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온라인 기업의 역(逆) 질주...오프라인 매장의 新 전략 \

온라인 기업의 역(逆) 질주...오프라인 매장의 新 전략 '쇼룸'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온라인 사업만 하던 기업들이 오프라인에 '쇼룸'을 내고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쇼룸에서는 제품을 사용해보거나 착용해볼 수는 있어도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제품이 마음에 들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쇼룸은 고객을 끌어들인다. 매장을 판매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만든 것이 핵심이다. 이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까지 '쇼룸화'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쇼룸' 내놓는 온라인 기업들
보노보스(bonobos)의 가이드숍 내부 모습.. 크지 않은 매장 규모와 피팅룸이 보인다. 보노보스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이드숍에서 직원의 1:1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옷을 집 또는 사무실로 무료 배송해준다... 출처 보노보스 페이스북
미국 온라인 남성복 전문 업체 보노보스(bonobos)는 지난 2016년 '쇼룸(제품을 전시, 직매, 실연하는 곳. 기업의 PR이 주 목적이다)'을 마련했다. 2007년 보노보스를 창업하던 당시 그들의 비전은 몸에 더 잘 맞는 남성용 바지를 매장이라는 '거품' 없이 판매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보노보스의 목표는 2020년까지 100개의 오프라인 매장(쇼룸)을 여는 것이다. 쇼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두 가지 쇼핑 채널의 장점을 압축한 것이다. 쇼룸에서 원하는 상품을 직접 보고, 만지고, 착용해 볼 수 있지만 실제 구입은 불가하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매장 내 구비된 태블릿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현장 구매가 불가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보노보스의 오프라인 태생(born offline) 고객들, 즉 최초 거래를 실제 매장에서 결정한 고객들이 온라인 태생(born online)의 고객들보다 매출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쇼룸을 방문한 고객이 평균 거래 금액도 더 컸고 구매 품목의 평균 수도 더 높았다. 
와비파커의 오프라인 쇼룸. 현재 약 6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나 닐 블루 멘틀 와비파커 공동 창업자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향후 800~100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와비파커 페이스북
온라인 안경 전문점 와비파커(Warby Parker)도 쇼룸의 덕을 봤다. 쇼룸이 생기면 온/오프라인 상관없이 해당 상권의 최초 구매자 수가 7% 이상 늘어났다. 쇼룸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온라인 채널의 신규 구매자 비율이 75%인 데 반해 쇼룸의 신규 구매자 비율은 83%에 달한다. 새로운 쇼룸 하나가 생겼을 때 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하는 신규 구매자 비율이 75%에서 67%로 떨어졌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려고 했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쇼룸에서 직접 체험한 뒤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쇼룸은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쇼룸을 경험한 고객들은 쇼룸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고객들보다 브랜드에 더 강한 애착을 갖는다는 연구도 있었다. 

온라인 브랜드들이 쇼룸을 만들어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야말로 역발상이다. 이는 고객의 몰입도를 높여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더욱 의미 있게 한다. 또한 직원들은 고객을 직접 만나 온라인만으로는 얻기 힘들었던 정보를 얻고, 즉각적인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고객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존재 이유, '판매' 아니라 '경험' 제공하기 위함이어야...

보노보스, 와비파커뿐 아니라 애초에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기업들도 매장 성격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바로 매장을 판매와 구매의 공간에서 고객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경험 센터'로 탈바꿈하는 방식이다. 그래야 매장의 의미를 단순 구매에서 '궁극적인 목적지'로 확장할 수 있다. 구매의 목적을 온라인에 뺏긴, 죽어가는 오프라인 시장의 생존전략이다. 
삼성837에서 4D VR 극장 체험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좌)/삼성 기술로 제작된 스크린을 체험할 수 있도록 건물 내부에 공간을 만들었다(우)/ 출처 samsung387
2016년 2월, 삼성은 미국 맨해튼에 약 1550평 규모의 플러그십 매장 '삼성837'을 오픈했다. 기존 매장과 달리 이곳은 고객들이 삼성 제품들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공간이다. 매장은 전시물을 매 시즌 신제품으로 교체하고 가상현실(VR) 차량 체험, 유명 DJ의 공연, 75석 규모의 극장을 마련했다. 또한 포토존을 만들어 고객들이 매장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도록 자극한다. 
Oak Labs의 interactive fitting room 사용 모습. 피팅룸 안의 밝기 조절부터 원하는 옷의 사이즈, 색상, 디자인 모두 피팅룸에서 고를 수 있다. 출처 Oak Labs 페이스북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회사 오크 랩스(Oak Labs)는 스마트 피팅룸을 개발했다. 이 피팅룸에선 터치스크린으로 입고 싶은 옷을 고를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피팅룸 밖을 나갈 필요 없이 상품의 디자인과 사이즈 등을 선택해 직원이 가져다주도록 한다. 또 피팅룸 내의 조명을 외부와 흡사하게 변경해 고객이 다양한 조건에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결제도 피팅룸에서 가능하며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른 뒤 피팅룸을 나서면 내가 고른 옷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고객들의 퍼스널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렁크클럽(Trunk Club)에서는 고객이 판매 사원과 개인 약속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아마존북스(Amazon Books)는 아마존 온라인 사이트에서 별 4개 이상의 평점을 받은 책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한다. 고객의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고, 매장에 녹여 제시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한층 깊어진 모습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쇼룸화'... 침체기 속 돌파구 되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계속된 침체기에 시달리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의 수와 면적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제는 전통적 소매업체 다수가 상당한 규모의 온라인 채널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택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만으로는 생존이 힘들다는 판단이다. 궁지에 몰린 오프라인 매장은 경험적 요소를 더 많이 추가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이른바 오프라인 매장의 '쇼룸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쇼룸은 매장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고정비용이 적다. 또 판매 위주가 아니므로 기존 매장보다 물류비도 적게 든다. 쇼룸으로 변신한 매장들은 좀 더 매력적이고 친근한 환경을 조성한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일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원하거나 급한 구매 니즈가 있는 고객들은 쇼룸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없으므로 잠재적 판매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엇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예측이 가능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가능성이 잠재적인 리스크로 남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죽어가는 오프라인 시장의 혁신적인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작은 규모, 하이터치(High-touch, 하이테크와 대조되는 인간적 감성), 창조적 공간이 리테일 매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53호
필자 데이비드 R. 벨 (David R. Bell)

인터비즈 최예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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