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급변하는 기업 조직, 선진 기업들의 애자일(Agile) HR 전략들

급변하는 기업 조직, 선진 기업들의 애자일(Agile) HR 전략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민첩성을 뜻하는 애자일(Agile)은 더 이상 IT업계에서만 통용되는 용어가 아닙니다. 애자일은 제품 개발, 제조, 마케팅 등 다른 분야와 조직으로 퍼져갔고, 이제는 기업이 인재를 채용, 개발, 관리하는 방식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인적자원(HR)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피터 카펠리 美 와튼스쿨 교수가 HBR에 기고한 '선진 기업들의 애자일 HR 전략'들을 소개 합니다.  



급변하는 인적자원(HR) 분야


인적자원(HR) 분야에 변화가 오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조업이 산업의 지형을 장악했을 때, 인사 관리의 중심에는 계획이 있었다. 기업은 종신 직원을 뽑아서, 이들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순환근무를 시키고, 리더가 될 인재를 뽑아 몇 년 앞서 준비시키고, 승진과 급여 체계를 직접 연동시켰다. 핵심은 관료주의였다. 기업은 5개년 계획, 때로는 15개년 계획을 세우고, 인재 관리가 규칙에 따라 내부적으로 일관성 있게 실행되기를 바랐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방법이었다. 핵심 사업부터 관리 기능까지 기업의 목표 설정, 예산 설계, 운영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졌다. HR은 이런 관행을 그대로 반영하고 지원했다.
 
1990년대 이르러 비즈니스 예측성이 점차 약화되고 새로운 기술을 재빨리 습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기존의 인재관리 방법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폐기되지는 않았다.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에서 수많은 인재를 육성하고 승진시키는 대신 외부에서 경력직 사원을 채용했다. 직위 수를 줄이고 등급 내 보상 범위를 확대한 ‘브로드밴드’ 보상 체계를 도입해, 업무를 통해 성장하고 성과를 올린 직원들에게 관리자가 줄 수 있는 보상 범위를 더 넓혔다. 그래도 아직은 전통적인 인재관리 모델이 대세였다. 다른 기능조직처럼 HR도 여전히 장기적인 계획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심지어 경제 상황과 비즈니스 환경이 변해서 계획이 무의미해진 경우에도 인력과 승계 계획은 계속됐다. 다들 불만스러워 하는 연례 업무평가도 이어졌다. 
지금 우리는 더 광범위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왜 하필 지금일까? 빠른 혁신이 대다수 기업에 단순히 부분적인 요소가 아니라 필수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특히 주목하고,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법을 배웠다. 따라서 기존의 '하향식 계획 모델'은 단기간 적응하는 데 더 적합한 민첩하고 사용자 주도적인 방법들, 즉 신속한 시제품화, 반복적인 피드백, 팀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과제 중심적 ‘스프린트’[1]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1] 짧고 집중적인 개발과 테스트 주기
 
전통적인 HR 시스템을 고수해야 할 비즈니스적 근거가 사라지고 애자일 플레이북을 구해 모방하는 일이 쉬워지면서, 인사 관리도 마침내 고대하던 쇄신을 하게 됐다. 이 기사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어떻게 인재관리 관행을 바꾸고 있는지, HR을 애자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에 봉착하는지 기업들은 HR의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인재관리 관행을 재설계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인사 평가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면서, 각 프로젝트의 결과와 완료 일정을 1년 이상 미리 계획하는 쓸모 없는 일을 중단했다. 많은 기업의 HR 부서가 연례 인사고과를 없애고, ‘폭포’가 흘러 내리듯 해마다 회사 전체의 목표와 사업부별 목표를 직원 개인의 목표에 반영하는 일을 폐기했다. 직원마다 리더와 일정이 다 다른 팀 중심의 여러 단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상사 한 명이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일은 그리 이치에 맞지 않았다. 더 자주,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성과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글로벌 리서치 및 자문회사 CEB의 초창기 설문조사를 보면, 회사가 연례평가를 없애자 직원들이 실제로 받는 피드백과 지원이 줄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많은 기업이 연례평가 제도를 없애면서 이를 대체할 방법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관리자들은 새로운 피드백 모델을 도입해야 할 시급성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우선 사항에 관심을 돌렸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평가를 중단한 조치는 당연히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호되게 교훈을 얻은 많은 기업들이 수시 성과평가로 전환했고, 대개 프로젝트별로 평가를 실시했다. 이런 변화는 소매유통(갭), 대형제약(화이자), 보험(시그나), 투자(오펜하이머펀드), 소비재(P&G), 회계(4대 글로벌 회계법인) 등 여러 업계로 퍼져 나갔다. 특히 GE의 여러 사업부와 IBM이 가장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전반적으로 기업들은 각 팀이 민첩성을 강화하고, 업무 과정에서 실수를 바로잡고, 실적을 올리고, 반복을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1년 내내 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사용자 중심의 일환으로, 관리자와 직원이 모두 신규 프로세스의 계획, 테스트, 개선 과정에 참여한다. 

