며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유용한 피드백을 준다.
진정성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타인의 진정성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리더에게 자기 진정성이 있다면 직장 전체에 진정성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사람이 타인과 인간관계에서 진정성을 느끼면 더욱 견고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증거도 많다.

리더가 실패와 실수에 대해 자기 자비를 보이면 자신의 경력 개발 및 성공에 도움이 되는 심리 및 행동 성향을 보이게 되면서 자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는 낙수효과를 통해 또한 부하직원들에게도 전파된다. 결국 자기자비는 리더와 부하직원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가져온다.



자기자비를 개발하는 방법

자기자비는 후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또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기자비의 심리학적 정의에 맞추어 다음의 세 가지 체크리스트들에 답을 해보자. 순서대로 '나는 나 자신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을 갖고 있는가?', '나는 누구나 실패와 실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가?', '나는 부정적 감정에 대해 균형적 태도를 유지하는가?'이다. 

이 방법이 너무 귀찮고 지난하다면 간단하게 스스로를 속이는 ‘트릭’을 써볼 수도 있다. 자신을 자신의 친구나 사랑하는 누군가라고 가정해 보고 제3자 입장에서 스스로에게 편지를 써보는 방법이다. 우리는 대부분 자기 자신보다 친한 친구나 타인을 더 잘 대한다. 따라서 이 방법은 방어적 태도나 자기 자책의 악순환을 피하게 도와준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8년 9-10월(합본)
필자 세리나 첸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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