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회사 내 \

"회사 내 '정치 9단'들 어떡해야 하나"...사내정치도 잘 해야 산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A 부장과 B 과장은 입사 동기다. B 과장은 A 부장보다 더 좋은 대학 출신이고 입사 성적도 최고 점수였으며 업무 능력과 전문 지식이 뛰어나다. 남들이 모두 회피하는 일도 혼자 밤을 새워서라도 묵묵히 완수해낸다. 그러나 대단한 원칙주의자라서 타인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원칙에 어긋난다면 거절하는 타입이다. 이러한 성향 탓에 B 과장은 이번에 또다시 차장 진급에 실패했고 회사에 계속 남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반면 A 부장은 전략기획팀장으로 B 과장보다 이미 두 단계 높은 직급이다. 항상 자신감에 차있고 일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A 부장은 차기 임원 영순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원들이 A 부장을 탁월한 팀장이라고 칭찬할 때마다 팀원들은 어이가 없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 모든 게 전적으로 A 부장의 업무 능력과는 별개로 상사들로부터 신임을 끌어내는 능력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혹시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도 A 부장 같은 ‘정치 9단’의 얼굴이 한 명쯤 떠오르지는 않았는가?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캡처(출처 네이버TV)
사내정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

가상의 사례지만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장면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잘 서야 한다' '내 편을 만들어야 한다' '결코 튀어서는 안 된다' '정보를 함부로 공유하면 안 된다' '기회는 양보하지 말고 쟁취하라' '회사 내에서도 아군과 적군이 있으니 잘 구별해야 한다' 등 회사에선 실력이 다가 아니라는 명제에 동의할 것이다. 

회사 내에서 사내정치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내정치는 기업 성과와 문화에 영향을 주고 나아가 기업의 존속과도 관련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직이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내정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관리자라면, 사내정치 관리를 위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이다.
  1) 사내정치가 없는 회사가 존재하는가? 

2) 사내정치는 부정적인 것인가? 긍정적인 것인가? 

3) 사내정치를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1) 사내정치가 없는 회사가 존재하는가?
tvN 드라마 미생 캡처 (출처 네이버 TV)
사내정치는 제한된 자원과 기회 때문에 발생한다. 유사 이래 어떤 조직에서도 한정된 자원 앞에서 권력투쟁이 100% 사라졌던 경우는 없었다. 이렇듯 회사의 사내정치는 어떤 형태로든 발생하므로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차라리 이롭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하겠다.

예컨대 이런 문제다. 성격에 따라 선천적으로 타고난 권력지향가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사내정치를 대하는 태도에는 그만큼 직원 간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조직 내의 사내정치 및 힘겨루기에 매우 불편해하고 때로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힘들어하는 인재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내정치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는 직원 개인뿐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성격뿐만 아니라 경험에 따라 사내정치를 받아들이는 능력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신입사원이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사내정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조직 적응의 성공 여부나 적응 시간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에게 조직의 사내정치는 문화적 충격으로 초기에는 감당할 수 없는 혼란과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만약 사내정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적응을 도울 수 없다. 그러니 차라리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2) 사내정치는 부정적인 것인가? 긍정적인 것인가?
tvN 드라마 미생 캡처 (출처 네이버 TV)
어떤 방식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내정치라는 용어를 먼저 포괄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정의해볼 필요가 있다. 즉 사내정치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모으고 최대한 활용해 문제 해결을 하는 일련의 행위'라는 관점에서 정의해보자는 말이다. 여기에는 아직 어떠한 가치판단도 개입되어있지 않다.

이렇게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빼고 사내정치의 뜻을 정의할 경우 직원들의 행동 그 자체를 보게 되므로 오히려 사내정치의 구별이 더 명확해져 리스크를 관리하기 편해진다. 만약 당신이 목격하고 있는 사내정치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헷갈린다면 다음의 3가지 기준에 비춰 간단히 구분해볼 수 있다.