▷존슨앤드존슨
예컨대 존슨앤드존슨은 부하직원, 동료, 상사가 실시간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새로운 지속적 피드백 프로세스를 각 사업부가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 신규 프로세스는 존슨앤드존슨이 사건 위주의 ‘5가지 대화’ 프레임워크를 지속적인 소통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였다(기존의 5가지 대화 프레임워크는 목표 설정, 경력개발 면담, 중간 성과평가, 연말 인사고과, 보상평가에 중점을 뒀다). 신규 프로세스 테스트에 참여한 사업부가 할 일은 프로세스가 얼마나 잘 작동했는지, 오류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었다. 실험은 3개월 동안 진행됐다. 처음에는 관리자의 20%만이 실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과거 연례 업무 평가에서 비롯된 관성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존슨앤드존슨은 관리자들에게 피드백의 좋은 예시를 보여주는 훈련을 실시하고, 각 팀에 역할 모델로 삼을 만한 ‘변화 챔피언’을 지정했다. 3개월이 다 될 무렵, 파일럿 그룹의 관리자 46%가3000건의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테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리제네론
급성장하고 있는 생명공학 기업 리제네론의 인사고과 시스템 쇄신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미셸 웨이츠먼-가르시아 리제네론 인력개발 팀장은 신약을 개발하는 과학자, 제품 공급 담당자, 현장 영업직원, 경영 기능조직 사원의 실적을 같은 주기나 방법으로 측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집단마다 서로 다른 피드백이 필요하고, 심지어 업무 일정도 제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제네론은 다양한 집단의 니즈에 맞는 4가지 인사고과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연구실 과학자와 박사후 과정 연구원은 평가 지표를 상당히 중시하고 역량 평가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들은 1년에 두 번 관리자를 만나 역량을 평가받고, 단계별 성과 목표를 검토한다. 고객 대면 업무를 담당하는 집단은 평가 항목에 고객과 고객의 피드백이 포함돼 있다. 4가지 별도의 프로세스를 관리하면 업무가 복잡해지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피드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확실히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웨이츠먼-가르시아는 HR의 업무가 가중돼 발생하는 손실보다 전체 조직이 얻는 이점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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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Coaching)

애자일 인재관리 방법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관리자의 코칭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투자한다.

▷시그나

시그나의 관리자들은 바쁜 관리자를 위해 고안된 ‘코칭’ 훈련을 거친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짬 나는 대로 90분짜리 동영상을 본다.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법에서 말하는 ‘학습 스프린트’와 비슷한 수업에도 참여한다. 수업은 짧게 진행되고, 참여자들이 새로 배운 기술을 반영해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동료 간 피드백은 시그나의 관리자 훈련 프로그램에도 포함돼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동료 직원들이 학습 코호트를 조직해서 아이디어와 전략을 공유한다. 코호트 구성원들은 회사가 원하는 관리자와 직원들 간의 바람직한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지만,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실수를 이야기할 수 있다.
 
