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대신 상담해주세요'...고객에게 고객센터 맡겨 돈 버는 회사?

지난 2012년 비즈니스 전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링크드인(LinkedIn)이 해킹돼 650만 명의 계정과 암호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4년 뒤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1억 1700만 명의 데이터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은 커졌다. 보도가 된 당일에만 링크드인 고객센터 문의가 1300%가량 증가한 것이다. 평소 링크드인 콜센터의 업무 역량을 감안할 때 이 정도 문의량을 처리하려면 최소 15주는 필요했다. 하지만 링크드인은 이 업무를 단 5주만에 끝냈다. 평소보다 무려 3배나 빠른 일처리 덕택에 당시 링크드인은 성난 고객들의 빗발치는 문의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체 링크드인은 어떤 마법을 부린걸까? 이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 상담 업무를 다른 누구도 아닌 '고객'에게 맡기는 디렉트리 소프트웨어(Directly Software Inc)의 시스템을 이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객과 고객을 연결하다
CEO 안토니 브라이든(왼) / 출처 Directly 공식 홈페이지, 출처 Directly 공식 트위터
Directly는 창업한 지 7년, 50명의 직원들로 이루어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이다. CEO 안토니 브라이든(Antony Brydon)은 콜센터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자문을 맡던 도중 사업 아이템을 떠올렸다. 인터넷으로 무장한 고객들은 갈수록 똑똑해지는데, 사람들의 이동과 퇴사가 잦은 콜센터는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전문화되있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고객들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출처 Directly 공식 홈페이지
Directly 시스템의 운영 방식은 대충 이렇다. Directly 클라이언트사(예: 링크드인)를 이용하는 고객들(예: 링크드인 이용자)중 지원을 받아 글쓰기 실력이나 상품에 대한 지식 정도를 테스트한 뒤, 적합한 사람들을 상담사로 등록시킨다. 그리고 나면 Directly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이들을 앱 상에서 적절한 질문과 매칭 시켜 답변을 주도록 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홈페이지, 애플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Directly의 고객지원 방식은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애플(Apple)이 시도하고 있는 '커뮤니티' 체제와 비슷하다. 두 회사는 모두 자사 공식 사이트에 '커뮤니티' 페이지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서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우수 활동자에게는 등급별 배지나 포인트를 부여해 커뮤니티 내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한다. 하지만 Directly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질문만 답변해 현금과 같은 금전적보상을 받도록 하는 프리랜서 형태의 고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프리랜서 상담사들은 고객센터에 올라온 문의를 해결할 때마다 최소 2달러(한화 약 2300원)에서 60달러(한화 약 6만 8000원)에 이르는 현금이나 다른 형태의 인센티브를 지급받게 된다. 가령 게임 회사라면 게임 속 파워업 아이템을 제공받는 식이다. 그중에서도 높은 평가점수를 획득한 우수 상담사들은 더욱 많은 질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자주 묻는 질문들'에 대한 표준 답변 매뉴얼을 작성할 수도 있다. 회사에 따르면 Directly에서 활동하는 상담사들은 매주 평균적으로 200달러(한화 약 22만 7000원) 정도의 수입을 얻고 있으며, 상위 5%는 매주 2000달러(한화 약 226만 9000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출처 Directly 공식 홈페이지
Directly 시스템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은 프리랜서 상담사들만이 아니다. Directly를 이용하는 회사들 역시 고객 관리 업무를 고객들에게 되맡김으로써 많은 돈을 아끼고 있다. 링크드인 해킹 사태 당시, 회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와 같은 쉬운 답변을 맡기는 대가로 Directly 프리랜서 상담사들에게 한 건 당 약 2달러(한화 약 2300원)를 지불했다. 내부 직원들에게 맡겼다면 한 건에 6달러에서 7달러(한화 약 6800원-79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을 일이었다. 삼성(Samsung)과 핀터레스트(Pinterest) 역시 Directly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 관리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미국의 게임 회사 킥스 아이(Kixeye Inc.)는 Directly 시스템을 도입한 뒤 문의에 대한 평균 응답시간이 720분에서 10분으로 급감했으며, 고객 만족도도 50%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고객센터 외주 운영업체들과 비슷한 가격 수준에 결과물은 훨씬 좋으니 많은 회사들이 Directly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다.

회사가 성공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가면서, Directly는 앞으로 보다 전문적인 상담사들을 확보해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가령 콜센터 근무 경험이 있는 고객들을 영입하는 식이다. 내년에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고객을 활용하는 Directly의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성과다.


* 이 글은 2018년 7월 16일에 작성된 의 기사 'This Company Outsources Customer Service Back to the Customer'와 2018년 4월 10일에 작성된 의 기사 'Directly raises $20 million for customer service powered by the crowd and AI'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임유진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