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잡스는 왜 자기와 다른 팀 쿡을 후계자로 키웠을까

잡스는 왜 자기와 다른 팀 쿡을 후계자로 키웠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책임은 다음 세대의 리더를 기르는 것이다. 조직 전체뿐만 아니라 리더 개인에 있어서도 부하의 육성은 중요한 문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리더의 성공은 리더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아니라 부하와 동료의 업무 능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하 육성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단순히 후배에게 관심을 둔다거나, 경험을 예로 들며 충고하는 것으로는 후배 육성은커녕 자칫 '꼰대'가 되기 십상이다. 리더들의 영원한 숙제, 후배 육성하기. 어떻게 해야 할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하 육성의 5가지 원칙>

● 부하 육성 원칙 #1: 부하 모두를 키운다는 생각을 버려라

● 부하 육성 원칙 #2: A급 인재 육성에 노력의 80%를 투자하라

● 부하 육성 원칙 #3: 부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라

● 부하 육성 원칙 #4: 내게 없는 장점을 가진 부하를 키워라

● 부하 육성 원칙 #5: 말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도전적인 과제를 통해 스스로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게 하라

부하의 단점을 보완하려 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라

부하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실패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부하의 단점 지적과 이를 보완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이봐 김 과장! 내가 보니까, 당신은 창의적인 생각이 부족한 것 같아. 그걸 좀 고쳐봐!" 라거나 "이봐 이 대리! 당신은 실행력이 부족해. 그래서 무슨 일을 하겠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좀 생각해봐!"처럼 부하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자꾸 들춰내고 지적하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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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단점에 초점을 맞추는 부하 육성은 부하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기 쉽다. 상사의 지적에 "그래 나는 이걸 좀 고쳐야 해!" 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하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이보다는 "자기도 못하면서 맨날 나만 보면 이것도 고치고 저것도 고치라고 해!"처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하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단점에 초점을 맞추는 부하 육성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도 자신이 지닌 단점이나 부족한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단점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잘하는 것에 투자한다면 결과는 상대적으로 더욱 좋을 가능성이 많다. 좋은 성과 대부분은 직원들의 장점, 잘하는 것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또 뚜렷한 강점이 없는 리더는 34%의 효율성을 갖지만 단 하나라도 뚜렷한 강점만 있다면 효율성이 64%로 급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똑같은 정도의 노력을 한다면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단점 위주의 부하 육성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은 마지막 이유는 단점 극복을 통해서는 차별화된 개인 역량을 개발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 유틸리티 브랜드인 지프(Jeep)에서 시장조사를 시행했다. 소비자들은 지프차가 터프한 맛은 있는데 고장이 잘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반면 닛산과 도요타는 잔고장이 없어 신뢰성은 뛰어나지만 밋밋하니 운전할 맛이 나지 않고 터프하지 못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두 회사는 소비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20년 동안 꾸준히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자동차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는 데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다 괜찮은데 딱히 '이거다!' 하는 차가 없네"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 전형적인 상향 평준화 후의 딜레마에 직면했다. 
단점 개선에만 집착하다보면 결국 다 비슷비슷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위의 내용은 문영미 교수의 저서 <디퍼런트>에 소개된 일화다. 문영미 교수는 이와 관련, "자동차 기업들이 소비자 조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특성들에 대한 지적뿐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의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시장조사에 의존한 나머지, 아우디는 볼보를 향해 달려가고, 볼보는 아우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디퍼런트, 문영미 저, 살림 Biz 출판)라고 말한다. 