▷디지털오션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디지털오션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집중했다. 디지털오션은 전문 코치를 업무 현장에 항상 배치해서, 모든 관리자가 부하직원에게 더 좋은 피드백을 주고, 나아가 조직의 코칭 역량을 발전시키도록 했다. 좋은 코칭을 경험한 사람이 더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모든 사람이 훌륭한 코치가 될 수는 없다. 코칭보다 코딩을 선호하는 직원은 기술직 커리어 경로를 따라 진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리직이라면 코칭 기술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P&G
P&G도 관리자의 코칭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관리자를 위한 훈련과 개발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고, 조직에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P&G는 성과 평가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평가와 성과 향상 면담을 분리하고, 조정 회의(주관적이고 정치적인 순위 매기기를 수반하는 관리자들 사이의 임의적인 흥정)를 없애서 많은 시간을 직원을 육성하는 데 할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직원을 평가하는 대신 일상 업무에서 직원들에게 코칭을 제공하도록 관리자의 행동을 바꾸는 일이, P&G처럼 기존 문화가 굳게 자리잡은 기업에서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서 P&G는 관리자들에게 직원의 우선순위와 목표를 설정하는 법,기여도에 관해 피드백을 주는 법, 직원들의 희망 진로와 비즈니스 니즈, 학습과 개발 계획을 일치시키는 법 등을 교육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 
직원들이 역량을 구축하고 관리자와 돈독한 관계를 쌓으면 업무 참여도가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회사를 혁신하고 민첩성을 더 높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였다. 회사 전반의 문화가 바뀌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코칭 부문을 개선한 효과는 모든 직급에서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팀(Team)

과거 HR은 개인의 목표, 성과, 니즈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기업이 프로젝트별로 업무를 짜고,경영 시스템과 인재관리 시스템이 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각 그룹은 자기 목표와 업무를 스크럼 방식으로 생성, 실행, 수정한다. 즉 팀 단위로 매순간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마다 재빠르게 적응한다(애자일 용어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스크럼’은, 럭비 선수들이 시합을 재개하기 위해 서로 밀착해 있는 모습을 뜻하는 단어다). 또 자기 그룹의 업무 진척도를 추적하고, 장애 요소를 파악하고, 리더를 평가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다각도의 피드백
애자일 환경에서 동료 피드백은, 업무를 중도 수정하고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각 팀원의 기여도를 동료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동료 피드백이 공식적인 프로세스로 제공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관리자가 아닌 직원에게 직접 전달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이 건설적인 피드백을 계속 주고받고, 경쟁이 극심한 회사에서 일어나곤 하는 동료 깎아내리기를 막을 수 있다.

▷IBM 
하지만 동료 피드백을 성과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임원들도 있다. IBM의 인사를 진두지휘하는 다이앤 거슨은 “직원들이 수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의 집합이라는 어떤 네트워크의 맥락 속에서 관리자와 직원의 관계는 변한다”라고 말한다. 애자일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IBM 관리자들은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한다.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면 이런 의견들은 팀의 일일 스탠드업 미팅[2]에서 공유되고, 특정한 애플리케이션에 기록된다. 직원들은 동료에게 보내는 피드백에 관리자와 다른 사람들을 포함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동료에 관한 피드백을 관리자에게 보내면 팀 전체에 공유되기 때문에, 무자비한 피드백을 날릴 위험이 줄어든다. 동료를 깎아내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반드시 드러나는 구조다.
[2] 회의 시간이 필요 이상 길어지는 것을 막고, 회의 참여자들이 요점만 이야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서서 진행하는 짧은 회의.
 
▷마이터 코퍼레이션
애자일 조직은 직원들이 팀 리더와 관리자에게 보내는 ‘상향’ 피드백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마이터 코퍼레이션 산하 비영리연구소들은 상향 피드백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집중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관리자와 논의하기 바라는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비공개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포커스 그룹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HR은 수집한 데이터 가운데 관리자가 직속 부하직원과 대화할 때 활용할 만한 데이터를 추려 관리자들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익명이 보장되고 역량을 개발하는 목적으로만 쓰는데도 상향 피드백을 망설였다.

