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옳게 된 리더는 지시 전에 \

옳게 된 리더는 지시 전에 '질문'하고 권한을 '위임' 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아이들은 뭐든 혼자 해보고 싶어한다. 맘 급한 부모는 속이 터지지만, 아이는 제대로 못하면서도 스스로 신발을 신고 옷을 입어보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고 어떤 조직에 들어가 일개 구성원이 되고 나면, 이런 본성은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시키는 일이나 하자’는 생각이 점차 습관이 된다. 이에 따라 조직의 활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진다.

리더는 조직원들의 성장 지향적 인간 본성을 일깨워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다. 세계적 리더십 전문가 수전 파울러 켄블랜차트컴퍼니 파트너는 해결책으로 ‘ARC’를 제시한다. 그는 자율성(Autonomy), 관계성(Relatedness), 유능감(Competence)이 충족됐을 때 인간 활동이 극대화된다고 말한다. 이 원리를 조직 운영으로 끌어와 활용하면 리더가 간섭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찾아보자.



Autonomy(자율성)...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라

스스로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자율성' 부여다. 조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 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왜, 어릴 적 공부 하려고 책을 펴는데 뒤에서 어머니의 "공부 안 하니?" 한 마디가 들리는 순간 책을 덮고 싶어지지 않았던가?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고 조직원에게 자율성을 갖게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지시하기 전에 '질문'부터 하라
리더는 '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래서 급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종종 함정에 빠진다. 부하 직원이 모르는 것에 반드시 답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 ‘갓 콤플렉스(God Complex)'다. 그런데 어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호기심은 질문을 할 때 최고조에 올랐다가 누군가 알려주는 답을 듣는 순간 급격하게 가라앉는다고 한다. 질문하는 사람의 의욕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답을 주려는 '급한' 마음을 참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똑똑한 리더일수록 부하직원이 고민할 때마다 답을 바로바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직원들의 자유의지를 꺾어, 자기 업무에 책임감을 잃게 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질문'부터 해야 한다. 
당신은 신이 아니다. 모든 질문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사진은 인도 신화의 지혜와 행운의 신 가네샤. 가네샤는 '군중의 지배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상사가 질문하면 구성원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일까. 먼저, 질문을 받은 구성원은 상사가 자기 의견에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생각해?”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는 질문만으로 구성원들은 존중을 느낀다. 구성원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는 상사와 일하는 구성원들이 보다 주도적으로 일할 것은 당연하다. 또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내가 결정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구성원 스스로 일에 책임감을 갖게 한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때때로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방향이 도출되기도 한다. 상사의 과거 성공 경험도 완벽하진 않고, 구성원의 설익은 아이디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 질문은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융합해 더 큰 결론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
② 구성원 각자에게 적절한 권한을 위임하라
사람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있을 때, 남 일이 아닌 내 일을 한다고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권한 위임을 꺼린다.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줘도 소극적이다"는 얘기부터 "맡겨뒀다 결과가 잘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같은 걱정까지 핑계가 다양하다. 

하지만 권한 위임을 '제대로'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다. 권한을 위임할 땐 일의 시급성과 중요도를 고려해야 한다.
출처 DBR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버려야 할 일이다. 반면 시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은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다만, 그 전에 부하직원을 어느 정도 훈련시켜 상사의 생각에 맞춰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요하고 급한 일을 위임해서는 안된다. 이럴 때 부하 직원들은 상사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책임 회피를 위해 부서원에게 떠넘긴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즉, 올바른 권한 위임 방법의 핵심은 중요하지는 않지만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파악해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스스로 답을 찾으면서 일을 하도록 할 수 있다.



