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범재(凡才) 윤종신은 어떻게 성공했나? 적재적소 \

범재(凡才) 윤종신은 어떻게 성공했나? 적재적소 '천재(天才)' 활용과 플랫폼 전략 있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17년 9월 1일은 한국 가요사에서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만 47세의 중년 가수가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것. 바로 가수 윤종신 얘기다. 그가 부른 '좋니'는 2017년 '올해의 노래'로 꼽혔다. 음악계는 이를 '혁명적 사건'이라 불렀다. 과거 1993년 '애모'를 불렀던 김수희가 '하여가'의 서태지와 아이들을 누르고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던 만큼이나 충격적인 성과라는 평가였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좋니’ 열풍이었다. 우연히 노래 하나가 얻어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윤종신의 지금까지 '행보'를 아는 사람들은 이 사건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믿는다. 작년 윤종신의 '혁명'은 '월간 윤종신'으로 상징되는 음원 플랫폼 전략, 그리고 협업과 개방을 통해 자신의 강점과 외부 참여자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온 꾸준한 노력과 발전의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2017년 '윤종신 좋니?' 전국 투어 콘서트 공식 포스터 / 출처: 미스틱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이 글에서는 윤종신의 성공 요인을 경영학적인 시선에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분석해 보려 한다. 하나는 '분업'의 힘, 그리고 또 하나는 '플랫폼 전략'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윤종신의 가수 커리어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 볼 필요가 있다.


'범재(凡才)' 윤종신, ‘천재(天才)’와 분업 시작한 이유
1993년 윤종신 / 출처: 윤종신 인스타그램
윤종신이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95년 발표한 4집 ‘공존’부터다. 2집 타이틀곡 '너의 결혼식'과 3집 타이틀곡 '오래전 그날'이 크게 히트했지만 사실 두 곡 모두 작사는 박주연이 했다. 작곡 역시 정석원의 도움을 받았다. 

윤종신의 솔로 1, 2, 3집은 모두 윤종신 본인보다는 작곡가 정석원과 김형석, 작사가 박주연의 역량이 더 돋보이는 앨범이다.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신승훈, 서태지, 신해철, 김동률 등이 데뷔부터 싱어송라이터로 각광받으며 '천재' 소리를 들었던 것에 비교하면, 윤종신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범재'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던 셈이다.

아무래도 조금의 열등감과 불안함이 있었을까? 3집 수록곡 '부담 없는 이별'에서 처음으로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든 작업을 스스로 하는 데 도전했던 윤종신은 4집 '공존'에서는 본인이 작사, 작곡, 편곡한 곡 '부디'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부디'는 KBS 가요톱텐 차트 3위까지 오르는 등 상업적으로 꽤 성공을 거뒀지만, 역시 평단에서는 그리 좋은 말을 듣지 못했다.

보컬리스트와 싱어송라이터의 경계에서 방황하던 윤종신은 1995년에 운명처럼 유희열을 만난다. 서울대 작곡과 출신으로 1992년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대상 수상자인 유희열은 지금까지도 대중가요계를 대표하는 '음악 천재'로 꼽히는 인물. 유희열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윤종신은 이 슈퍼 루키에게 선뜻앨범 프로듀싱을 맡겼다. 1996년 발표한 5집 앨범 ‘우(愚)’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 앨범 수록곡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유희열 편곡이다.

