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한국도 일본처럼 다운사이징...콤팩트맨션 찾는다

한국도 일본처럼 다운사이징...콤팩트맨션 찾는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부동산시장은 양에서 질로 변화하고 있다. 양에서 질로 변한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과거 우리나라 고가 자동차는 모두 컸었다. 크면 비싸다는 인식이 지배했던 시대였다. 하지만 수입되는 고가의 외제차는 가격과 크기와는 상관없음을 알려준다. 

마세라티(MASERATI)라는 자동차가 커서 비싼 것이 아니고, 포르쉐(PORSCHE)는 작지만 월등한 기능을 자랑한다. 양에서 질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말은 규모, 크기 등을 키워서 비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좋은 제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장년층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는 듯하다. 사회가 급속히 다운사이징(downsizing) 하는 느낌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인가구의 현황과 특성’에 의하면 2017년 1인가구의 비중은 28.6%다. 2010년 23.9%이니 그 증가세가 놀랍다. 이제는 1인가구가 주된 가구의 유형이 되었다. 1인가구의 대부분이 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라 생각하지만 중장년층의 1인 가구 증가세도 만만찮다. 늦어진 결혼과 이혼이 여기에 한 몫 했다. 다양한 사회현상을 만들고 있지만 주거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기본이고 이제는 일반 아파트도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인 가구, 아파트를 찾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아무래도 생활하기 불편하다. 특히 연령층이 높거나 자산가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편의시설이 좋고 안전한 일반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1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는 낡고 오래된 과거의 소위 주공아파트들이다. 이런 아파트들은 전국에 널려있지만 재건축 이슈가 없다면 선뜻 거주나 매입하기가 꺼려진다. 

1인가구도 일반가구와 마찬가지로 새 아파트에 거주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새 아파트 단지에서 1인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초소형아파트를 찾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1인가구의 아파트 거주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2000년 18.1%에 불과했던 아파트 거주비중은 28.6%로 무려 10.5%p 늘어났다. 단독주택(49.2%)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지난 2000년 70.2%의 비중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아파트가 1인 가구의 거주 비중이 가장 높은 거처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아파트 거주 비중은 특히 55세 이상 연령대에서 15.0%포인트 이상 크게 증가했으나, 22~34세 연령대에선 오히려 감소했다. 어떤 계층이 아파트 거주 비중을 증가시키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의 특이한 점은 1인 가구가 방 하나를 사용하는 비중은 2000년 33.1%에서 2015년 27.2%로 5.9% 감소했으나 방을 4개 이상 사용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2.2%에서 31.1%로 무려 18.9%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사용방수(*거실 및 식사용 방을 포함) 1개의 경우 34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증가했으나 35세 이상에서 감소했다. 

반면 사용방 수 4개 이상의 경우엔 모든 연령대에서 비중이 증가했는데, 특히 5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가장 주된 사용방수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기존에 불편한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벗어나 아파트로 이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초소형아파트 찾기 어려워
1인가구가 살기 적당한 초소형아파트란 일본의 콤팩트맨션(compact mansion)에 해당된다. 전용면적 30~50㎡로 우리의 20평대 아파트보다 작고, 원룸보다는 크다.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은 맨션은 싱글(single)형이라고 부르며, 큰 경우를 패밀리(family)형이라고 한다. 방이 1개 내지는 2개 정도 있는 내부 구조인데, 일본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주거 상품이다.

이런 초소형아파트가 우리나라에 다시 등장한 것은 규제 때문이다. 2005년 5월 분양한 서울 잠실 ‘리센츠’에 전용 27㎡의 초소형아파트가 등장했다. 당시 서울에서 아파트를 재건축할 땐 전용 60㎡이하 주택을 20% 이상 지어야 한다는 ‘소형평형 의무비율’ 제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만든 평면구조였다.

그 당시 주택경기가 호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었다. 이 초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2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강남쪽방’이라는 푸대접을 받던 이 아파트는 현재 9억 원을 호가한다.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배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동일한 기간 상승률로 따지자면 이 아파트를 능가하는 서울의 아파트를 찾기 어렵다.


초소형아파트, 수요의 확장성 뛰어나
초소형아파트가 많이 오른 데는 1인가구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부동산상품은 수요의 확장성이 크지 않으면 이렇게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초소형아파트의 수요층으로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등이 망라된다. 방이 1~2개 있기 때문에 신혼부부들도 즐겨 찾는다. 

아이가 없다면 막 결혼한 두 사람이 거주하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베이비부머들이 수요의 한 축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대우건설과 건국대학교 산학연구팀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초소형아파트의 거래를 주도하는 연령층은 의외로 베이비부머였다. 분석 결과 전용면적 40~50㎡의 초소형아파트의 67%는 50세 이상이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비중도 30%를 차지한다. 반면 30대는 6.7%에 불과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변화를 더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대우건설의 2004년 조사에 의하면 당시에는 초소형아파트의 49%를 25~34세 연령층이 계약했으며, 55세 이상의 비중은 9%에 불과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베이비부머들이 계속 부동산시장에 머무르면서 투자와 증여 등의 목적으로 초소형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다.


지방에도 초소형아파트 공급 늘어
초소형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집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외국의 주요도시들도 마찬가지다. 밀레니얼세대들이 도심을 선호하면서 직주근접이 뛰어난 초소형아파트는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다.

서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방에도 초소형아파트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1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려는 움직임이다. 부산의 예를 들면 서면과 동래 등 직주근접이 가능하고 주거환경이 뛰어난 지역의 재개발아파트에는 드물지 않게 초소형아파트를 찾아볼 수 있다. 바야흐로 1인 부동산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성결대학교 파이데이아학부 심형석 교수.
'월세받는 부동산 제대로 고르는 법' 밴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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