마이터 코퍼레이션은 관리자가 직원들의 피드백을 원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직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말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알게 됐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은 당연히 자신의 리더가 피드백을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할지 걱정할 수밖에 없다. 다른 직원 설문조사와 마찬가지로 상향 피드백을 기껏 받아 놓고 실제로 반영하지 않으면, 어렵게 형성된 직원과 관리자의 신뢰관계가 손상되면서 직원들의 참여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마이터 코퍼레이션이 새로운 성과평가와 피드백 프로세스를 처음 시행했을 때, CEO는 연구소들이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수정된 상향 피드백 시스템은 올해 시행될 예정이다.
 
팀 구성원들이 피드백을 주고받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엄청난 양의 피드백을 관리하기 위해 기술력을 빌린다.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면 관리자, 동료직원, 고객이 서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즉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평가 시기가 다가오면 관리자가 모든 피드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은 직원과 관리자가 목표 대비 업무 진척도를 점수로 평가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슬랙 같은 프로젝트 관리 플랫폼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분석해, 관리자들이 협업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시스코
시스코는 직원들이 생각하는 동료의 성과에 관한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매주 수집하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을 활용한다. 이런 툴은 관리자가 개인별 성과와 팀별 성과를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볼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이런 애플리케이션은 공식적인 성과 기록을 제공하지 않고,직원들은 다운로드 할 수 있는 파일에 기록이 남는 것을 피하려고 관리자와 직접 만나 논의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업은 실제 성과뿐만 아니라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는 데도 보상을 하기 때문에,문제를 숨기는 것이 직원들에게 늘 유리한 일만은 아니다.
 
일선의 의사결정 권한
팀 중심으로 바꾸면 의사결정 방식도 달라진다. 기업은 일선 직원들이 더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능력을 함양하고 의사결정권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행동 변화가 이뤄지려면 직원들의 행동이 바뀔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BMO)
뱅크 오브 몬트리올(BMO)은 신규 고객 서비스를 설계하기 위해 애자일 팀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고위경영진은 통제권을 기꺼이 내놓을 준비가 안 돼 있었고, 직원들은 권한을 사용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BMO는 실무팀마다 애자일 코치를 투입했다. 코치들은 고위임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회고’활동에 참여시켰다. 회고 활동은 매번 반복되는 주기가 끝날 때마다 해당 주기를 돌아보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말한다. 애자일 방식의 ‘사후 검토’라고 할 수 있는데,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고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성공하고 실패했는지, 실패의 근원은 무엇인지 재빨리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BMO 고위경영진은 회고 활동의 가치를 즉시 알아봤다. 덕분에 고위경영진은 애자일 방법론을 대체로 받아들였고, 의사결정권을 선선히 내줄 수 있었다.
복잡한 팀 역학 관계
마지막으로 관리자의 역할이 단순한 직원 관리에서 생산적이고 건전한 팀 역학관계를 구축하는 훨씬 더 복잡한 일로 바뀌면서, 기업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다. 

▷시스코

시스코의 특별 부서 팀 인텔리전스는 바로 이 부분을 지원한다. 팀 인텔리전스는 시스코에서 가장 성과가 높은 팀을 파악해 운영방식을 분석하고, 다른 팀들이 그 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시스코는 팀 프로젝트, 니즈,성과에 관한 데이터를 추적하는 ‘팀 스페이스’라는 전사적인 플랫폼을 활용해, 회사 전체와 각 사업부 산하 팀들의 업무를 측정하고 개선한다.
 


보상

보상 체계도 바뀌고 있다. 

▷메이시스
메이시스 같은 소매유통기업이 보여준 간단한 애자일 변형 방식은, 회사에 기여한 직원에게 보상할 때 연말 급여 인상에만 기댈 게 아니라 그때그때 스폿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이다.여러 연구와 실제 사례를 보면, 바람직한 행동을 한 뒤 최대한 빨리 보상이 주어져야만 동기 부여 수단으로 가장 잘 작동할 수 있다. 즉각적인 보상은 강력한 방식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강화한다. 해마다 성과에 기초해 임금을 인상하는 방법은 시간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효과가 덜하다.