유명한 타이틀곡 ‘환생’을 비롯한 9곡이 담긴 5집은 지금까지도 윤종신 커리어 최고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앨범 전체가 기승전결 구조를 갖춘 하나의 '소설'처럼 구성된, 한국 대중음악 최초 발라드 콘셉트 앨범(하나의 주제나 스토리를 가지고 구성한 음반)이기도 하다. 음악 웹진 ‘100BEAT’는 이 앨범을 ‘90년대 100대 명반’ 27위에 올리기도 했다.
5집 타이틀곡 '환생'은 2013년 7월 호 월간 윤종신에서 레게/스카 풍으로 리메이크 발매됐다 / 출처: 월간 윤종신
2013 월간 윤종신 Repair 7월 호 - 환생 with 킹스턴 루디스카
PC 통신 나우누리의 대중음악 비평 동호회 ‘Muse’ 출신 평론가 4명(신승렬, 김영대, 박찬우, 오준환)도 2006년 ‘90년대를 빛낸 명반 50’(동명의 책으로도 출간)을 선정하면서 이 앨범을 포함시켰다. 이들 평론가 4명은 5집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이 앨범은 그의 최고작일 뿐 아니라 다른 가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인가? 사실 윤종신은 보컬리스트의 재능만으로 판단할 때 최고의 소리꾼은 아니다. ...(중략)... 그러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적절히 구분해, 모자라는 재능은 다른 실력 있는 음악인을 영입해 채워 넣는 프로듀서로서의 능력, 그리고 최고의 재능이 주어지지 않았더라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단점을 최대한 극복하려는 노력은 자신의 발전에 게으른 음악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격적으로 ‘천재(天才)’와의 분업을 시작하다

'천재' 유희열에게 편곡 전권을 주고 제작했던 5집 앨범이 평단의 찬사는 물론, 대중적 성공까지 거두자 윤종신은 깔끔하게 욕심을 내려놨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최고의 인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윤종신이 5집 앨범을 내놓은 90년대 중반은 한국 대중음악의 변혁기였다. 서태지의 등장으로 대중의 수준은 높아졌고, 컴퓨터를 활용한 음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작곡 못지않게 편곡이 중요해졌다. 음악적 재능과 편곡 실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윤종신에겐 위기인 시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윤종신은 5집을 만들 때 유희열을 통해 익힌 공식으로 이런 변혁에도 슬기롭게 대처해왔다. 이 공식은 오늘날 ‘월간 윤종신’에 이르기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지금까지 윤종신은 하림, 이근호, 조정치, 포스티노 등 ‘신예 천재’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고, 이들에게 편곡을 대거 맡기고 있다. 실제로 500여 곡이 넘는다는 그의 자작곡들 중 편곡에 ‘윤종신’ 이름이 올라가 있는 곡은 그리 많지 않다.
5집과 함께 윤종신 최고 명반으로 손 꼽히는 10집 'Behind The Smile'. 작사는 전부 윤종신 단독이지만, 작곡은 다른 작곡가와 함께 한 경우가 많다. 편곡은 전부 다른 '천재'들에게 맡겼다 / 출처: 엠넷(앨범 표지), 네이버 뮤직 캡처(곡 목록)
물론 윤종신도 남에게 절대 맡기지 않는 작업이 있다. 바로 '작사'다. 국문학과 출신으로 이별 감성을 글로 표현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윤종신은 가사만큼은 반드시 직접 쓴다. 자신이 제일 잘하는 일까지 굳이 ‘천재’들을 활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한 4집 이후, 윤종신이 내놓은 곡들 중 본인 작사가 아닌 곡들은 한 손에 겨우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7년 만에 가요 차트 1위를 점령하게 해준 ‘좋니’ 역시 신예 작곡가 포스티노가 만들었지만 가사는 윤종신이 직접 썼다.

윤종신의 이런 전략은 스티브 잡스가 없었던 삼성전자가 각 분야 최고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영입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것과 유사하다. 지난 2012년, 윤종신이 SBS ‘힐링캠프’에 나와 유희열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말했던 증언을 들어보면 그가 의도적으로 이런 천재 활용 전략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때는) 천재가 싫었다. 유희열도 천재였다. 내가 뭘 시키면, 그건 별로라며 새 곡을 써오는데 (내 곡보다) 더 좋았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서 나는 살리에리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모차르트에게 왜 열등감을 느끼나. 모차르트의 매니저가 되면 되는 거 아닌가.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곡을 듣고) ‘아냐, 이게(내 곡이) 더 좋다’고 얘기하지만 난 (유희열의 곡이 더) 좋다고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천재란 친구들, 잘하는 친구들과의 시너지를 맛보게 됐다. 무조건 열등감을 느끼고 돌아설 게 아니었다. 그런 사람들과 친화력이 있는, 그런 색깔(능력)을 내가 가졌다고 생각했다.