부하 육성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창의성이 부족한 김 과장에게 창의성을 높이란 이야기만 하고 실행력 부족한 이 대리에게 실행력을 높이란 이야기만 한다면 결국 모두 그만그만한데 딱히 "이 사람이다!"라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부하를 육성하는 건 불가능해진다. 물론 업무 수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핵심 역량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부하들을 육성할 때 더욱 중요한 건 그들이 지닌 장점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자.
리더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줄 수 있는 역량 계발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마커스 버킹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하를 키워라

부하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들이 미래의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 조직 전체적인 역량을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데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나와 다른 장점을 가진 부하'를 키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리더를 보면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부하들을 키우려 한다. 그들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발견하고 친근함과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과 비슷한 성향과 역량, 배경과 사고방식 등을 가지고 있는 부하들은 키우기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업무를 나누고 성과 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그다지 바람직한 방식이 될 수 없다.
스티브 잡스(좌) 와 팀 쿡(우).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CEO에서 사임한 후 팀쿡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 출처 flickr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리더라고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 그가 많은 인재들 중 하필 팀 쿡을 키운 이유는 잡스 자신에게 부족했던 부분인 '관리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자신과 닮은 후배를 키우려는 여느 리더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훌륭한 리더로 성장한 팀 쿡은 잡스가 암 투병으로 여러 번의 병가를 신청하고 암으로 투병하던 시기에 훌륭히 업무를 수행해 잡스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부하를 육성한 덕분에 애플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업무를 나누는 것은 흔히 동료나 팀원들 간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업무 분담은 리더와 부하 사이에 일어난다. 결국 리더로서 나의 성공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명확히 판단해 (그런데 이게 과거의 성공이나 내가 가진 역량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쉽지 않다) 잘할 수 있는 일에 내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는 데 달려 있다.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없는' 일들을 잘할 수 있는 부하들을 키우면 직급이 높아지면서 경험하게 되는 딜레마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조직 전체와 리더 개인의 성공으로 연결된다. 


말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높은 수준의 목표와 업무를 통해 키워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하 육성에 뛰어난 리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부하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말로 가르치려 하는 게 아니라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해줌으로써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말로 가르치려 하다 보면 부하들의 실수나 실패에 자연스럽게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리더는 부하를 육성하려는 상사가 아니라 잔소리만 하는 상사가 되고 만다. 

그래서 부하 육성을 잘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임원들에게 부하 육성을 업무로 부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또, 우수한 인재일수록 신규 사업이나 실적이 부진한 업무에 배치해 이를 차상위 리더와 함께 풀어 나가게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목표를 주는 것이다. 연수원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의 경우도 실제 업무 상황이나 경영 성과에 직결되는 핵심 이슈에 대한 문제 해결 중심이다. 액션러닝을 부여해 상사들의 도움을 받고 해결하게 함으로써 필요한 역량을 스스로 섭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볼보(Volvo)의 경우 현업 문제의 해결 과제를 부여해 연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폴란드 공장의 유통 시스템 개선 과제를 잠재력 높은 직원에게 과제로 부여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실제 회사 업무에 활용함으로써 생산 시간을 단축해 700만 달러의 수익을 향상시켰다. 다국적 기업인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는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 나갈 핵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마케팅 프로그램(Global Marketing Program)’이라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콜게이트의 CEO이자 이사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이안 쿡은 “나는 500여 명의 핵심인재 후보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개인별로 이들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우수 인재 육성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인 핸즈온(hands-on)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부하를 육성하라고 하면 많은 리더들이 이들에게 본인의 과거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려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부하 육성을 잘하는 리더나 조직들은 말보다는 높은 목표를 설정하거나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한다.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방식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게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깨우치게 해주는 게 부하 육성에 훨씬 더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란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리더라도 "더 이상 나 혼자 모든 일을 할 수 없구나.."를 깨닫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이 단계가 리더로서 가장 위험한 시기다. 현실을 무시하고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려 한다면 과도한 업무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자신의 역량과 경험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 이런 생각을 갖게 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나의 성공은 내가 아닌 부하들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부하를 육성하는 건 그들을 위한 일방적인 나의 희생과 봉사가 아니라 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부하를 성장시키고 이를 지켜보는 것만큼 리더로서 보람이 느껴지는 일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24호
필자 정동일 연세대 교수

인터비즈 최예지, 강병기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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