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선 길이 하나 제대로 인식 못하는 인간...편향된 의사결정 개선하려면?

선 길이 하나 제대로 인식 못하는 인간...편향된 의사결정 개선하려면?

뇌과학과 경영
(27) 의사결정에 대한 오해와 개선 방안


심리학자인 키스 스타노비치(Keith Stanovich)와 리처드 웨스트(Richard West)는 인간의 사고체계를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두 가지로 나누었다. 시스템 1은 직관적이고 무의식적인 의사결정 체계로, 거의 힘들이지 않고 이루어지는 자동적 사고다. 의사결정 속도는 빠르지만 정확성은 높지 않다. 시스템 2는 의도적으로 깊은 사고를 거쳐 의사 결정하는 체계로 집중과 노력이 요구된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결과가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정확도가 높다. 
휴리스틱과 인지 바이어스
뇌는 무언가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이 두가지 시스템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어느 순간에 어느 시스템을 이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뇌가 선택한다. 가끔은 시스템 1로 의사결정 해야 할 순간에 시스템 2가 발동할 수도 있고, 시스템 2에 의해 판단해야 할 순간에 시스템 1이 발동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의사결정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시스템 2의 의사결정에서도 뇌는 내부와 외부의 모든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문제해결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만 꺼내서 활용한다. 단시간에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었던 원시시대의 생존본능 때문인데 이를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정보는 한정적이고 편향된 것일 수 있으며 객관적인 정보도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지 바이어스’가 발생할 수 있으며 종종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뮐러 라이어의 유명한 착시 그림이 대표적인 예다. 
뮐러 라이어의 착시 그림. 실제 두 선의 길이는 같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위에 있는 직선이 아래 직선보다 길다고 생각한다.
뇌가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휴리스틱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쉽게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사항들을 우선적으로 평가하고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 한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다른 회사의 성공사례를 따라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둘째는 전형적인 개념이나 가치를 과대평가하여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 heuristic)이라고 한다. 버터를 바른 달콤한 감자칩이 출시되기 전에는 모든 감자칩들이 짭짤한 맛 일색이었는데 ‘감자칩=짭짤한 맛’이라고 단정해 버리는 것이 대표성 휴리스틱의 사례다. 마지막으로 처음에 주어진 정보를 기준으로 그 안에 들어가는 특징을 중시하고, 그것을 기점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고착성 휴리스틱 또는 ‘닻 내리기(anchoring) 효과’라고 한다. 외형 성장에 집착해 이익은 잊어버린 채 매출을 늘리는 정책만 선택하는 게 대표적 예다.
이러한 사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멋대로 무언가를 기준으로 삼거나 어떤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뇌 속에 틀을 만들어 버린다. 그 결과 바이어스가 작용하고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인종에 대한 편견, 특정 연령층이나 이성에 대한 편견, 직업에 대한 편견 등은 뇌에 있는 무의식적 바이어스가 영향을 미쳐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인지 바이어스는 대체적으로 유전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자라면서 개인의 경험이나 문화, 상황이나 맥락, 환경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 
이 외에 ‘사후확증편향’, ‘자기 고양 바이어스’, ‘인지적 부조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나 ‘그러게 내가 뭐라고 해’ 등의 말은 사후확증편향의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어난 일을 마치 예측 가능했던 것처럼 여기거나, 자신의 생각이 옳았던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고양 바이어스’는 자신의 능력을 평균 이상이라 여기는 것으로 ‘자신감 과잉효과’라고도 한다. 성공은 자신의 능력 덕분이지만 실패는 타인이나 주위 환경 탓이라고 여기는 경향을 이르기도 한다. ‘인지적 부조화’는 서로 모순되는 인지가 동시에 일어난 상태에서 그 때 발생하는 불안감을 의미한다. 뇌는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 한쪽의 인지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중에 맛있는 치킨이나 피자를 보고 참을 수가 없게 되면 ‘맛있는 건 0 칼로리’라 하며 핑계를 대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바이어스는 개인 뿐 아니라 집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조직 전체가 의기투합해 잘못된 믿음을 신봉하여 그릇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다. 

의사결정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
뇌 속에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적 정보와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축적된 정보가 있다. 뇌는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한다.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는데, 말초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가 뇌로 전달되고 그에 기초해서 뇌가 반응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이를 상향식 처리라고 한다. 반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 판단기준 등에 의해 뇌가 반응하는 프로세스가 있는데 이를 하향식 처리라고 한다. 
뇌는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에는 고작 3%만 반응할 뿐 나머지 97%는 자신의 뇌 속에서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러한 뇌의 작업은 무의식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다. 하향식 처리의 바탕이 되는 정보는 사람이나 나이, 인종, 성별 등에 따라 다르며, 이에 따라 인지결과도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빨주노초파남보’라고 알고 있는 무지개의 7가지 색깔이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6개 혹은 5개로 여겨지는 것만 봐도 그러한 차이에 의한 인지의 차이는 의사결정이 늘 옳을 수 없음을 나타낸다. 기업 경영 등의 다양한 의사결정에서도 이러한 하향식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만 처리하는 상향식 처리만으로는 안 된다. 뇌 안에 축적돼 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하향식 처리와 적절한 조합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하향식 처리를 통해 신속하고 정밀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지식과 경험을 뇌에 충분히 그리고 제대로 축적해야만 한다. 꾸준한 연습과 훈련, 그리고 경험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처음 마주치는 낯선 환경에서도 최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긍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결정에는 정서적 상태가 영향을 미친다. 이탈리아의 신경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교수는 기분 좋은 감정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신체에 미세한 화학변화를 불러 일으키는데 이를 신체적 표지(somatic marker)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암암리에 감정의 지배를 받고 그것이 사고와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므로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긍정적 정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기분일 때 사람들은 통찰력과 창의력을 요하는 문제를 더 잘 풀었다. 긍정적 기분은 문제를 풀기 전 단계에서 분석력과 통찰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뇌를 자극했다. 이는 기분이 좋을 때 사고의 유연성이 증가하고, 주의의 전반적인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감정적으로 불안하거나 부정적일 때는 의사결정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긍정적 정서가 증가함에 따라 통찰력이 증가하지만, 화가 나거나 불안한 상태에서는 통찰력이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출처 Subramaniam et al. (2008)
[참고문헌]
- 대니얼 카너먼(2012). 생각에 관한 생각. 김영사
- 하기와라 잇페이(2016). 성공 비즈니스, 이제는 뇌과학이다. 올댓북스
- Srinivasan S. Pillay(2012). 과학적인 리더십. 시그마프레스
- Subramaniam, K., et al.(2008). A brain mechanism for facilitation of insight by positive affect.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1(3): p. 415-32



필자 양은우

필자 약력
- 고려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일리노이주립대(UIUC) 경영학 석사
- 한국능률협회 전임교수
- 저서 <관찰의 기술>,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워킹 브레인>

인터비즈 콘텐츠팀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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