플랫폼 전략 - ‘월간 윤종신’의 시작

2010년 3월 윤종신은 승부수를 던졌다. 일종의 월간지 형태 플랫폼을 통해 매달 한 곡씩 음악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한 것. 10곡 정도를 담은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잠시 활동한 뒤, 휴식기를 가지며 다음 앨범을 제작하던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는 시도였다. 그렇게 '월간 윤종신'이 탄생했다. 

월간 윤종신은 매월 말이나 월초에 신곡을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표한 뒤, 1년이 지나면 음원을 모아 연말에 ‘행보’라는 이름으로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방식이다. ‘뮤지션이 직접 만들어낸 음원 플랫폼의 시초’로 여겨지는 월간 윤종신은 2018년 10월 5일 현재까지 총 102곡의 노래를 발표했다.
2018 월간 윤종신 9월 호 - 기댈게
월간 윤종신의 성공 배경에도 역시 적재적소에 천재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 그리고 ‘꾸준함’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에서도 정석원과 유희열, 윤상, 김현철 등 오랜 세월 함께 작업해왔던 뮤지션들과 여전히 함께했다. 김연우, 조원선, 이적, 박정현, 양파, 김범수, 김윤아 등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은 물론, 정인, 정준일, 규현, 임슬옹 등 (당시 기준) 신인급 가수나 아이돌스타까지 불러 대신 보컬을 맡겼다. 타블로, 개코, 지코, 빈지노 등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주저하지 않았다. 유희열에 이어 윤종신의 2, 3대 ‘음악 노예’가 된 하림과 조정치, 포스티노 등 신진 작곡가들 역시 월간 윤종신으로 꾸준히 활용했다.  
대표적인 윤종신 '음악 노예'들. 왼쪽부터 조정치, 하림, 윤종신 / 출처: 2018 월간 윤종신 2월 호 '은퇴식' MV
윤종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4월만 제외하고 2010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총 102곡의 음악(리메이크 18곡 포함)을 꾸준히 발표하며 월간 윤종신의 페이지 수를 차곡차곡 늘려왔다. 대중들이 즉각 반응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곡이 발매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재조명 받는 경우가 많았다.
2012년 6월 호 '오르막길(좌)'과 2011년 6월 호 '말꼬리(우)'. 두 곡은 '월간 윤종신'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월간 윤종신> 대표곡은?' 설문조사에서 각각 33.5%, 28.1% 득표로 1, 2위를 차지했다 / 출처: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음악적 콘셉트가 확실히 잡혀가는 듯하자,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콘텐츠 분야 확장 작업에 들어갔다. 음악뿐 아니라 문학, 영화, 사진, 미술, 게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것이다. 앨범 재킷 디자인을 전문 미술가들에게 맡겨 앨범 외양만으로 좋은 관심을 끌기도 했고, 2014년에는 앨범 재킷 작업에 참여한 미술가들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2015년에는 '버드맨'(2015년 2월 호), '뱀파이어라도 좋아'(2015년 5월 호), 'The Lobster'(2015년 9월 호)처럼 영화를 보고 느낀 인상을 노래로 만들거나, 빈지노와 함께 작업한 'The Color'(2015년 4월 호)처럼 그림 전시회를 보고 노래를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2015 월간 윤종신 4월 호 ‘The Color'는 미술과 음악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미술 작품 하나가 완성되는 과정을 뮤직비디오에 그대로 담았다.
월간 윤종신의 핵심 콘텐츠인 '이달의 노래'에서는 뮤직비디오는 물론, 아티스트 인터뷰와 상세한 곡 소개까지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젊은 한국 작가들이 '한남동'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두고 쓰는 소설 '한남동 이야기', 짤막한 서평과 함께 달마다 두 권의 책을 추천해주는 '한 달에 두 권', 매번 다른 필자들이 각자 사연이 담긴 단 한 곡의 노래를 한 달에 한 번씩 추천해주는 '당신의 노래', 윤종신을 비롯해 김이나, 배순탁, 김세윤 등이 함께 주목할 만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 그리고 여기서 다룬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영화들을 추천해주는 'Side-B'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폭넓은 콘텐츠들을 다루고 있다.