▷파타고니아
미국 아웃도어 의류 업체 파타고니아는 사실상 사내 지식노동자의 연례 임금 인상 제도를 없앴다. 그 대신 시장의 시세 변동률을 조사해서, 그에 따라 업무별 임금을 훨씬 더 자주 조정한다. 더 까다로운 프로젝트를 맡거나, 다른 식으로 일을 더 많이 하는 직원도 임금이 오를 수 있다. 파타고니아는 회사에 기여한 상위 1%직원을 위해 예산을 마련했고, 관리자는 팀에 대한 기여를 포함해 보상받을 만하다 싶은 직원들의 모든 활동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다.

보상은 학습, 지식 공유 등 애자일 가치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런웨이
스타트업계를 예로 들면, 온라인 의류 대여업체 렌트 더 런웨이는 별도로 지급하던 보너스를 없애고, 그 돈을 기본급에 편입시켰다. 회사의 CEO제니퍼 하이먼은 보너스 프로그램이 솔직한 동료 피드백에 방해가 됐다고 말한다. 자신의 건설적인 비판이 동료가 보너스를 받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서로 비판을 자제했다는 것이다.하이먼은 새로운 시스템이 “피드백과 보상을 분리해서” 이 문제를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오션

디지털오션은 공정하게 직원을 대하고, 협업 문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보상 시스템을 재설계했다. 지금은 외부 노동시장, 직무와 성과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1년에 두 번 임금을 조정한다. 더 중요하게는 동일 노동에 대한 임금 격차를 줄였다. MS와 아마존이 보여줬듯이, 극도로 경쟁적인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통감한 디지털오션은 일부러 내부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 

개인별 맞춤 보상을 실행하기 위해 회사는 직원들이 자기 역할 안에서 어떤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어떤 부분을 더 개발해야 하는지 매핑한다. 직원 개개인이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데이터는 임금을 논의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다. 직원이 직접 임금 인상을 협상하는 일은 강력하게 금지된다. 오직 상위 1%의 성과에 대해서만 금전적 보상이 주어진다. 그 외 다른 성과급 프로세스는 없다. 

모든 직원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데, 개인의 기여도보다는 회사의 실적에 근거를 둔다. 또 디지털오션은 협업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기 위해, CEO의 추천도서로 채워진 킨들 e북 리더기처럼 비금전적이고 의미 있는 선물을 제공하는 등 보상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디지털오션은 어떻게 금전적 보상을 후하게 치르지 않고 직원들의 업무 동기를 자극할 수 있을까? HR본부장 매트 호프먼은, 디지털오션이 목적 의식과 창의력을 고취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효과가 있는 듯 보인다. 기업문화 조사업체 컬처앰프가 가장 최근에 실시한 직원 참여도 관련 조사를 보면, 디지털오션은 보상에 대한 직원 만족도 면에서 업계 기준보다 17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채용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호전되면서 구인과 채용은 더 긴급 사안으로, 더 신속하게 이뤄졌다. 

▷GE

GE가 신설한 디지털 사업부는, 2015년 사업의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몇 가지 흥미로운 채용 실험을 솔선했다. 이를테면 회사의 모든 채용 요청을 처리할 교차 기능팀을 구성한다. 조직의 빈자리를 한시바삐 적임자로 채우기 바라는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헤드 카운트 매니저’가 선정된다. 현재 직원을 충원해야 하는 조직의 채용 관리자들이 교차 기능팀에서 비정기적으로 순환근무를 하고, 스크럼 마스터 한 명이 이 프로세스를 감독한다.

일을 계속 진행시키기 위해 교차 기능팀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채용건에 초점을 맞춘다. 바람직한 후보자의 요건을 논의하고 있는 채용건은 아직 착수하지 않는다. 교차 기능팀은 각 채용 건의 순위를 매기고,최우선순위의 채용을 완료하는 데 집중한다. 여러 건의 채용을 동시에 진행해서, 다른 역할에 더 적합해 보이는 후보자 정보를 팀원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교차 기능팀은 결원을 충원하는 데 걸리는 사이클 타임을 계속 추적하고, 진행이 더딘 부분과 중단된 프로세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칸반 보드를 활용해 모든 채용 요청을 모니터링한다. IBM도 지금 이와 비슷한 채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애자일 업무 환경에 적합한 후보자를 탐색하고 추적하기 위해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GM, IBM, 시스코는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회사 어센디파이와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IT 인재 채용업체 해커랭크도 같은 목적의 온라인 툴을 제공한다.
 


