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단기 성과만 칭찬하면 누가 길게 볼까... 장기 성과 판단하려면 어떻게?

단기 성과만 칭찬하면 누가 길게 볼까... 장기 성과 판단하려면 어떻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단기적 성과 못지 않게 장기적 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안다. 장기적 건전성에 집중할 만한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으면 직원들이 눈앞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만 노력하리라는 것도 관리자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역량을 측정하는 건 쉽지 않다. 매출이나 수익처럼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리더십, 혁신, 실행수준, 직원동기부여 등의 연성(soft) 척도는 연례 성과 지표로 변경하기 어렵다. 기여도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심층적 대화를 통한 다면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조직의 장기적 성과에 대한 직원의 기여도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기업이 매우 드물다. 

최고경영자(CEO)와 고위경영진은 자사의 인사 관리 시스템이 조직의 장기적 건전성에 충분히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세부적 건전성 척도는 조직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아래 제시된 3가지 바탕으로 한다면 성과 평가에 건전성을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직 내 만연한 '나쁜 습관' 발본색원

전통적인 성과 기준 하에서, 대부분 고위급 임원들은 문제가 있는 관리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명확한 피드백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앞으로의 개발 계획을 제안하며, 향후 진척 상황을 평가한다. 대다수 기업들에게 매우 익숙한 절차다.
 
원칙적으로는 조직의 장기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를 도입할 때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업이 채택한 조직 프로세스 및 메커니즘이 장기 건전성의 중요성에 대해 도리어 혼란한 메시지를 주거나 심지어 약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조직 내 '나쁜 습관'을 없애는 것이다.

안전상 문제가 생기기 쉬운 산업의 기업들 중에는 언론에 사고 소식이 보도되고, 규제기관과 소비자로부터 질타를 받은 뒤에야 문제 해결에 나서는 곳이 많다. 이러한 나쁜 습관을 없앤 기업의 예를 들어보자. 

한 기업은 먼저 조직 곳곳에서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심사한 뒤 개개인에게 요구되는 안전 관련 주요 기능을 정리해 목록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근로자들이 자기 업무에 필요한 필수 기술 노하우 및 리더십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사 프로세스, 시스템, 관리 직급 훈련 프로그램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일선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의 근원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실무자가 지시를 받고 '현장 업무도 모르면서...'라며 무시해버리면 장기 건전성 강화도 없다
물론 매커니즘 도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CEO와 경영진이 장기적 건정성 기여도 평가 결과와 성과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내야 기업 문화가 변화할 수 있다. 실제 A사에선 새로운 가치체계를 실천하는 고위급 임원들이 승진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실제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믿음이 확산됐다. 승진 기준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대체할 사람이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인재 자원을 구축하고, 장기 건전성을 기업의 포괄적인 인재개발 전략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우선 가치를 명확하게 설정

토론과 논의를 통해 자사에 적합한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는 각 분야 평사원부터 고위급 임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 논의를 통해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이 건전성과 관련해 특정 가치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 설명하는 지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제약 및 소비재 기업 B사는 정중한 태도, 진실된 행동, 장기적인 경영능력 등 자사가 지지하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B사는 관리자들이 이러한 가치를 어떤 식으로 지지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명확한 리더십 기준을 도입했다. 여기엔 비즈니스 결과 측정법 뿐 아니라 조직 및 인재 육성 기술, 고객과 시장 상황에 집중하는 기술 등을 질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방법이 포함되었다. 임직원들이 목표와 달성방법을 논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통의 언어가 생긴 셈이다. 

모든 항공사들은 성공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항공사가 많다. 중동에 기반을 둔 C항공사의 조종사들은 잠재적인 위험 요인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사건 보고서를 자주 작성한다. 익명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사내에 유포된다. 조종사들을 간접경험을 통해 진입이 까다로운 곳에서 능숙하게 착륙하는 법, 안전절차 대응 방식 등을 익혀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카타르 항공과 에미리트 항공 등 중동 항공사들은 항공사 및 공항 평가 사이트 SKYTRAX에서 항상 5위 내에 드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출처: 카타르 항공 홈페이지
측정 지표는 최대한 '심플'하게

측정 지표는 단순해야 한다. 실제로는 엄선된 소수의 건전성 척도만 적용해도 충분한데, 기업이 직원 개개인에게 수많은 척도를 적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표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주의적인 기업에선 대다수의 직원들이 그 지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전성 척도 결정 과정에 실제 영향을 받는 사업부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상부에서 일방적으로 모범 관행 지침을 내려 보내면 막상 사업부가 그 지침을 무시하거나 얕잡아볼 수 있다. 더불어 건전성 지표에 '주인의식'을 불어넣는 것도 필요하다. 건전성 지표들은 계속 바뀐다. 따라서 해당 지표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건전성 지표가 효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업부 책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적절한 보상 제공

기업이 건전성을 측정하기에 적합한 소수의 지표를 개발한 뒤, 지표를 뒷받침하는 행동을 정의하고 이를 실천하려는 직원들의 의지를 평가했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건 건전성 기여도가 보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석유/가스 회사 H사는 대형 자본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2∼3년이 흐른 후의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미 해당 프로젝트 관련 결정을 내린 관리자들이 한참 전에 다른 업무로 옮겨간 후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 꼴이다.

물론 건전성과 성과 간의 균형은 기업마다, 또 상황마다 달라진다. 하지만 기업은 건전성과 관련된 고려사항들이 성과와 관련된 고려사항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기대를 갖고 출발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금전적 보상 수준을 결정할 때 성과 기여도와 건전성 기여도를 똑같은 수준으로 고려하기도 한다. 

비금전적 보상에 더욱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기업들은 특히 기술 부문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을 평가할 때 비금전적 보상을 중시한다. 비금전적 인센티브에 긍정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진 만큼 이런 조치는 현명하다고 볼 수 있다.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인든 보상은 확실해야 한다
매출액 등 전통 지표만을 활용하다 보면 자연스레 단기적인 성공을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이는 조직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해치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이 개개인의 성과를 평가할 때 앞서 설명한 핵심 원칙들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인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20호
필자 토비 깁스 이곤 젠더 런던 지부 경영 자문, 수잰 헤이우드 Exor N.V. 직접 투자부 이사, 매튜 페티그루 런던 홀딩햄 그룹 경영 자문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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