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트렌드키움증권, \

키움증권, '키움 히어로즈' 발판삼아 제3인터넷銀 재도전 꿈 키울 수 있을까?

6일,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이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500억 원 규모에 서울 히어로즈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2008년 우리담배, 2009년 넥센타이어에 이은 3번째 스폰서 기업이 되었으며, 서울 히어로즈는 내년 KBO리그에 '넥센 히어로즈'가 아닌 '키움 히어로즈'로 참가하게 된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스포츠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 온 업체이지만, 총액 규모 5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스폰서십은 시장의 관측과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이러한 과감한 스포츠 마케팅 행보를 최근 문재인 정부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기조와 연결 지어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으나 한차례 고배를 맛봤던 키움증권이 인지도를 높여 내년 예비인가 심사에 재도전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1년간의 성과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 또한 만만찮다. 



키움증권, '키움 히어로즈'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일단은 대체로 '키움'과 '히어로즈'가 여러모로 잘 맞는 조합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키움증권에서 제공하는 HTS(Home Trading System, 홈트레이딩시스템) 이름부터가 '영웅문'으로 구단명인 '히어로즈'와 유사하다. '키움'이라는 상호조차도 선수 육성으로 유명한 서울 히어로즈의 구단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2006년 증권업계 최초로 야구장 외야 펜스를 시작했으며 2010년 인천 문학구장과 2015년 창원 마산 구장에서 전광판 광고를, 잠실·고척·광주·대구·사직 등 5곳에서 펜스 광고도 진행 중이기에 야구팬들에게 꽤 익숙한 기업이기도 하다.
2008년 사용된 우리 히어로즈 로고 (왼쪽) /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사용된 넥센 히어로즈 로고 (가운데) / 키움증권 로고 (오른쪽)
그렇다고 하더라도 삼성, SK, 기아, 롯데 등 대기업 스폰서가 즐비한 프로야구 시장에 비교적 규모가 작은 증권사의 등장은 다소 생소하다. 이는 다른 구단과는 달리 서울 히어로즈가 KBO에서 유일하게 구단 이름을 판매하는 '네이밍 스폰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간 운영비로 약 300억 원 정도를 지출하는 타 구단에 비해 저렴한 5년간 500억 원 규모에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비교적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상당히 과감한 투자 결정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광고선전비는 2015년 53억 원, 2016년 60억 원, 2017년 100억 원으로 지난 3년간 거의 2배 가깝게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전반기에도 56억 원을 집행하며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금 집행하고 있는 금액만큼의 마케팅 비용을 단순히 홍보라는 명목으로 추가 지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키움증권의 이런 과감한 행보가 내년 상반기에 있을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염두에 둔 것이며, 그전까지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던 2015년 한차례 실패를 맛본 전력이 있다. 그러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키움증권의 재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9월, 은행에 대한 산업자본의 의결권을 주식 4%로 제한하는 규제를 34%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되자 키움증권은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은행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키움증권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있다. 과거 '아이뱅크'라는 이름으로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나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인가에 실패한 인터파크가 대표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은 오프라인 매장 없이 모든 은행 업무를 온라인,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데 있다. 인터파크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2000만 명 이상의 고객과 그간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역시 300만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서비스 해온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번 특례법에서 자산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대상 기업집단도 ICT를 주력으로 한다면, 즉 ICT 사업 비중이 전체의 50% 이상인 기업이라면 자산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도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되자 네이버, 미래에셋 등 몇몇 IT기업과 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된다면 내년 4~5월쯤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무작정 수 늘리기보다는 혁신 본질에 집중해야

그러나 2017년 4월과 7월 각각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1년을 넘긴 시점에서 기대했던 만큼 뚜렷한 혁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760만 명 고객, 예금 11조 원, 대출액 9조 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긴 했으나 아직 전체 시장의 0.5% 정도 규모에 그쳐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2~3%에 비해 부족하다. 물론 아직 역사가 짧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보다는 일반적인 은행 업무와 중복되는 콘셉트로 오히려 기존 은행들의 비용 절감 노력과 혁신에 추격 당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은 사실이다.
출처 동아일보
가장 중요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직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절감한 비용을 이자와 대출 금리에 반영해 기존 은행에 비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10월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신용 3, 4등급 기준)는 연 4.34%, 케이뱅크는 5.47%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신한, 우리, KB국민 은행의 금리는 4.19%, 4.43%, 4.49%로 오히려 저렴하거나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을 견제하려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하했으나,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상황이 좋지는 않다.

이는 본래 중금리 신용대출에서 주수입을 올리겠다는 초기 전략이 실패하면서 더욱 도드라지고 있는 문제다. 중금리 신용대출의 경우 고금리 대출과는 달리 기본적으로 신용점수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인 만큼 어느 정도 신용 관리가 되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일반 은행의 고신용 저금리 상품의 고객 군과도 겹치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편리성으로 기존 대출 상품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건 아직 고객들이 기존 은행의 서비스를 포기할 만큼의 매력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오히려 해외 사이트 통한 부정 사용 사례가 다수 보고되는 등 금융업에서 중요한 보안체계도 기존 은행에 비해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인증을 해 입출금과 이체를 할 수 있는 ‘손바닥 뱅킹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처 동아DB)
결국 기술혁신에 의한 개인화 서비스, 타서비스와의 자유로운 연계 등 인터넷전문은행 본래 취지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제안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몇 개의 회사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뛰어들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오히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기에 후발주자들은 더욱 높은 수준의 경쟁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신용 정보 조회 기능 등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고 케이뱅크가 조만간 5000억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존재가 금융권에 제대로 된 '메기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인터비즈 오종택, 임현석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