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직원의 존경과 사랑은 리더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

직원의 존경과 사랑은 리더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리더십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리더십에 관한 수많은 연구와 강의, 책 등이 넘쳐나지만 리더십을 정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리더십은 학자들 조차 정의하기 힘들정도로  다양한 행동을 포함하며, 상황과 개인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잠시 함께 생각해보자. 나에게 리더십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 읽고 있는 기사를 잠시 내려놓고 명상을 해도 좋겠다. 그리고 메모지에 '나에게 리더십은 이런 것이다'를 적어보길 바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디서 보았던 멋진 리더십의 정의를 옮겨 적는 게 아니라 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나만의 리더십에 대한 정의를 쓰는 것이다. 
  나에게 리더십이란_________이다.  
다 썼다면 천천히 내가 쓴 리더십에 대한 정의를 읽어보자. 아마 그 속에 내가 지향하는 리더의 상, 또는 나의 이상적인 리더십의 모습이 반영돼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에 답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상향 또는 롤모델을 반영한다.

유치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리더십 개발이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바탕으로 자신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통해 추구하고 싶은 꿈과 가치를 찾았다면 이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모방은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 개발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인 자기인식을 생략한 채 유명하고 성공한 리더들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며 오히려 본인의 정체성에 혼란만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더십 개발은 어느 누구의 리더십이나 행동을 모방하는 게 아닌 자기 스스로를 발견해 가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리더십이란?
나는 과연 어떤 리더일까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럼 리더십을 어떻게 정의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학자들이 수천 가지 방법으로 리더십을 정의하지만 가장 보편타당하며 리더십의 본질을 잘 나타내 주는 리더십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리더십은 부하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통해 자발척 추종을 불러일으켜 조직이나 부서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과 과정이다"

여러분이 메모지에 작성한 리더십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 조금 다르다면 위의 정의가 조금 더 포괄적이라는 점 정도일 것이다. 
출처 tvN 드라마 '미생'
리더십이란 결국 두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구성요소는 긍정적 영향을 통한 자발적 추종이다. 요즘 유행하는 소통, 칭찬, 배려, 열정 등의단어들도 궁극적으로는 리더가 타인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 리더가 부하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 긍정적이고 진정성이 높을수록 부하는 리더를 자발적으로 따르려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구성요소는 전략적 사고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리더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칭찬이나 배려와 같은 긍정적 영향은 왜 필요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리더가 부정적인 방법을 통해 성과창출과 목표달성을 하려다 보면 너무 많은 부작용과 저항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리더가 타인의 존경과 사랑에 지나치게 집중한다. 이렇게 되면 인기주의(populism)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어떤 공약이라도 남발할 수 있다는 지금의 많은 정치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인기주의가 위험한 이유는 이들이 약속하는 여러 가지 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조직이나 팀원의 '가치 증진'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이해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카메라 앞에서 그를 목욕시키는 장면을 연출하는 당대표의 마음속에는 표심만이 있을 뿐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리더십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직급 혹은 지위가 올라갈수록 리더십의 두 가지 구성 요소의 상대적인 중요성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의 지위와 책임이 엇갈리고 만다. 이를 리더십 전이(leadership transition)라고 한다. 
리더십 전이
리더십 전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자신의 직급이 높아지고 책임이 달라짐에 따라 리더십의 초점이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리더십의 전이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긍정적 영향보다는 전략적 사고와 올바른 방향설정, 그리고 효율적인 실행을 통한 목표달성에 맞춰져야 한다. 

자발적 추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억지로라도 일단 따르도록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유는 비용에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관계가 되면 리더는 부하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감시비용(monitoring cost)'을 감당해야 할 수밖에 없다. 간혹 자신의 지위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을 통해 일을 진행해가는 상사를 발견할 때가 있다. 이런 상사들의특징은 자신의 지위 때문에 복종하는 부하들을 보고 그것이 자신의 리더십인 양 착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그건 사람들을 리딩(leading), 즉 이끄는 것이 아니라 '매니징(managing)', 즉 관리하고 있다고 해야한다. 따라서 이들은 리더의 위치에 있다 해도 관리자 혹은 상사라고 불려야 마땅하다. 

감시비용이 높아질수록 리더는 점점 여유가 없어진다. 그리고 이는 시장의 추세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없는 전략적 사고의 부재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부하는 점점 상사 눈치만 보며 수동적으로 일하게 된다. 내가 반드시 해야할 일만을 하게 되며 부서나 팀의 성공과 발전보다는 내게 어떤 이익이 생길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직장인들이 가장 고대하는 날이 상사가 휴가를 가는 날이란 설문결과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하들이 나를 '진심으로' 따를 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대로 리더로서 부하들에게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면 부하들의 자발적인 추종이 잇따를 것이다. 자발적 추종이 이뤄지면 감시와 간섭의 필요도 사라진다. 이를 통해 여유로워진 리더가 부하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면 어느덧 당신은 리더십이 있는, 같이 일하고 싶은 리더로 평가받을 것이다.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 중에 혹시 "나는 왜 이렇게 매일 퇴근할 때까지 정신없이 바쁠까"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리더로서 위기감을 느끼길 바란다. 왜냐하면 임원으로서 그렇게 매일 지시하고 간섭하느라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노력을 등한시 하게 되면 결국 리더로서 경쟁력이 없어지게 되며 이는 본인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중요한 일만 챙기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며 이들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최선을 다해 해결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리더, 특히 임원의 시각이 외부의 시장과 고객, 그리고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지 너무 내부지향적이면 직원들의 불편함이 쌓여갈 수밖에 없다. 행동은 일종의 습관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는 바뀔 가능성이 매우 적다. 지금부터라도 자발적인 추종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실천해보자. 

다음은 자기 성찰을 위한 질문이다.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리더라면, 생각해볼만한 주제다. 


●나는 지난 6개월 동안 부하직원들과 일하면서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가? 그들이 지금 내게 자발적인 추종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는가?
● 나는 부하들에게 업무 관련 지시를 할 때 주로 어떤 방식으로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가?
● 부하들의 자발적 추종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행동은 일종의 습관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는 바뀔 가능성이 매우 적다. 나를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업무 관련 역량보다는 내가 지닌 리더십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02호
필자 정동일 연세대 교수

인터비즈 최예지, 강병기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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