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오감(五感)을 입은 디자인이 더 쉽게 기억된다

오감(五感)을 입은 디자인이 더 쉽게 기억된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브랜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비율인 '최초상기율'은 시장점유율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즉,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곧 '많이 팔리는 브랜드'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 분투하는 이유다. 이때 빛을 발하는 것이 '감각 디자인'이다. 오감(五感)을 입힌 디자인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시각: 귀엽기만 하거나 아름답기만 해서는 안 된다?
헬로키티 가방(좌)과 샤넬의 플랩백(우). 귀여운 디자인은 보통 동그랗고 하부보다 상부가 더 큰 형태다. 반면 아름답고 우아한 디자인은 주로 가늘고 날씬하며 상하 비중이 균형을 이루는 형태다 / 출처 sanrio(좌) 샤넬(우)
귀여운 디자인의 헬로키티나 비츠필 스피커. 아름다운 디자인의 롤렉스 시계, 샤넬의 플랩백... 귀여움과 아름다움은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만 그 원리는 다르다. 사람들은 '젊음'과 '순진함' 또는 '천진난만함'을 암시하는 시각적 특성을 보고 '귀엽다'고 표현한다. 한편, '원숙함'과 '정교함', '고급스러움'을 암시하는 디자인에는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귀여운 디자인과 아름다운 디자인 모두에 사람들은 본능적 관심을 보이며 대상에 접근하고픈 욕구를 느낀다. 하지만 귀여운 디자인은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고, 아름다운 디자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베스파 스쿠터 '프리마베라'(좌)와 브라운의 커피메이커(우). 귀여우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진 이 제품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 출처 베스파(좌), 아마존(우)
귀여우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예는 '베스파 스쿠터'를 꼽을 수 있다. 스쿠터의 곡선 부분은 매끄러운 선형으로 이뤄져 아름답다. 한편 스쿠터를 가로지르는 중앙 지지대를 없애고 스쿠터 안쪽에 발을 올려놓을 수 있게 만들어 활기차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브라운 커피메이커'도 부드러운 원형 형태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지만 큼직한 손잡이로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청각: 소리와 결합된 브랜드가 더 쉽게 기억된다

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따라서 청각적 신호와 결합된 브랜드는 고객의 머릿속에 더 깊이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포르쉐 911 터보'가 배기 장치에서 뿜어내는 굉음, '킷캣' 과자를 분리할 때 톡 하고 울리는 맛있는 소리,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의 운전자를 안심시키는 독특한 문 닫히는 소리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풍선껌 브랜드 '후바 부바(Hubba bubba)'. 반복되는 이름이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 출처 위글리
브랜드 이름에도 청각적 효과는 빛을 발한다. 풍선껌 브랜드 '후바 부바'처럼 반복되는 소리로 구성된 브랜드 이름은 큰 소리로 부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주목을 끌어 쉽게 기억된다. 

음성상징론에 따르면 단어를 구성하는 소리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후설모음(ㅡ,ㅓ,ㅏ,ㅜ,ㅗ)은 무겁고 큰 인상을 주지만 전설모음(ㅣ,ㅔ, ㅑ,ㅟ,ㅚ)은 상대적으로 작은 느낌을 준다. 이를 브랜드나 제품 이름에 적용하면 특징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 소비자는 프로시(Frosh)라는 이름이 붙은 아이스크림을 프리시(Frish)라는 아이스크림보다 더 부드러우며 맛이 풍부하다고 인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촉각: 무거운 제품이 안전하다고 기억되는 이유

제품이나 제품 포장을 만지는 행위는 생각의 정교화를 유도하며 브랜드의 최초상기율에 영향을 미친다. 신체에 가장 넓게 분포된 감각기관은 '촉각'을 느끼는 감각기관이며 이는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와 연결된다. 사람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기 위해 각 매장을 떠도는 이유다. 웹루밍(제품 평가는 온라인에서 하지만 실제 구매는 매장에서 이뤄지는 형태)과 쇼루밍(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평가하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형태)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온라인 안경 전문점 와비파커(Warby Parker)의 오프라인 쇼룸. 쇼룸이 없던 곳에 쇼룸이 생기면 해당 상권 와비파커 제품 최초 구매자 수가 7% 이상 늘어난다. 즉, 쇼룸은 최초 구매자들을 더 많이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D.R. Bell, S. Gallino, and A. Moreno, “Offline Show- rooms in Omnichannel Retail: Demand and Operational Benefits,” Management Science, published online March 23, 2017) / 출처 와비파커 페이스북
또, 제품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브랜드에 대한 인지적 정보가 높아지고 생각이 더욱 정교해지는 효과가 있다. 단순히 감각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과 연관돼 이해되기도 한다. 예컨대 무거운 자동차의 문은 엄격하고 안정적이라는 기억으로 남는다. 


후각: 향기의 기억은 더 강력하다
시그니처 향을 가지고 있는 유명 호텔들 중에는 이를 디퓨저, 캔들 등으로 제작해 판매하는 곳도 있다. 그만큼 향기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 출처 The Ritz-Carlton
제품에서 나는 향기도 브랜드의 의미와 최초상기율에 영향을 미친다. 향기는 그와 관련된 기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일명 '프루스트 효과'다. 시각적인 기억은 3개월만 지나도 50% 이하로 떨어지지만, 향기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12개월 후에도 65%에 이른다. 즉, 향기에 대한 기억은 오랫동안 지속될 뿐 아니라 강력한 방식으로 브랜드 최초 상기율을 높인다.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 칼튼, 홀리데이인 등 세계적인 호텔이 시그니처 향기를 만들어 로비와 객실에 사용하는 이유다. 싱가포르 에어라인의 향기가 나는 물수건도 프루스트 효과를 노린 서비스다. 


감각을 입은 브랜드는 힘이 세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감각적 즐거움은 오감의 교향악과도 같다. 고객을 사로잡는 것은 오감의 교향악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기업의 몫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56호
필자 박충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마셜경영대학 마케팅 석좌교수

인터비즈 최예지, 이방실 정리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