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금전적 보상은 도리어 일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떨어뜨린다

금전적 보상은 도리어 일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떨어뜨린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퀴즈다.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면 회사 직원들의 업무 의욕이 고취될까? 정답은 물론 '그렇다'다. 금전적 보상은 분명 중요하며 직원들의 업무 의욕 고취에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금전적 보상은 장기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인 보상책일까? 이에 대한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다. 금전적 보상은 효과가 단기적이며 금세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과업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로봇은 배터리로 충전하고 직장인은 돈으로 충전... 하는 줄 알았는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금전적 보상은 도리어 일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떨어뜨린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재미있는 이야기 한 가지를 들려주려 한다. 한 마을에 노인이 살고 있었다. 동네 꼬마들은 매일같이 노인의 집 앞에서 시끄럽게 놀았다. 소음을 참다못한 노인은 한참 궁리하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내일 아침에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내가 1000원씩 주마." 다음 날 아이들은 노인의 집 앞에서 신나게 놀고 1000원씩을 받았다. 노인은 또 제안했다. "내일 아침에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500원씩 주마." 다음 날 노인은 아이들에게 500원씩 나눠준 후 또 한 번 제안했다. "내일도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놀면 10원씩 주마." "10원이요? 에이, 시시해." 아이들은 하나 둘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아이들은 노인의 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인이 예상했던 바가 정확히 들어맞은 셈이다. 분명 소싯적 어딘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노인이리라.
노인은 지혜롭고 강하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드래곤볼Z : 부활의 F> 예고편 캡처
앞의 이야기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놀던 동네 꼬마들 놀이가 노인의 금전적 보상으로 인해 어떻게 변질되는지를 보여준다. 즐거움 그 자체로 행해지던 놀이에 액수가 줄어드는 방식의 보상이 가해지자 아이들은 흥미를 잃었고 결국 그만두기까지 했다. 사회심리학자인 드시(Deci)와 동료 연구자들은 '지루하고 의미 없는 과업'에 물질적 보상이 주어졌을 때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업'에 물질적 보상이 주어졌을 때 재미와 흥미가 더욱 급격히 떨어짐을 발견했다. 특히 보상 종류나 액수를 미리 알고 있을 경우, 놀랍게도 과업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는 36%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은 지속성이 약하다

이를 업무 성과에 맞춰 지급되는 금전적 보상에 적용해보자. 업무 자체에서 즐거움과 흥미를 느끼는 직원에게 동기 강화 명목으로 금전적 보상을 지급한다면? 업무에서 느끼던 순수한 즐거움은 사라지고 돈 때문에 일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까? 드시와 플래스트(Flast)의 연구를 보면 특정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아온 사람은 추후 보상이 사라졌을 때 그 행동을 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특히 보상을 받기 이전에 비하면 행동 빈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물론 성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아예 의미 없다는 말은 아니다. 개인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으로 직원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쟁사보다 더 많은 인재들을 모아 성과를 낸 기업 사례도 많다. 금전적 보상은 의식주에 대한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바탕이며, 더 고차원적 욕구(예: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아지는 기분을 느끼는 등)를 만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전적 보상이 지나치게 적으면 업무 의욕이 생기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금전적 보상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일에서 흥미를 찾지 못하게 만들며 효력도 빠르게 사라진다. 무엇보다 금전적 보상은 일 자체를 보람 있고 가치있게 느끼도록 하지 않는다. 일을 열심히 하도록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도 지식과 역량을 키워 성장하고 발전하게끔 하지는 못한다.
금전적 보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그렇다면 금전적 보상의 한계,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금전적 보상이 단기 성과를 바짝 올리는 데 효과가 있다면,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일에 대한 의욕과 동기를 지속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핵심 요인은 '느낌'에 있다

동기유발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 경영학자 프레드릭 허츠버그(Fredrick Herzberg)는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돈보다는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는 느낌, 가치 있는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인정받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여했다는 느낌말이다.

이에 대해서도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연구 사례가 있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대학 발전 기금 모금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직원들은 평소 주당 1시간 47분 통화, 주당 평균 411.47달러의 모금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연구팀은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로 학생들을 불렀다. 학생들은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해 모아주신 발전 기금으로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 후 직원들 성과는 주당 평균 4시간 20분 통화, 주당 평균 2083달러 모금이라는, 거의 5배에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자신이 하는 일이 그저 단순히 전화를 돌리고 봉급을 받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일이라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은 덕분이다.
키팅 선생님은 금전적 보상을 위해 그리 열심히 일한 게 아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자신의 업무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고 자부심을 가지는 일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직장인들이 자신의 업무에 그러한 '느낌'을 갖긴 힘들다. 이를 도와주는 일이 바로 관리자들의 역할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적으로 칭찬하라

'타인의 인정과 공개적인 칭찬'만큼 사람의 자긍심을 향상시키는 요소도 없다. 구글(Google)은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구글에는 '명예의 전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지금까지 성공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프로젝트 팀원들의 이름과 사진이 게시된 커다란 벽면이 있다고 한다. 전당에 오르는 이들은 래리 페이지 등 CEO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자기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풀 게이지로 차오를 것은 당연하다. 전당에 오르지 못한 이들도 그 명예를 한 번 얻어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 출처 : IT 동아
공개적인 인정과 칭찬 전략은 외부 미팅이나 워크숍, 학회 등에 참석했을 때도 활용할 수 있다. 동행한 직원을 고객이나 외부 전문가 집단에게 소개하고 공개적으로 칭찬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매우 크다. "우리 부서에서 아주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친구" 등 좋은 평가를 담은 소개는 직원에게 자긍심을 갖도록 한다. 외부인에게 직접, 좋은 평가를 덧붙여 소개할 정도로 상사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인정한다는 생각은 업무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사적 감사 표현 역시 효과가 좋다. 내가 이룬 업적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을 전해 듣는다면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의욕 역시 높아진다. 사람은 보통 칭찬을 받은 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너는 말을 참 기분 좋게 해"라는 칭찬을 들었다면, 다음부터 그를 만날 때는 기분 좋은 말을 하기 위해 더 애쓰기 마련이다. 이때 감사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효과가 더 크다.


연령대나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보상

비금전적 보상 시스템은 연령대나 개인의 특성에 부합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20대는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이달의 우수 종업원 표창장' 등 업적 달성 즉시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한다.

자녀 양육과 가사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30대 직원들에게는 근로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면 좋다. 업무성과가 뛰어난 직원에게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허용하면 어떨까?

40~50대는 성취지향적인 연령대다. 업적이나 공로를 치하하는 감사패를 공식적인 행사에서 수여하는 등 업적에 대한 공개 인정과 감사가 효과적이다. 건강에 관심이 큰 60대에게는 건강검진 비용이나 헬스클럽 이용권 등이 아이디어 보상이 될 수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6호
필자 이승윤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인터비즈 권성한 정리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