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휴가 기간에 일 생각하며 스트레스 ... 회사가 놔줘야 한다

휴가 기간에 일 생각하며 스트레스 ... 회사가 놔줘야 한다

휴가를 다녀왔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고 싶었지만 휴가 중에도 일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회사 책상에 앉아 있지 않지만 계속 일을 하는 기분. 팀 메신저창에서 계속 메시지 알림이 울렸고, 습관적으로 업무 메일에 접속했다. 멍하게 있다 보면 어느새 돌아가 해야 할 일을 곱씹고 있었다. 혹시 지금 끄덕이고 있지 않은가? 


일에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영화 쇼생크 탈출 (출처 네이버 영화)
직장인들은 회사를 나서도 '일의 감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제대로 휴가를 가지도 못하고, 가서도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1) 가야 할 휴가는 멀리, 해야 할 일은 가까이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업무를 처리하기도 바쁜 직장인에게 휴가는 멀기만 하다. 미래 휴가 계획까지 세울 여력이 없다. 계획도 없이 휴가철이라고 무작정 휴가를 쓰느니 수당을 받는 쪽을 택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8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휴가 계획이 없는 사람들은 전체에서 약 45%다. 이들 중 76.1%의 응답자가 '여가시간 및 마음의 여유 부족'을 휴가를 떠나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직원들이 쉼 없이 지친 채 일하는 상황은 조직 입장에서도 비효율적이다. 

2) 나 없는 동안 일 터지면 어쩌지?
부재시 생길 일에 대한 걱정도 직장인들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사람인의 2018년 조사를 보면, 여름 휴가를 쓰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의 43.1%가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가 중 실제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크루트의 2017년 조사에서는 '휴가 중 회사의 연락에 어떻게 대처 하는가' 문항에 응답자 27.6%는 '휴가 중 업무지시에 대해 연락을 받고 즉시 업무를 처리했다'고 답했다. 늦게라도 확인해 연락을 한 경우도 26.6%나 됐다. 

일과 휴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회사의 태도는 직원들에게 '휴가를 떠나지 말라'는 암묵적 신호로 해석된다. 자리를 비운동안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결국 직장인들은 휴가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3) 휴가 다녀오면 밀린 일 쌓여 있을텐데...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 중 돌아가 쌓여있을 업무를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해 휴가 때 일을 한다. 여행 사이트 익스피디아의 2016년 조사는 휴가 중 매일 1회 이상 업무를 확인하는 비율이 88%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 일을 한다는 답변은 68%, 두고 온 일 때문에 불편하다는 답변은 72%로 각각 세계 평균인 37%, 4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결국 휴가를 떠나서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해 행복감이 낮아지는 결과가 초래된다. 


'피로한 휴가'는 조직이 해결해줘야 할 문제다

"왜 제대로 쉬지 못하느냐"고 개인만을 탓할 순 없다. 직원들이 제대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조직이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단순히 휴가를 떠나라고만 독려할 것이 아니라, 휴가에 가서 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1) 직원이 휴가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직은 직원들에게 휴가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조직에 기여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업무에 치여 휴가를 떠밀려 가거나 아예 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직은 성과리뷰를 하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휴가 계획을 독려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언제 얼마나 휴가를 갈 것인지, 떠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처리하고 갈 것인지 등을 주기적으로 묻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휴가계획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된다. 
2) '단절 보너스(Disconnection Bonus)'를 준다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등 전자기기 덕분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론 그것들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업무에 묶여 있다. 제대로 된 휴식을 유도하기 위해 단절되어 있는 시간에 비례해 추가 휴가일수, 금전적 인센티브 등을 지급하는 '단절 보너스'를 고려해볼 수 있다.

직원이 휴가 동안 이메일 시스템에 접속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직원이 휴가 중 자신의 이메일에 접속하려고 하면 경고창을 띄운다. "지금 로그인 하시게 되면 매일 2시간의 추가 유급휴가 보너스가 사라집니다. 정말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는 동안 업무에 대한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에 반대로 인센티브를 지급해서 휴식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
3) 휴가 앞뒤로 완충장치를 마련한다
대부분의 직원이 휴가를 떠나기 전 날 미처 다 처리하지 못한 업무 때문에, 그리고 휴가에서 돌아오는 첫 날 밀려 있는 업무 때문에, 혼란에 빠지게 된다. 만약 회사 규칙으로 '휴가 복귀 첫날 어떤 회의에도 참석할 필요 없다'와 같은 조항을 추가해 둔다면 어떨까? 5일 이상의 휴가 앞 뒤로 추가적인 유급 휴가를 지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휴가 앞뒤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직원은 최소한 업무부담이라는 이유만으로 휴가를 기피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프로는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출처 네이버 TV)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모든 업무적인 연락을 끊은 채 두 달간의 휴가를 지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재충전의 기회를 중요시 하고 휴가를 독려한다. 그의 회사는 이미 5년 마다 1개월의 휴가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더 많은 휴식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IT기업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또한 적극적인 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3년 이상 근속 대상자 전원에게 연월차 외 15일의 유급휴가와 5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고 있다. 직원이 야근하면 상사의 월급을 깎기도 한다. 이러한 복지 제도 덕분에 직원들의 사기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근속연수가 연장되어 숙련된 인력을 장기 확보하는 효과도 봤다고 한다.

조직은 직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휴가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약 79%가 피로 누적으로 모든 일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했다고 한다. 적절한 휴식이 함께 병행되지 않으면 제대로 일할 수도, 오래 일할 수도 없다.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일할 수 있는 조직, 그게 바로 프로페셔널한 조직이다.

* 이 글은 컨설팅업체 의 보고서 Work and Life : A Behavioral Approach to Solving Work-Life Conflict'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오종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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