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연남동을 휩쓴 민트 바람..제주를 담은 맥주, 그 이미지의 힘

연남동을 휩쓴 민트 바람..제주를 담은 맥주, 그 이미지의 힘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지난 6월1일,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연트럴파크(연남동 경의선숲길의 별칭)에 생긴 제주맥주 팝업스토어의 이름이다. 6월1일부터 6월24일까지 3주간 운영된 팝업스토어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3주 남짓한 행사 기간에 약 5만5000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하루 평균 방문객 수도 2000명을 넘었다. 국내 주류업계가 진행한 팝업 사상 최장기간, 최다 인원 방문 기록을 세웠다. 팝업스토어에서만 하루에 1000잔의 제주위트에일이 팔렸다. 주말에는 2000잔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 팝업스토어 주변 제주맥주 판매점에서 팔린 맥주까지 더하면 그 수는 몇 배 더 늘어난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제주맥주 팝업스토어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 기간 동안 인스타그램에서의 #제주맥주 태그는 2만 개를 돌파했다. #제주위트에일이라는 제품명을 태그한 건수도 1만 건을 상회했다. 생긴 지 1년도 안 된 맥주 업체, 그것도 제주도 맥주를 표방하는 맥주회사가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엄청난 바이럴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보기 드문 케이스다. 민트색으로 외관을 장식한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는 젊은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예쁜 팝업스토어와 그 앞 잔디밭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진을 찍기 위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행사 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 연남동 팝업스토어는 단기간에 서울에서 힙하기로 소문난 연남동에서도 가장 힙한 공간이 됐다.

팝업스토어만 대박을 낸 게 아니다. 이제 갓 돌을 지난 제주맥주의 지난 1년간 성적표도 놀랍다. 제주맥주는 공식 출범 1년 만에 월 매출 규모가 1400%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 연매출 100억 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초기 제주도에서만 판매하던 ‘제주위트에일’의 판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 결과 작년 하반기 대비 올 상반기 매출이 353% 증가했다.   또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7월 전국의 제주맥주 입점 매장은 약 5배 늘어났으며, 지난달 ‘제주위트에일’ 단일 브랜드만으로 크래프트 맥주 매출 1위(크래프트 맥주 업계 추산치)를 달성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대기업 계열 주류회사들을 제치고 맥주업계의 다윗으로 떠오른 제주맥주의 저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맛있는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자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미국에서 접한 크래프트 맥주 맛에 반해 한국에 소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왕 맥주 사업을 하기로 한 것, 크래프트 맥주의 전문기업과 손잡기로 하고 30여 년 전통을 가진 미국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문을 두드렸다. 단순히 “한국에서 수제맥주 사업을 하겠으니 도와달라”고 했다면 지금의 제주맥주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년간 크래프트 맥주를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한 문 대표는 나름의 확실한 전략과 비전을 갖고 브루클린 브루어리를 찾아간다.

첫째, 제주라는 섬이 가진 매력을 전략적 카드로 제시했다. 제주는 국내 어느 지역보다도 뚜렷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관광지다. 깨끗한 물과 에메랄드빛 바다, 화산섬, 바람 등의 이미지가 청량함, 깨끗함,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선사한다. 이런 느낌은 맥주와 잘 어울린다. 문 대표는 제주에 양조장을 설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둘째,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세웠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약 200억 원 정도다. 전체 4조 원 정도 되는 맥주 시장의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저가 수입맥주들의 공세 속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빠른 성장세에 발맞춰 소규모 맥주회사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어떤 회사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곧 그만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제주맥주 양조장 / 출처 제주맥주
제주맥주는 브루클린 브루어리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제주도에 양조장을 건립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크래프트 맥주를 목표로 했던 문 대표는 2015년 제주시 한림읍에 양조장 부지를 구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세계 최고 맥주 설비 엔지니어링 기업인 독일 ‘비어베브’를 설비 업체로 선정하고 착공한다. 초기에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모았고 이후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렇게 지금까지 제주맥주의 누적 투자액은 100억 원이 넘는다. 이렇게 모인 돈으로 제주맥주는 2017년 양조장을 완공한다. 양조장은 맥즙 기준으로 연간 최대 200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양조장 건설에만 총 250억 원이 투입됐다. 제주맥주는 이 양조장에서 브루클린 맥주를 생산해 한국 시장에 론칭하는 데 성공한다. 이어 2017년 6월 맥주 제조면허를 취득한 후 시운전을 거쳐 2017년 8월 제주맥주의 첫 작품 ‘제주위트에일’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제주를 담은 맥주, 연남동으로 영토 확장
“제주를 닮은, 제주를 담은 유일한 맥주.” 제주맥주가 제품을 고민하면서 정한 목표다. 제주맥주는 준비 과정 동안 어떻게 하면 제주를 가장 잘 연상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까 고민했다. 제조, 생산, 유통 등 전 과정에서 제주만의 색이 묻어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것. 준비기간이 오래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게 태어난 첫 출시작은 제주의 물과 유기농 감귤 껍질을 원료로 만들어졌다.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이라는 개념을 창시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브루 마스터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가 제주위트에일의 레서피 개발을 맡았다. 개릿 올리버는 제주위트에일의 맛을 정할 때 근고기, 흑돼지, 방어회, 고등어회 등 제주 향토 음식과의 궁합을 가장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직접 제주도를 방문해 여러 차례 제주 향토 음식을 먹어보고 이 음식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맛을 고민했다. 

초기에는 판매 지역을 제주도로 한정했다. 제주 로컬 맥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제주도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판매됐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제주위트에일이 출시되자마자 초도 목표 물량 대비 170% 예약 발주에 성공했다. 또 제주에서만 약 50만 캔을 팔았다. 제주에 대한 로망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제주맥주는 제주에 가면 꼭 맛봐야 하는 맥주로 입소문이 났다. 제주맥주는 출시 3개월 만에 전국의 맥덕(맥주덕후)에겐 없어서 못 먹는 맥주가 됐다.
출처 제주맥주
제주맥주를 전국구 맥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연남동 팝업스토어다.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서울에 제주를 소환하자’라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올해가 제주맥주의 내륙 진출 원년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제주맥주를 경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행사 기간 중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민트색 팝업스토어 건물이었다. 힙한 연남동에서도 유독 튀는 색깔의 이 건물은 꼭 팝업스토어를 찾는 고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지나가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하지만 이 행사가 3주 동안 지속되며 5만 명 이상의 사람을 모을 수 있었던 데는 주변 상권과의 협업이 한몫을 했다. 이 행사는 애초에 연남동 주변 식당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시작됐다.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부터 연남동과 상생을 추구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연남동을 제주도로, 제주맥주의 거리로 만들어 이 상권에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겠다는 것이 이 행사를 기획한 제주맥주의 의도였다. 특히 무료로 민트색 피크닉 돗자리를 나눠준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이 피크닉 돗자리 세트는 팝업스토어의 영업 공간을 연남동 공원 전체로 확장했다. 다시 말해, 고객 수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팝업스토어의 테이블 수와 용적을 무한대로 넓혀준 것이다. 권 실장은 “'제주를 소환했다'는 것을 보자마자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경의선 숲길을 지나가는 누구든 간단히 맥주 한잔하고 가야겠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방법을 찾다가 '해변'이라는 컨셉을 떠올렸다”며 “경의선 숲길에는 이미 돗자리를 깔고 가벼운 술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에 이를 브랜드화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필자 장재웅 동아일보 기자, 송수진 고려대 교수
출처 DBR 258호


정리 = 인터비즈  최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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