월간 윤종신은 어느덧 윤종신만의 플랫폼이 아니라 모든 뮤지션들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음악처럼 다른 문화콘텐츠들의 포스팅도 꾸준하게 몇 년씩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뮤지션뿐만 아니라 소위 뜬다는 아티스트들이 모두 한 번씩은 거쳐 가는 일종의 통과의례 장소가 될지도 모른다.


플랫폼 확장... 또 다른 음악 플랫폼 구축

월간 윤종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윤종신은 또 다른 음악 플랫폼을 기획했다. 2016년 12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로서 장재인, 박재정, 에디킴 등 신예를 영입하고 이들을 위한 디지털 음악 유통 플랫폼, ‘LISTEN’을 만들었다. 
LISTEN은 유튜브 페이지로 운영되고 있다 / 출처: LISTEN 유튜브 페이지 캡처
LISTEN을 통해서 현재까지 발표된 곡은 모두 28곡이다. LISTEN은 월간 윤종신과 달리 정해진 주기 없이 수시로 음원을 발매하는 시스템이다. '2017년 올해의 노래'인 '좋니' 역시 월간 윤종신이 아니라, LISTEN 프로젝트 하에서 발매된 곡이다. 

‘탈 차트’를 지향해서 마케팅도 최소화한다. ‘저스트 리슨, 저스트 오디오(Just Listen, Just Audio)’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종신 음악 본연의 매력을 느끼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곡들을 주로 올린다. 월간 윤종신이 다소 ‘트렌디’한 편이라면, LISTEN은 보다 잔잔한 느낌이다. 2017년 9월부터는 ‘리슨 스테이지’라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미스틱 사옥 1층에서 미스틱 아티스트들이 하루에 꼭 한 번은 라이브 공연을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다재다능하며 개성이 강한 뮤지션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은다. 이는 다시금 이 플랫폼만의 성격을 견고하게 다져줘서 플랫폼 자체가 성장하게 만든다.


윤종신이 만든 플랫폼들의 잠재력

월간 윤종신을 비롯한 ‘윤종신’ 플랫폼들이 높은 가치 창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먼저 '플랫폼'의 정의를 잡고 갈 필요가 있다.

플랫폼이란 사용자, 고객, 파트너 등 복수의 그룹이 참여하고 공정한 거래를 통해 각 그룹이 합리적으로 가치를 교환하는 강력한 상생의 생태계를 의미한다. 여기서 ‘사용자’는 플랫폼에 접속해 플랫폼의 기능을 이용하는 모든 이를 통칭한다. 그중에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나 제품을 구매하거나 광고를 소비해 플랫폼의 가치를 높여주는 사용자가 ‘고객’이고, 이러한 플랫폼에 콘텐츠나 제품을 공급하는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주가 ‘파트너’다. 

본질이 음악 플랫폼인 월간 윤종신에서는 ‘읽고 보관하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대중들이 고객이다. 그리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작곡가, 보컬리스트, 그리고 힙합 아티스트 등이 바로 파트너가 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고객과 파트너 간의 중개를 통해 각 그룹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플랫폼의 가치는 고객과 파트너 사이의 직접 거래가, 높은 거래비용 탓에 비효율적일 때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교차 네트워크의 효과가 존재해 고객 기반이 클수록 파트너에 대한 효용도 더욱 커질 수 있고, 참여하는 파트너가 많고 다양할수록 고객에게 더 큰 효용을 줄 수 있다. 

