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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버리고 조립팀 만든 '이케아 인도'...기존 전략 바꾼 이유는?

세계 최대 가구 소매업체인 스웨덴의 '이케아'가 드디어 인도에 진출한다. 이케아는 다음 달 인도의 남부 도시 하이데라바드에 첫 매장을 오픈한다. 최근 몇 년간 기존 사업의 성장이 정체된 이케아에 무서운 속도로 경제 규모를 키우고 있는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이케아는 인도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이케아는 2007년부터 무려 6년간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으려 노력했다. 해외 기업 투자 규제를 해결하는 것도, 인구밀도가 높은 인도에서 매장이 들어설 만한 부지를 찾는 것도, 모두 쉽지 않았다. 가구 시장 또한 이케아와 같은 대형 체인점이 아닌 소형 소매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대부분의 인도 사람들은 여전히 동네에 위치한, 집에서 멀지 않은 영세한 가구 가게에서 가구를 구입한다. 인도에는 정규 유통 채널이나 대형 체인, 백화점 등이 부재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과 온라인 쇼핑몰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케아는 가능성을 봤다. 패트릭 안토니 이케아 인도 부사장은 "인도의 가구 시장 중 대형 유통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4%로 매우 낮기 때문에 이케아에 큰 기회"라고 전했다.
출처 IKEA India 홈페이지
이케아는 2013년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후 인도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는 데만 4년을 쏟았다. 인도의 가정집을 1000여 곳 넘게 방문해 인도인의 주거 환경과 생활 문화를 연구했다. 상당히 다른 특성을 띠는 인도 시장에 맞추어 이케아는 기존 전략을 완전히 변경했다. 무엇보다 이케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소비자가 반제품 상태의 제품을 구입해 직접 조립하거나 제작하도록 한 상품) 방식을 탈피, 매장 내 조립 서비스 전담팀을 꾸렸다. 상근 직원으로 구성된 조립팀이 생긴 것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 중 인도가 최초다. 대체 이케아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린걸까. 


매장 내 조립 서비스 전담팀 구축...소규모 다점포 운영도 고려

현지 시장 조사 결과, 인도인들은 책장이나 서랍장을 직접 조립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인들은 완제품의 가구를 사는 것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아웃소싱'이 생활화돼있다. 일상 속 사소한 배관이나 전기 작업을 할 때에도, 직접 하지 않고 전문 인력을 부른다.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 덕분이다. 인도 시장의 이같은 특성을 고려해 이케아는 창사 이래 금과옥조처럼 지켜왔던 DIY 방식을 버리고 매장 안에 150명으로 구성된 조립 서비스 전담팀을 꾸린 것.
뿐만 아니라 이케아 인도는 인도의 가정용 심부름 서비스 플랫폼인 '어번클랩(UrbanClap)'과도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어번클랩은 월 30만 건이 넘는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인도 내에서 널리 쓰이는 플랫폼이다. 어번클랩은 이케아 소속 조립 서비스 전담팀과 함께 방문 조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번클랩 소속 직원은 이케아로부터 정식 교육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케아 인도는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창고형 초대형 매장 원칙을 버리고 소규모 점포를 여러 개 설립하는 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현지화된 음식으로 인도 소비자들 공략

조립 서비스 전담 팀 외에 이케아 인도에서 눈여겨 볼 점은 또 하나 있다. 바로 이케아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인 음식이다. 이케아의 소비자 경험은 단순히 가구 구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케아 방문 목적이 가구가 아니라 음식(특히 스웨덴식 미트볼같은 전통적인 스웨덴 음식)인 사람이 있을 정도로, '쇼룸-레스토랑-홈퍼니싱 액세서리'로 이어지는 이케아 매장 내 동선 중 레스토랑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IKEA의 시그니처 메뉴, 스웨덴식 미트볼 / 출처 www.flickr.com/photos/kalleboo
이에 따라 이케아 인도 역시 메뉴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인도식 튀김만두인 '사모사', 렌틸콩 요리 '달 마카니', 인도식 빵 '이들리', 쌀 요리 '비리야니' 등 레스토랑 메뉴의 절반 이상을 인도 현지식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독특한 인도의 식문화를 고려해 이케아의 시그니처 메뉴인 '스웨덴식 미트볼'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힌두교나 이슬람교도인 만큼 돼지고기나 소고기 대신 치킨 혹은 야채를 주재료로 만든다는 목표다. 패트릭 안토니 이케아 인도 부사장은 "인도에서 고객과의 첫 번째 접점(contact point)은 바로 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사, 달 마카니, 비리야니
코코넛층이 깔린 매트리스 등 공격적인 현지향 제품 출시

이밖에 이케아 인도는 코코넛 층이 깔린 매트리스, 딱딱한 매트리스 등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코코넛 층이 깔린 매트리스는 잠 잘 때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고, 딱딱한 매트리스는 현지인들의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형 상품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이케아 인도는 인도 음식을 코스별로 담을 수 있는 도시락 용기, 납작한 형태의 인도 전통 빵을 요리할 수 있는 냄비, 마살라(혼합 향신료)를 정리할 수 있는 통 등 인도인들의 식습관과 요리 문화에 적합한 각종 주방용품 역시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인도의 각종 향신료, 마살라
현재 이케아 인도는 평균 연봉이 2000달러(약 223만 원)인 고객들을 고려해 전체 7500개 제품 중 1000개 정도를 2.9달러(약 3200원) 이하의 가격으로 책정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빠른 도시화와 함께 새 주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년간 인도의 가정용 가구 시장은 90% 이상 성장했다. 인도의 내수 시장 역시 유망하다. 중산층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HSBC 은행에 따르면 올해 인도 중산층은 약 3억 명이며, 2025년에는 5.5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층이 성장해 소득 수준 향상되면 소비자의 구매력은 점차 높아지고, 구매력이 높아지면 매출은 자연스레 증가한다. 잠재력 높은 인도 시장에서 이케아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 글은 의 기사 'IKEA Will Finally Open Its First India Store, But Winning Customers Won't Be Easy'와 의 기사 'IKEA'S got a plan to help Indians assemble its DIY furniture' 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최희수
inter-biz@naver.com

* 출처 미표기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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