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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취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 떠오른다...'멍 때리기'의 힘

뇌과학과 경영
(22) 두뇌는 휴식이 필요할 때 '멍 때린다'



직장생활은 출근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상사와 주위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도 없다. 하지만 이는 결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두뇌는 한 과제에 집중하게 되면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이미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기존의 신경회로를 부지런히 왕복할 뿐이다. 그러다 보면 한 번 정해진 패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일을 잘한다는 것의 정의는 정해진 패턴대로,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접근방법과 다른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다른 사람이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떠올리는 등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솔루션을 찾는 것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고,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리노이 대학의 스텔란 올슨(Stellan Ohlsson) 박사는 사람들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새로운 방법을 떠올리기 보다는 이전에 통했던 전략을 적용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생각 보다는 잘 알고 있고, 잘 할 수 있는 익숙한 방식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것이 일이 잘못되거나 실패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낯선 산에 오를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이미 다져진 길을 따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방법은 더욱 나은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하도록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 반반하게 다져진 길은 비록 편하고 안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산삼처럼 값진 약초를 발견할 수는 없다. 산삼이나 희귀버섯 등 값어치 있는 약초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을 찾아 다녀야 한다. 쉴 새 없이 바쁘게 지내는 것은 반반하게 다져진 길을 찾아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창의력이라는 값어치 있는 약초를 발견할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Two streams hypothesis. 시각정보는 두정엽에서 경로(where)를, 측두엽에서 형체(what)를 인식하여 종합적으로 판단된다/ 출처 위키피디아
사람의 두뇌는 영역에 따라 그 기능이 나누어져 있다. 두뇌의 전 부위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자극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따라 여러 부위가 힘을 합쳐 문제해결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눈을 통해 어떤 물체를 바라보면 귀 옆의 측두엽에서 물체의 형태를 인지한다. 머리 윗부분의 두정엽에서는 공간과 경로에 대한 해석을 담당해 두뇌 뒤편에 있는 시각피질과 함께 정보를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전두엽은 이렇게 두정엽과 측두엽을 통해 복합적으로 결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떠한 물체가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파악한다. 

마찬가지로 직장인들이 업무에 몰입하거나 동료들과 토론 혹은 회의를 할 때, 또는 프레젠테이션 등을 할 때는 그에 관련된 특정 부위들이 활성화된다. 이렇게 활성화되는 영역들을 주의 네트워크(attention network)라고 한다. 집중해야 할 일이 끝나고 편안하게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하면 방금 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던 두뇌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들이 활성화된다. 공부할 때는 서재의 불을 켜고 다른 방의 불은 모두 꺼 놓다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거실로 나올 때는 서재의 불을 끄고 거실의 불을 켜는 것과 마찬가지다. fMRI를 이용하여 뇌를 촬영해보면 무언가 집중할 때와 그렇지 않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때의 활동 부위가 다르다고 한다. 
과제를 수행할 때의 뇌(위)와 휴식을 취할 때의 뇌(아래)/ 출처 Marcus Raichle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활성화되는 뇌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부른다. 간단히 디폴트 네트워크라고 하기도 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두뇌 속의 주요 허브를 연결한 신경망으로 창의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두뇌 안에는 다른 부분보다 신경망이 집중되는 부위가 존재한다. 미국과 같이 광활한 영토를 가진 나라에서는 뉴욕이나 시카고, LA 같이 큰 도시에 대형 공항을 둔다. 반면 작은 도시에는 작은 규모의 공항을 두어 마치 자전거바퀴처럼 항공망을 연결하고 있는데 이 때 소도시의 항공기들이 몰려드는 큰 도시의 공항을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망처럼 두뇌에도 다른 부위에 비해 신경망이 더욱 집중되는 부위가 있다. 이 부위가 두뇌 허브이고 허브들을 연결한 신경회로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이다. 
이러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사람이 무엇인가 해결해야 할 일에 주의를 기울여 인지활동을 강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가 되면 에너지 소비가 더욱 증가한다. 산소와 혈당을 운반하는 피가 더 많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로 몰리고 더 많은 포도당과 대사물질을 소비한다.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휴식상태에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에너지 소모가 증가되는 것일까? 이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에서 두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나타낸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에서 두뇌에서는 그 동안 외부 환경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가 활발하게 흘러 다니며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하고 정보를 서로 결합하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렘 수면상태에서 일어나는 두뇌활동과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업무로부터 동떨어진 상태에서 한가롭게 지내거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행동할 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통찰력 있는 해법을 찾고 창의적 사고를 떠올린다. 이른바 ‘유레카 모멘트(Eureka Moment)’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어린이백과<만화로 보는 교과서 인물 아르키메데스>(좌)/ 네이버 지식백과<과학인물백과 아이작 뉴턴>(우)
아르키메데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죽어라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무거워진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찾아간 목욕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였다. 뉴튼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낸 것도 다를 바 없다. 왜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질까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순간에 번쩍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세상의 모든 발견과 발명들은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머리 싸매고 있는 동안 떠오른 아이디어보다는 문제로부터 멀어져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른 것들이 더 많다. 
종합해보자면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되면 그 과제의 해결에 필요한 주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하던 일에서 벗어나 업무와 동떨어진 생각을 하거나 업무를 잠시 잊고 멍하게 있으면 주의 네트워크는 잠시 비활성화되면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에 주도권을 내어준다. 이 순간에 두뇌는 기특하게도 주의 네트워크가 해결하려고 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이를 연결한다. 때로는 이에 대한 답을 섬광처럼 짧은 순간에 흘려 보낸다. 그러니 무턱대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참고문헌]
1. Marcus E. Raichle et al.(2001). A default mode of brain function. PNAS Jan. 16, 98(2), 676-682
2. Vonne Van Polanen, Marco Davar(2015). Interactions between dorsal and ventral streams for controlling skilled grasp. Neuropsychologia, Dec. 79(Pt B): 186-191
3. 데이비드 록(2010). 일하는 뇌. 랜덤하우스 코리아

필자 양은우

필자 약력
- 고려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일리노이주립대(UIUC) 경영학 석사
- 한국능률협회 전임교수
- 저서 <관찰의 기술>,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워킹 브레인>

인터비즈 콘텐츠팀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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