특별한 음악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월간 윤종신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무수히 쏟아지는 대중음악의 홍수 속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성향의 음악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대로 '파트너'인 실력 있는 뮤지션들은 음악 창작 및 유통 플랫폼인 월간 윤종신을 통해 저렴한 마케팅 비용으로 본인들 스타일의 작품을 원하는 고객층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 월간 윤종신이 플랫폼으로서 높은 가치 창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월간 윤종신, 지금보다 더욱 가치 높이려면?

그렇다면 플랫폼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사용자 기반의 확대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 플랫폼은 무료 개방되어 있다. 가능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사용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확대하고 있다. 사용자 확대는 플랫폼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고객과 파트너 발굴을 위한 텃밭을 넓힌다는 의미를 가진다.

디지털 음악 유통 플랫폼인 LISTEN, ‘리슨 스테이지’라는 프로젝트의 시작 등 월간 윤종신과 윤종신의 회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실험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다양한 사용자와의 접점을 늘려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시도다.
한때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남동에 문을 열었던 '월간 윤종신 스튜디오'. 월간 윤종신은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확장도 시도했었다. 2017년 8월까지 전시를 진행했었지만, 현재는 전시공간으로서 활용은 잠시 접어둔 상태다 / 출처: 월간 윤종신
둘째,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확장’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가치 제고를 위해 확장 가능한 개방적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개방적 플랫폼은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기능, 정보, 서비스 등을 사용자나 파트너가 원하는 방식대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구(예: Open API)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파트너들로 하여금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 및 콘텐츠의 질적, 양적 향상을 위해 기여하게 한다. 

살리에리가 되지 않겠다는 윤종신은 시작부터 그야말로 개방적 생태계를 추구해왔다.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들이 윤종신이 만든 플랫폼을 통해 세련된 콘텐츠들을 끊임없이 유통한다.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시너지는 결국 고객과 사용자의 경험 차별화로 구현되고 있다.

셋째로, 플랫폼의 가치를 강력하게 만드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다. 여기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란 특정 플랫폼을 반드시 사용하게 만들 정도의 매우 영향력 있는 기능이나 서비스다. 사실상 진정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의 메신저 서비스, 네이버의 검색엔진 등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사례다.

그렇다면 월간 윤종신에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하는가? 솔직히 아직까지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월간 윤종신에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장착될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고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살펴본 개방적 생태계 구축을 통해 사용자나 고객 측면에서, 그리고 파트너 관점에서 다양한 가치 창출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월간 윤종신 홈페이지. 주소가 무려 '윤종신닷컴(http://yoonjongshin.com)'이다
월간 윤종신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당신의 노래'나 '한 달에 두 권'처럼 월간 윤종신을 구독하는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해주는 큐레이션(상품 추천) 서비스를 확장시켜도 좋겠다. 혹은 음악 장르별로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고객 커뮤니티 구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월간 윤종신 홈페이지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 장르와의 협업은 새로우면서도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의 대두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보게끔도 한다.

그러고 보면 파트너 관점에서도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구축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미 월간 윤종신은 저렇게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이 본인 작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종신' 플랫폼은 아직 젊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약 8년 7개월째에 접어든 월간 윤종신이라는 플랫폼은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고 또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파생 플랫폼들도 순항 중이다. 가수 윤종신은 이제 중년일지 몰라도, 그가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은 여전히 젊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원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월간 윤종신이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해 더욱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DBR 236호 <모차르트보다 위대한 살리에리? ‘전략적 인재 활용’으로 천재를 넘어서다>를 참조해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36호
필자 유성열 동아일보 기자, 박상순 Fin2B 대표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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