학습과 개발


회사에 신기술을 더 빨리 도입하려면 채용과 마찬가지로 학습과 개발 방식도 바꿔야 했다.대다수 기업이 이미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 모듈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니즈가 뚜렷한 직원에게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생에게 도서관 열쇠를 쥐여주고 배워야 할 내용을 알아서 찾아 익히라는 뜻과 같다. 새로운 방식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한 업무와 승진에 필요한 기술을 파악한 뒤, 개별 직원의 경력과 흥미를 고려해서 받아야 할 훈련과 적당한 향후 업무를 제안해 준다.
 
▷IBM
IBM은 직원들의 과거와 현재 업무, 예상되는 커리어 방향, 이수한 훈련 프로그램 등 개인 프로필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이런 조언을 제공한다. 애자일 환경을 위한 특별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를테면 건설적인 비판 제공하기 같은 유용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일련의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학습과 개발에는 장기적 하향식 사고방식의 전형, 승계 계획이 포함돼 있다. 보통은 승계 일정에 맞춰 특정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가장 중요한 리더십 직책을 이어받을 인재를 몇 년 앞서 선정한다. 그러나 세상사는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돌아가곤 한다. 기업은 고위경영진 자리에 막상 결원이 생기면, 그 직책에 걸맞은 요건이 이미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게 된다. 가장 흔한 해결책은 계획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적임자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조직이 계속해서 장기 승계 계획을 따른다. 전체 대기업의 절반 정도가 최고위직의 후계자 육성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펩시
펩시는 계획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이런 모델과 약간 거리를 둔다. 대부분의 기업이 잠재적 후계자 육성 현황을1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는 반면, 펩시는 분기별로 간단하게 업데이트하고 후계자들이 새 직책을 맡을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최대한 임명을 미룬다.
해결되지 않은 과제

물론 모든 조직이나 그룹이 빠른 혁신을 맹렬하게 추진하지는 않는다. 회계사, 핵발전소 제어실 기사, 외과 전문의처럼 주로 규칙에 근거해야 하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애자일 인재관리 방법이 그다지 이치에 안 맞을 수 있다.
 
애자일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도 기업의, 특히 HR의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한 조직이 계획에 기반한‘폭포식’ 모델, 즉 유연하고 조정 가능하기보다는 순차적인 모델에서 탈피하려면 기존의 수많은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 그중 어떤 프로세스는 정보 시스템, 직책 등의 일부로 단단히 뿌리 박혀 있다. 이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 IT로의 전환은, 애플리케이션에 기초한 툴을 더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해줬다.그러나 인사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전통적인 채용 방법, 온보딩 방법, 프로그램 조율 방법 등 수많은 HR관련 과업이 앞으로는 이 분야의 전문지식과 함께 쓸모없어질 것이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과업이 생겨나고 있다. 관리자의 역할을 평가에서 코칭으로 바꾸는 일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또 관리자의 지위와 공식적인 권위를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도전과제다. 경영진의 초점을 개인에서 팀으로 옮기는 일은 그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일 수 있다. 개인에게 코칭을 제공하는 방법이 아직 서툰 이들에게 팀의 역학 관계는 블랙박스처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짜 관건은 관리자가 이 모든 일을 떠안고 그 가치를 이해하도록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지다.
 
HR은 새로운 기술도 배워야 한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과 데이터를 생성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IT 지원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하고, 팀과 실무 감독에 대한 지식도 더 쌓아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HR은, HR이 지원해온 일선 조직들만큼 많이 변화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영 차원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HR이 과거의 관행을 고집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8년 3-4월호
필자 피터 카펠리, 애나 타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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