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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독창성은 '모방'에서 왔다...하워드 슐츠의 생각 기법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 출처 플리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지난 6월 스타벅스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시애틀의 원두 판매점이었던 스타벅스의 경영에 참여한 지 1년이 지난 1983년 그는 출장으로 방문한 이탈리아에서 스타벅스의 운명을 뒤바꾼 경험을 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쉽고 빠르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였다.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출처 walksofitaly.com
사실 에스프레소 바는 당시 미국인들에겐 낯선 문화였다. 미국인들은 집 밖에서 커피를 마실 때 동네의 작은 식당을 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슐츠는 ‘제3의’ 찻집 문화를 일굴 기회를 찾아냈다. 직장과 가정 사이에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공공장소로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 통하는 아이디어를 미국에 이식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의 CEO가 되기 이전에 직접 문을 연 이탈리아식 카페 일 조르날레(Il Giornale). / 출처 starbucksmelody.com
하지만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다. 스타벅스 동업자들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미국에서 에스프레소 바를 열겠다고 마음먹은 슐츠는 1985년 직접 커피 전문점 ‘일 조르날레(Il Giornale)’를 열었다. 카페는 이탈리아 카페의 분위기를 그대로 흉내 냈다. 보타이를 맨 종업원과 오페라가 흘러나오는 배경음악까지 판박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슐츠는 시애틀 사람들이 그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식을 고집하는 대신 기존의 개념을 살짝 변형했다. 오페라 대신 재즈와 블루스를 틀고 손님들이 굳이 바에 서서 커피를 마시지 않도록 의자를 놓은 것이다. 이렇게 재단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슐츠가 편하게 커피를 홀짝이며 노트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간파한 데 있었다. 이후 일 조르날레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2년 뒤 슐츠는 스타벅스를 인수할 수 있었다.

사업을 전개하다 보면 많은 빈틈이 존재한다. 기술은 물론, 수요에도 빈틈이 있다. 그런데 이 빈틈을 메우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이 한 분야에서 통하는 해법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기존의 해법을 살짝 변형해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즉, 기존의 개념을 응용해서 다른 지역, 다른 산업에 이식하고 낡은 아이디어를 쇄신하는 것이다. 


태양새형 크리에이터...그들이 사용하는 생각 기법
암컷 태양새 /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Lip Kee Yap)
에이미 윌킨슨의 <크리에이터 코드>에서는 이런 하워드 슐츠의 모습을 ‘태양새형 크리에이터’라고 표현한다. 태양새는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일부 지역에 서식하는 작은 새를 말하는데, 벌새처럼 꽃의 꿀을 주로 먹고산다. 그래서 이 봉오리 저 봉오리로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긴다. 태양새형 크리에이터는 이처럼 기존의 것을 다른 분야로 옮겨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태양새형 크리에이터는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그것을 다른 데 접목할 방법을 궁리한다. 그 아이디어가 어떤 이유로, 어떤 식으로 효과를 발휘했는지 따져본 후 유사점이나 차이점을 살린다면 같은 효과를 발휘할지 생각해본다. 슐츠 같은 태양새형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이러한 계산이 몸에 배어 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개념을 발견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태양새형 크리에이터는 두 가지의 유추 기법을 활용한다. 하나는 ‘표면적’ 유추로 공통된 상품 디자인이나 상품 기능 같은 유사점을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적’ 유추로 근본적인 요소의 유사점을 밝히는 것이다. 하워드 슐츠가 유럽의 커피 문화를 관찰하고 그 풍습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는 표면적 유추를 통해 유사점을 찾아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 그는 구조적 유추에서도 탁월한 성과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바로 인스턴트커피 ‘비아(VIA)’다. 
비아는 원두를 미세분쇄하는 '마이크로 그라인딩 공법’이 적용된 제품이다. / 출처 스타벅스
비아는 적혈구를 냉동 건조하는 기술을 개발한 생물학자 돈 발렌시아(Don Valencia)의 발견으로 시작됐다. 어느 날 발렌시아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냉동 건조 기술을 적용해 만든 인스턴트커피를 슐츠에게 건네면서다. 두 분야를 넘나드는 발견에 감탄한 슐츠는 발렌시아를 스타벅스 연구개발 팀장으로 기용했다. 이후 스타벅스의 비아는 개발 첫해에 미국의 프리미엄 일회용 커피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커피콩을 가루로 만들면서도 풍미를 보전하는 기술은 본래 적혈구를 보전하기 위해 개발된 의학 기술에서 출발한 것이다. 슐츠의 구조적 유추가 성공한 결과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크리에이터의 원형을 보여준다. 슐츠는 기술과 시장의 빈틈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기존의 비슷한 해법을 찾아 적용하는 생각 기법을 이용했다. 예리한 탐구 정신을 바탕으로 생각과 감각을 가다듬어야 예상치 못한 발견의 순간이 찾아온다. 따라서 슐츠와 같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주위의 것들에 질문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 이전과는 다른 방법과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92호
필자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인터비즈 홍예화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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