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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이 방지법'은 제2의 호식이두마리치킨, 미스터피자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기업 기사를 경제면이 아닌 사회면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갑질, 폭행, 마약 투약 등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떠올린다. 불매운동은 오너 일가에 타격을 줌으로써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불매운동이 일어날 때마다 제기됐던 문제다. 

내년부터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나 그 임원의 위법 행위 등으로 인해 가맹점주가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되면 점주들이 가맹 본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시행은 내년 1월 1일이다. 앞으로는 프랜차이즈 계약 시, 가맹 본부나 임원의 위법행위 등으로 인해 가맹 사업 명성이 훼손돼 가맹점 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본사가 배상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반드시 계약서에 넣어야 한다. 

기존 계약에 대해선 올해 안에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해 기존 가맹점주들의 계약에도 가맹본부 배상 책임을 명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법은 '호식이 방지법'으로도 불린다. 지난해 6월 최호식 전 '호식이 두마리 치킨' 회장이 여비서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소비자들이 불매에 나서자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사건 보도 이후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최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4개 카드사(신한 KB국민 현대 삼성)  카드 매출액 자료를 토대로 한 결과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온 최 전 회장이 "죄송하다"며 허리를 숙이고 있다. 출처 동아일보
그 외에도 프랜차이즈 본사 때문에 가맹점들이 피해를 본 사례는 더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정우현 전 회장은 2016년 4월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데 건물 셔터가 내려졌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해 뭇매를 맞았다. 이후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가맹점이 치즈를 비싼 값에 강매한 혐의, 탈퇴한 가맹점을 표적으로 보복 출점한 의혹 등까지 불거졌다.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매각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된 봉구스밥버거는 이전에도 창업자인 오세린 대표의 마약 투약 혐의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BBQ 역시 지난해 윤홍근 회장이 한 가맹점에 찾아가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땀을 뺐다. 가맹점주들은 사건 발생 후 가맹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봉구스밥버거 오세린 대표가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를 사과하며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상표권 분쟁 때문에 가맹점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아딸떡볶이'는 창업자 부부가 이혼하면서 분쟁에 휘말렸다. 이혼 소송 후 부인 이현경 씨가 (주)아딸을 차리면서 상표권 권리를 주장했기 때문. 법원은 부인의 손을 들어줬다. 아딸떡볶이 가맹 본사인 오투스페이스는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 앞서 가맹점 이름을 '감탄 떡볶이'로 바꾸기 시작했다. 본사 측은 변경 비용을 본사가 부담해 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다른 간판을 달아야 하는 업주들은 혹여 손님들이 다른 가게로 생각하고 떠나갈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등록된 가맹본부는 4631개에 이른다. 2016년(4248개)보다 8.5%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가맹점 수 역시 21만 8997개에서 23만 955개로 5.5% 늘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오너에게 규모에 걸맞은 책임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너의 행동거지에 수 십에서 수 백 개에 이르는 점포의 사활이 걸려있다. 공정위의 설명처럼 '호식이 방지법'이 일탈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비즈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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