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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완장' 떼고 직접 발로 뛰어 성공시킨 맥주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Samuel Adams Boston Lager)는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 인기 있는 맥주입니다. 이 맥주를 만드는 미국 보스턴 비어 컴퍼니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손꼽힙니다. 사무엘 아담스 맥주는 처음에 그저 작은 군소 맥주 브랜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사무엘 아담스가 유명해진 여러 이유 중 하나로 창업자 짐 코흐(Jim Koch)가 직접 영업현장에 뛰어들어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짐 코흐 본인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2012년 7,8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영업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바랍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1984년 가업을 이어받아 새로운 맥주회사인 '보스턴 비어 컴퍼니'를 설립할 당시 창업자 짐 코흐(Jim Koch)는 하버드대에서 3개의 학위를 받았고 7년 동안 경영 컨설팅을 해온 경력도 있었다. 창업 당시 짐 코흐는 영업이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털어내는 약간 미심쩍은 행위라고 여겼다. 한마디로 영업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더구나 당시에 자존심 강한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영업사원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짐 코흐 역시 하버드 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유명 컨설턴트가 됐고 맥주회사를 만들면서 뛰어난 경영전략과 맥주 맛으로 차별화를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출처 보스턴 비어 컴퍼니 홈페이지
하버드 출신, 영업 현장에서 거절당하다

짐 코흐는 원래 양조기술자 가문의 일원이었다. 컨설턴트 일을 하던 그는 가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동안 터득한 경영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훌륭한 맥주 브랜드를 만들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컨설턴트를 관두고 수제 맥주 회사를 설립, 달랑 2명으로 시작했다. 

그는 차별화된 맛에 자부심을 가지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성공을 확신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보스턴의 모든 맥주 유통업자들은 그가 만든 맥주의 납품을 거절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벽을 만난 그는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해결책을 찾다가 결국 술집과 가게에서 맥주를 팔기 위해 직접 영업현장으로 나가게 됐다.

하지만 한 번도 영업을 한 적이 없었던 짐 코흐는 당연히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서점으로 달려가 서점 내에 진열돼 있는 유일한 영업 서적 <판매의 기술(How to Master the Art of Selling)>을 한 권 구입해 곧장 읽어 내려갔다.

그는 영업을 시작하는 방법, 고객의 불만에 대처하는 방법, 영업을 마무리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정독했다. 책을 읽은 후 술집으로 가 첫 번째 영업을 시도했다. 짐 코흐는 ‘타고난 영업맨’이 아닌 데다 주위에는 보스턴 비어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영업현장을 처음 접하면서 무서워 죽을 것만 같았다고 토로했다. 
 
초반에는 고객을 방문해 기존 술집에서 판매하는 맥주와 전혀 다른 풍미를 지닌 새뮤얼 애덤스 보스턴 라거(Samuel Adams Boston Larger)를 양조하는 새로운 맥주회사의 소유주라고 30초 정도 짧게 자신을 소개를 했다. 이어 ‘새뮤얼 애덤스 보스턴 라거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상대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을 하면 회사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2∼3개의 기사를 내밀었다. 제3자의 추천이 있으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판매의 기술'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런 다음 가방에서 시원한 맥주 6병과 컵을 꺼내 맥주의 맛을 보고 싶은지 물었다. 짐 코흐는 상대에게 맥주를 맛 보일 기회를 얻을 수만 있다면 판매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첫 번째로 영업을 시도한 날, 술집 주인은 맥주 맛을 본 후 가게에서 팔아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짐 코흐는 술집 주인의 승낙에 흥분한 나머지 술이 몇 상자나 필요한지 묻지도 않고 가게를 나와버렸다. 결국 다음날 가게로 돌아가 다시 주문을 받아야만 했다. 성공적인 첫 번째 영업 이후 그는 지금까지 술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맥주를 팔고 있다.
 
이제 설립 35년이 된 보스턴 비어 컴퍼니는 5억 달러가 넘는 연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 코흐는 여전히 양조를 제외한 그 어떤 비즈니스 활동보다 영업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에서 일하는 동안 스프레드시트에 기록된 데이터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시장에서 직접 고객을 상대하며 익힌 지식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그의 회사가 고안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는 대개 영업 활동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예컨대, 그는 짐 소매업체들이 발효 사과주를 운반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술의 브랜드, 구매자, 그리고 고객들이 그 술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했다. 몇몇 도시에서 4∼5일 동안 사과주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는 주제로 40건의 대화를 나눴다. 통계적으로 보면 그다지 데이터가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짐 코흐의 경험에 미뤄보면 40명의 현명한 소비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그 어떤 컨설턴트가 내놓는 연구 자료를 열람할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짐 코흐는 고객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사과주를 맛본 후 풍미를 한층 개선해 ‘앵그리 오처드(Angry Orchard)’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다.

짐 코흐는 맥주 회사를 운영하면서 고객을 찾아가 직접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도전적인 지적 활동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했던 그 어떤 일보다도 훨씬 도전적인 활동이다.) 


영업의 핵심은 자사가 내놓는 상품이 고객의 목표(자사의 목표가 아니라 고객의 목표) 달성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짐 코흐는 술집에 발을 들여놓은 후 약 30초 동안 그 장소의 경제학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게의 전략이 무엇이며 고객은 누구인가? 그 가게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 어떤 종류의 맥주가 가장 경쟁력이 약한가, 그 맥주를 밀어내고 우리 회사 맥주를 공급하면 판매가 늘어날까? 누가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가? 그런 다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직접 연결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복잡하고 모호하다. 하지만 제대로 수행한다면 영업 과정 자체를 당당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질적으로 훨씬 뛰어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기업에서건 영업만큼 중요한 부문은 없다. 
영업이 없으면 관리해야 할 비즈니스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영업을 하다보면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를 경험하기도 힘들고 CEO와 같은 대접을 받지도 못한다. 관리자가 10피트 옆에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관리자가 자리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바텐더도 많다. 뉴욕의 어느 슈퍼마켓에서 새뮤얼 애덤스 스티커 위에 붙어 있는 경쟁 제품 스티커를 떼내다가 들켜 쫓겨난 적도 있다. 영업을 하는 것은 고객의 손에 목숨을 내맡기는 일과 같다. 영업은 겁쟁이들에게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사실 영업보다는 마케팅이나 관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쪽을 선호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97호
필자 짐 코흐

인터비즈 문채영 정리
inter-biz@naver.com

* 표지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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