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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억 투자한 '카카오 카풀' 택시 업계 반발에 연내 런칭 불투명... 규제만이 능사일까?

10월 4일, 택시 4단체(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가 카카오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의 불법적인 카풀 사업 진출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입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카카오콜 전면 거부까지도 불사하겠다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당초 카카오의 교통부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252억 원에 인수, 카카오T 플랫폼에 통합해 연내 ‘카카오 카풀’을 서비스할 계획이었으나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로 인해 도입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카카오 카풀, 불법? 합법? 엇갈리는 주장들
출처 동아일보
현재 카풀 사업을 둘러싼 쟁점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일단 그중 가장 핵심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다. 해당 조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을 활용한 일체 사업활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출퇴근 길에 동승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다. 카풀 업체 측에서는 이 조항을 들어 카풀 사업이 합법이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택시 업계 측에서는 애초에 무면허 사업자의 자가용 기반의 수익 자체가 불법이며, 그렇기에 해당 예외 조항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택시면허는 여객운수 면허제에 따라 수가 제한되어 있다. 이미 과잉 상태인 택시 공급을 줄이기 위해 유상감차 정책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카풀 업체의 시장 진입은 기존 정책에도 역행할뿐더러 택시업계의 수익 악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카풀 기사는 면허제로 운영되지 않는 만큼 승객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이 공적인 제도를 통해 관리되는 반면 민간 서비스의 경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책임이 불분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럭시 측은 카풀 기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차량등록증, 보험증서 등 필수적인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오히려 카풀 기사들의 개인 정보와 고객의 탑승 정보가 모두 기록되고,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가 표시되기 때문에 일반 택시보다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반박한다.
출처 동아일보
한편 ‘출퇴근 시간’이라는 운수사업법 제81조의 예외 조항도 해석하기에 따라 모호할 수 있다. 택시 업체 측에서는 당초 해당 법안의 입법 취지에 따라 오전 7~9시, 오후 5~7시처럼 수요가 급증하는 혼잡 시간대를 뜻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이 혼잡 시간대를 벗어난 카풀 업체의 영업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카풀 업체 측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획일화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중 3명 중 1명이 일반적인 출퇴근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주 52시간 도입 이후 유연근무제 등의 영향으로 최근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진 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택시 업계는 이는 결국 카풀 업체들이 주장했던 '카풀 영업은 출퇴근 시간 초과 수요에 한정되기 때문에 기존 택시 산업에는 영향이 없다'라는 주장을 스스로 반박하는 꼴이라며 맞서는 중이다.


우버, 풀러스, 카카오 카풀... 그저 막는다고 능사일까

택시 업계는 2013년 우버, 2016년 풀러스와 같은 이유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나도록 뾰족한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카풀을 24시간 허용하되 1일 2회로 제한하자는 국토교통부의 중재안도 양측 모두 거부해 결렬된 상태다.

이렇게 논의가 지지부진하는 동안 풀러스는 경영 위기를 맞았다. 2018년 6월 20일, 풀러스의 주요 주주들은 직원 70%를 구조조정하고 김태호 대표가 그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럭시에 투자한 252억 원 또한 카풀 사업이 또 한 번 불발에 그치게 된다면 그대로 떠안아야 할 빚으로 남게 된다.
김태호 전 풀러스 대표 (출처 IT동아)
이러한 갈등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 또한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4천 원으로 인상하고 심야 할증 시간을 11시로 앞당기는 안을 내놓은데 비해 서비스의 질적 개선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승객들 입장에서는 혼잡 시간, 심야 시간 승차 거부, 여성 승객에 대한 차별 대우 등 고질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기존 택시보다 30~40% 저렴한 요금과 자동 결제, 탑승차량 조회 등 IT기업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익을 포기해야 한다. 
지난달 직장인 전용 익명 SNS '블라인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56%가 "카풀 서비스를 24시간 전면 허용", 34%가 "출퇴근 시간에 허용"해야 한다고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카풀 서비스에 찬성한 셈이다.

게다가 택시 사업자들의 소득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히 카풀 업체의 등장만을 주요한 이슈로 따질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서울 '따릉이', 여수 '여수랑', 대전 '타슈', 인천 '쿠키바이크' 등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으며 택시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평가다. '따릉이'의 경우 2015년 이후 약 3년 만에 6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특히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택시를 대체하여 출퇴근 시간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해 서울시는 약 1만 5천 대를 추가 투입하여 현재는 총 2만 대의 따릉이를 운영하는 중이다.


카풀 논쟁, 오래된 갈등 이제는 접점 찾아야

택시 산업에 얽힌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편익으로만 재단할 수 없는 것도 물론 사실이다. 면허가 필요 없는 유사 택시 영업의 등장으로 기존 택시 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개인 기사들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약 6조 원 규모의 면허 권리금 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권리금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부가되는 과도한 사납금 문제도 개선이 시급한 문제다.

그러나 결국 국내 택시 산업이 스스로 가격과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카풀 이후에도 또 다른 경쟁자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향후 우버, 디디추싱 등 해외 차량 공유 스타트업 등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할 경우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비즈 오종택,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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