1) 개인 혹은 집단의 사적인 이해관계를 극대화하는 것인가, 아니면 회사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가?
2)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절차가 회사가 지향하는 룰과 절차와 얼마나 유사한가?
3) 사내정치의 결과에 따른 인정과 보상이 기여에 맞게 배분될 수 있는가?



3) 사내정치를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관리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회사는 사내정치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직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만약 직원들이 조직의 불확실성을 매우 크게 느낀다면 합리적 예측이나 준비가 어렵게 되고, 경쟁의 정도와 수단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어 부정적인 사내정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측면과 운영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제도 측면에서는 개인의 성과 평가, 금전적-비금전적 보상, 승진, 조직 이동, 인정 등 인사제도 전반을 제대로 정비하고,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리더들의 행동이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줘야 한다. 긍정적인 사내정치를 수행하는 리더가 성공하는 회사에서는 사내 직원들도 그렇게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를 격투기에 비유해 생각해보자. 동네에서 불량배들이 규칙도 없이 무기를 사용하고 패거리를 이용하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의 사내정치 경쟁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고 권투와 같이 정해진 공간과 시간에서 룰에 따라 경쟁하는 것, 또 심판이 그 룰을 잘 지키고 있는지 관찰하고 어긋나는 경우에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선의의 경쟁, 즉 긍정적인 의미의 사내정치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사내정치를 꿈꾸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

다음은 실제 사례들로 회사 리더들이 긍정적 의미의 사내정치를 만들어낸 경우들이다. 

1) A사 : 프로젝트를 통한 선의의 경쟁 (경쟁의 제도화)

A사는 직원 간 내부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사원들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과제나 프로젝트를 스스로 발견해서 수행하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프로젝트 선정, 팀 빌딩, 수행 등 전과정에서 동료들과의 경쟁이 벌어지는데, 이때 사내 타 부서에 대한 관심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긍정적 의미의 사내정치 기술을 발휘하도록 유도했다. 대신에 프로젝트의 진척 사항, 결과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시스템으로 사내정치의 부정적 효과는 최소화했다.

혹자는 경쟁이 너무 지나쳐서 긴장감이 높고,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회사의 역량을 몇 단계는 끌어올린 원동력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건전한 사내 경쟁이 개인, 팀, 회사의 성장이라는 효과를 이끌어낸 사례로 볼 수 있다. 
2) B사 : 제도 모니터링 (불확실성의 감소)

B사의 경우 성과평가 지표가 제대로 계량화되어 있지 않았다. 직원들은 불확실성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B사는 불공정한 평가 요소들이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조직별로 평가의 공정성을 수치화했다. 그러자 관행적으로 수행하던 성과평가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다. 임원들이 팀장을 평가하는 관행이 바뀌었고, 팀장들이 팀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관행도 개선되었다. 제도를 꾸준히 모니터링해 조직 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3) C사 : 관리자들의 행동 유형 파악 및 피드백 (직원들에게 행동의 준거 제공)

C사의 경우 임원과 팀장들의 행동을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임원과 팀장은 회사의 거울이라는 관점에서다. 실제로 그들의 행동은 직접적으로 사내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내 직원들의 태도와 행동이 그 회사의 문화, 더 나아가 회사의 성과를 결정짓게 된다. 그래서 임원과 팀장들은 자신의 행동을 분석한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피드백 받으며 이 자료는 인사고과 및 승진 시에도 성과만큼이나 중요한 평가 자료로 활용된다.

관리자들의 행실을 평가하는 이러한 평가 방법은 어떻게든 성과만 잘 내면 좋다는 '성과 만능주의'를 의식해 도입됐다. 팀 케미스트리를 망쳐가며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사내정치의 부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 사내정치에 경각심을 가지게 하면서 동시에 조직의 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 또한 사내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이 글은 DBR 2014년 2월 호 <공공연한 비밀 사내정치, 룰에 따라 싸우는 場을 열자>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46호
필자 박광서 이화여대 경영대 겸임교수 / 페이 거버넌스 아시아 총괄 부회장

인터비즈 오종택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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