Relatedness(관계성)... 구성원간, 직원과 조직간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① 일을 시키는 '기준'을 설정하고, '왜' 지금 이 일을 해야 하는 지 설명하라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개개인의 업무가 조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밝혀주는 일이다. "네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러이러해서 조직 차원에서 아주 가치가 있는 일이야"라고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을 시킬 때는 일을 시키는 '기준'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3가지가 있다.
올바른 리더십은 일을 시키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시장 기준’이다. 시장, 즉 다른 구성원의 사례를 함께 제시하며 일을 줘야 한다. 시장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부하 직원들이 ‘나만 엄청나게 어려운 목표를 잡았다’는 불평을 갖게 된다. 다른 구성원들은 얼마나 어려운 목표치를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구성원들은 어느 정도의 목표 상승이 있었는지’, ‘경쟁사 현황은 어떤지’ 등을 충분히 이야기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과거 기준’이다. ‘전년도 업무 현황’이나 ‘3년간 평균 실적 추이’ 등을 말한다. 과거 기준을 통해 구성원은 리더가 제시한 목표가 ‘그냥’ 떨어진 숫자가 아닌 나름의 근거를 통해 나온 수치임을 이해하게 된다. 비록 마음 깊은 곳에서 공감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리더에 대해 ‘내가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정도는 알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라도 들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는 ‘공시 기준’이다. ‘CEO 메시지’ ‘회사의 전략적 방향’ 등이 해당된다. 부서원이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 즉 미션이다. 대부분 리더들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얘기가 빠지면 부서원은 오해를 한다는 사실이다. ‘팀장 개인 욕심 챙기려고 괜히 과한 목표 주는 거 아닌가’라고.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전략과 같은 공시 기준을 꼭 이야기해야 한다. 이랬을 때 내가 하는 일이 ‘조직 전체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누군가는 일을 시키는 게 쉽다고 말한다. 한번만 생각하면 그렇다. 나의 일을 누군가에게 던져버리면 되니까. 하지만 한번만 더 생각하면 세상에 이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일을 받는 누군가가 내가 '원하는 만큼' 결과를 만들어오게 하려면 직접 일을 하는 것 이상의 고민이 필요하다.
② 일은 사람이 한다. 직원간의 친분도 '의도적으로' 형성하라
우리는 일을 하러 회사에 간다. 그래서 일만 생각하지만, 일을 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나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조직에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구성원 간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직원들끼리 친구를 만들어주라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불편한 사이는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이다. 
구성원 사이 불편한 '오해'가 생겼을 때, 이를 풀어줄 수 있는 것은 함께한 추억일 터다. 07~10시즌까지 프로야구 SK와이번스에서 감독과 수석 코치로 함께 했던 김성근(좌) 전 감독과 이만수(우) 전 감독 / 출처: 스포츠동아
구성원들이 ‘함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의도적 장치를 만들어줘야 한다. 디지털마케팅 대행사 '이노레드' 사례를 보자. 이노레드는 창업 초기부터 ‘아침 사진 촬영’이라는 의식을 실시해왔다고 한다. 매일매일을 특별한 날처럼 인식시키려는 의도다. 영화 기대작이 개봉을 하면 금요일 아침에 영화관으로 출근을 하는 ‘시네마 데이’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그냥’ 떠나는 게릴라 소풍, 금요일은 점심시간 두 시간을 주는 ‘프런치 데이’ 등 직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한다. 

직원들끼리의 ‘추억’ 공유는 중요하다. 일을 하다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이해 관계로만 얽히면 갈등이 안 생길 수 없다. 그럴 때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며 나눴던 이야기,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면 상대에 대한 나쁜 감정이 조금은 억눌러지지 않을까? 좋은 기억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재미를 위한 의도적인 노력, 우리 조직은 어떤 시도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Competence(유능감)... 직원 유형에 맞는 피드백을 제공하라

많은 리더들이 갖고 있는 착각이 있다. '모두에게 통하는 리더십'이 있다고 믿는 것. 하지만 의사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처방을 내리듯, 리더 역시 구성원의 유형에 맞는 피드백을 줘야 한다. 상황에 맞는 리더십이 발휘됐을 때 비로소 직원의 유능감을 높일 수 있다.
출처 DBR
업무에 대한 의욕과 업무 역량을 기준으로 직원 유형을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의욕과 역량이 모두 부족한 직원. 이런 직원에게 ‘자율’은 사치다. 꼼꼼한 지시와 주기적 점검이 답이다. 지시할 때도 왜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완성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의욕은 넘치는데 역량이 부족한 직원도 있다. 이 때는 정확한 관찰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워줘야 한다. 경영학에서 역량은 흔히 KSA(Knowledge, Skill, Attitude)로 요약한다. 업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Knowledge)이 부족한지, 일을 능숙하게 하기 위한 스킬(Skill)이 필요한지, 일을 풀어가는 태도(Attitude)에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해 적절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해당 역량이 채워지면 넘치는 의욕과 시너지를 내 ‘큰 일’을 해내는 직원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역량은 충분하나 업무 의욕이 떨어지는 직원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스스로 ‘잘났다’는 걸 안다. 그래서 공개적인 비판적 피드백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가능하면 1대1 상황에서 그의 고민 사항이 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들어주는 게 좋다. 일 외적인 영역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찾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우수한 업무 스킬을 남에게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업무 역량이 부족한 직원의 멘토 역할을 맡기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마지막은 왠만한 일은 그냥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욕과 역량 모두 우수한 직원이다. 이들의 유능감을 높이려면 조금 고차원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먼저 행동의 결과가 아닌 ‘과정’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아닌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이 좋다. 그래야 결과 달성만 바라보다 과정의 적절성을 놓치는 일이 없다. ‘영향력’을 언급해 주는 것도 좋다. 인간은 자기 행동이 조직 혹은 다른 구성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될 때 유사한 행동을 또 하기 마련이다.



일을 할 때 조직원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들이 하는 일이 모두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일깨워주며, 임무를 완수한 이에게 따뜻한 인정의 말을 건네 유능감을 높여주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하나의 시도가 어쩌면 당신 조직 전체에 스스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95호
필자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 연구원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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