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트렌드여행시장 \

여행시장 '큰손' 중국 밀레니얼 세대 잡기 위해 전 세계 고군분투 중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29살 인허(Yin He) 씨는 지난 몇 년 간 20여 개국이 넘는 곳을 방문한 '여행 전문가'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단체관광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는 그는, 여행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과 경험을 즐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여행은 새로운 도전이자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창구다.
최근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의 여행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허씨와 같은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계 그 어느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그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중국 역사상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고 사회가 안정된 시기에 자라 경제적 여유도 많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횟수는 총 1억2200만 회에 달하는데, 그중 60%의 비중을 18~34세 연령층의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했다. 이들 세대의 해외여행 횟수는 총 8200만 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미국인들의 여행 횟수(7500만 건)보다도 많았다. 

씀씀이 또한 남다르다. 유엔세계관광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여행객들이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은 무려 2610억 달러(한화 295조 605억 원)에 이른다. 반면 미국 여행객들의 지출은 1220억 달러(한화 137조 9210억 원)로 중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약 4억 명에 이르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세계 여행 시장을 주도하면서, 항공, 호텔, 테마파크 등 관련 업계들이 이들을 붙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사는 사람들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할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경험'이다. 그들의 여행은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며, 모험심이 넘친다. 파리의 에펠탑과 같이 흔한 관광지는 뒷전이다. 일본, 태국 같은 전통적인 관광지는 여전히 유명하긴 하지만, 작년부터 가장 빠른 중국인 관광객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모로코, 튀니지, 터키와 아랍 에미리트다. 특히 모로코와 튀니지의 경우 일 년 새 방문객 수가 각각 240%, 378% 증가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극지방 관광을 떠나는 이들도 일 년 새 400%나 늘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흔치 않은 새로운 경험을 만끽하는 것이 청년층 여행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 밀레니얼 세대는 쇼핑 지출을 줄이는 대신, 더 좋은 식사, 관광, 여가 활동 등에 드는 비용은 끼지 않는다. 그들의 소비 습관은 '라이프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쇼핑에 10만 위안(한화 약 1640만 원)을 소비하고 3성급 호텔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롤렉스 시계를 구매하는 대신 헬리콥터를 타거나 이글루에서 잠을 자는 등의 '경험'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오늘날 중국의 청년층은 소득의 35%를 여행에 투자할 정도로 '여행이 자아실현의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막대한 영향력 자랑하는 밀레니얼 세대, 어떻게 사로잡을까

단체관광이나 호화 크루즈 여행 등을 선호했던 기성세대들과는 달리,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의 취향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개별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해서다. 인터넷에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활용해 그들만의 여행 계획을 짠다. 많은 관광 업계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스타, 파워 블로거 등 소위 '핵심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s, KOL)'를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다. 
출처 에어비앤비 중국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중국의 젊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회사는 중국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여행 전문 KOL과 협업해 현지 숙소에 거주하며 외국 생활을 경험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그 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에어비앤비여행경험(爱彼迎旅行体验) 관련 글이 1300만 조회수를 달성했고, 캠페인 당일에만 위챗 멘션 200만 회를 기록했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는 최근 중국 베이징 사업부 인력을 기존의 4배가 넘는 100여 명으로 확대했다.  

중국 최대 여행 정보 공유 플랫폼인 마펑워(Mafengwo)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여행 습관을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여행 전 계획부터 여행 상품 결제, 여행 중 정보 공유 및 추천, 여행 후기까지 여행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말하자면 트립어드바이저와 인스타그램, 부킹닷컴을 조합해놓은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덕에 마펑워의 콘텐츠(데이터)는 여행지를 선택하는 의사결정부터 여행 중 구매활동에 이르기까지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 관련 소비 프로세스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출처 핀에어 트위터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연간 해외여행 횟수는 오는 2025년 2억2000만 회에 이를 것이며, 지출 금액은 4500억 달러(한화 508조 7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 여행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그중에서도 핵심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의 니즈에 맞춰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이유다. 가령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Finnair)는 작년 1월 기내 면세품 판매에 중국 밀레니얼 세대 대부분이 사용하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도입, 이전보다 매출액이 배로 늘었다. 우리나라 업체들도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지갑을 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모색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참고 자료
- <CKGSB KNOWLEDGE>, 'Spreading Their Wings: How Millennials Turn the World of Travel Upside-down', September 2018.
- <Bloomberg>, 'China's Millennials Are Driving World Travel Growth', September 2017.


인터비즈 임유진, 이방실
inter-biz@naver.com

* 표지이미지 출처: Unsplash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