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외면 받았던 美 치즈 브랜드 1년 만에 회생시킨 \

외면 받았던 美 치즈 브랜드 1년 만에 회생시킨 '슈퍼 컨슈머'의 힘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미국의 식품 기업 크래프트(Kraft)의 벨비타(Velveeta) 브랜드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다수의 소비자가 천연 유기농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가공 치즈 식품인 벨비타의 매출이 형편없이 하락한 것이다. 경영진은 브랜드를 회생시키기 위해 벨비타 치즈를 구매하지 않거나 소비량이 적은 고객들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슈퍼마켓 판매 내역과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은 '벨비타 골수팬'층이 꽤 두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전체 벨비타 구매자 수의 10%에 불과했지만, 매출의 30~40%, 이익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일반 고객들이 대개 1년에 한두 번, 파티용으로 구입하는 것과 달리, 골수팬들은 벨비타를 다양한 요리에 수시로 사용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슈퍼 컨슈머(super consumers)'다. 
슈퍼 컨슈머들의 존재를 깨달은 크래프트는 이들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가령, 벨비타의 슈퍼 컨슈머들은 무엇보다도 벨비타 치즈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이에 크래프트는 다채로운 소비자 레시피를 수집하고 직접 개발해 슈퍼 컨슈머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제품 개발팀은 햄버거와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치즈, 요리용 다진 치즈 같은 신상품을 출시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새로 선보인 제품들은 1년 만에 무려 1억 달러(한화 약 1127억원)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다

'슈퍼 컨슈머'는 다른 종류의 구매자들과는 차별되는 집단이다. 마케팅 용어로 자주 쓰이는 '헤비 유저(heavy users)'와도 다르다. 헤비 유저는 단순히 구매량으로 결정되지만, 슈퍼 컨슈머는 경제적인 측면과 브랜드에 대한 태도를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즉, 슈퍼 컨슈머는 헤비유저에 속하지만 상품 카테고리와 브랜드에 유별나게 충실한 고객이다. 이들은 제품을 혁신적으로 사용하고 새롭게 변형하는 데 관심이 많으며 가격에 그리 민감하지 않고 제품을 사용하는 빈도수도 훨씬 높다. 이런 경향은 심지어 가장 '의외'로 여겨지는 제품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테이플러가 좋은 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테이플러를 한두 개 정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스테이플러를 8개나 사용하는 슈퍼 컨슈머들도 있었다. 스테이플러로 찍은 종이의 모습이 종이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 각 상황에 맞는 스테이플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사무실, 주방, 지갑, 자동차 등 여러 장소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스테이플러를 놓고 썼다. 즉 슈퍼 컨슈머에게 더 많은 스테이플러를 파는 게 오히려 일반 소비자가 스테이플러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려 새로 구입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현명한 성장 전략임이 드러난 것이다.

슈퍼 컨슈머를 파고드는 기업들은 판매 신장과 같은 수치 말고도 훨씬 더 중요한 수확을 올릴 수 있다. 일단 슈퍼 컨슈머는 접근하기가 쉽다. 이는 광고와 판촉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대중매체에 고가의 광고를 하거나 오랫동안 제품을 구입하지 않은 고객에게 사용하지도 않을 쿠폰을 발송하는 대신, 기존 슈퍼 컨슈머들에게 노력을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특히 슈퍼 컨슈머들이 직접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에 잘 반응한다는 점은 소비재 업종에 속한 대기업들에 희소식이다. 이런 회사들은 대개 연간 수십억 달러를 광고비로 지출하므로 광고 효과가 1%만 증가해도 수천만 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브레이크스톤즈 공식 홈페이지
또한 슈퍼 컨슈머는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 혁신적인 상품 전략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테스트 할 때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거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직접 내놓는 식이다. 이러한 슈퍼 컨슈머의 역할은 크래프트의 브랜드 중 하나인 브레이크스톤즈 사우어크림(Breakstone's sour cream)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신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던 크래프트의 브랜드 매니저와 그의 팀은 상당히 많은 슈퍼 컨슈머들이 해당 제품에 그릭 요거트를 섞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하면 사우어크림 맛은 그대로지만 지방과 콜레스트롤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단백질과 칼슘은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브레이크스톤즈 역시 이전에 이와 유사한 조합의 제품을 만든 적이 있었지만 회사 내부에서조차 관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크래프트는 슈퍼 컨슈머들을 대상으로 상품에 대한 테스트를 다시 시도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테스트 참가자들은 해당 유제품에 열띤 반응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내놓아 제품 개선에도 도움을 줬다. 그들의 통찰력은 제품의 포장과 광고 방식에까지 반영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브레이크스톤즈의 그릭 스타일 사우어크림에 대한 수요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해 재테스트를 실시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미국 전역의 60%에 해당되는 식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신제품으로서는 입이 벌어질 만한 성공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경영자들은 슈퍼 컨슈머의 개념을 아예 무시하거나 다소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분석 능력을 갖춘 기업들은 점차 슈퍼 컨슈머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새로운 전략이 조직을 결집시키는 강력한 슬로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된데다 성장이 더딘 제품을 판매해온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최고의 전략이 대개 그렇듯 슈퍼 컨슈머 전략은 설명하기 쉽고, 논리적이며, 데이터로 그 놀라운 효과를 뒷받침한다. 기업은 종종 가장 큰 사랑을 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사랑을 보냄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4년 3월호
필자 데니스 무어, 스티브 칼로티, 에디 윤

인터비즈 임유진 정리
inter-biz@naver.com

* 표지 이미지,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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