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최악의 위기 맞았던 멍뉴유업, 데이터와 AI에서 돌파구를 찾다

최악의 위기 맞았던 멍뉴유업, 데이터와 AI에서 돌파구를 찾다

'멍뉴(蒙牛) 유업'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유제품 제조업체다. 수년간 놀라운 발전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2008년 벌어진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멍뉴는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가 유통돼 유아 6명이 사망하고 30만 명이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회사는 즉시 제품 전량을 회수 및 폐기 처분하며 사태를 수습했지만, 2011년 다시 한번 우유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극심해졌다. 결국 연이은 식품안전 논란으로 멍뉴를 비롯한 중국 내 유업계는 깊은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멍뉴유업이 다시 도약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몇 년 새 중국 내 유제품 수요는 37%나 올라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회사는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나서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환호하는 손흥민 선수 뒤로 멍뉴유업의 전광판이 보인다. 출처 동아일보 사진DB
멍뉴유업의 CEO 루민팡(Lu Minfang) 대표는 이러한 기업의 생존과 성장 요인으로 다름 아닌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꼽는다. 나아가 그는 이러한 기술이 제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전 비즈니스 과정의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술'이나 '혁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유제품업에서, 멍뉴는 어떻게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했을까.


소비자의 움직임에 주목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루민팡 대표는 오늘날 가장 큰 시장 변화로 소비자의 이동성을 꼽았다.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국경을 넘나들며, 어디에 가든지 휴대폰을 소지한다. 그렇다보니 시장에 들러 한 달 치 식량과 물품을 구비했던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필요할 때마다 편의점에 들를 수도 있고, 모바일 앱을 이용해 물건을 배송시킬 수도 있다. 멍뉴유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움직임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그리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주목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라

유업계는 소들이 먹는 풀(grass)에서 시작해 유리(glass) 병에 담기기까지 매우 긴 공급 체인을 가지고 있다. 즉 제조부터 물류, 판매 단계까지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 결국 이러한 데이터들을 어떻게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활용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대륙의 스케일'에 걸맞게 멍뉴는 연간 400만 톤의 우유를 수집하고, 120억 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며, 58개의 제조 공장과 1000개가 넘는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즉 이 모든 데이터를 인간이 일일이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출처 멍뉴유업 공식 홈페이지,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대처하기 위해 멍뉴는 알리바바 등과 협력해 대규모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인공지능은 멍뉴의 공급 체인을 분석해 어디서 제품을 생산하고, 어디서 우유를 수집하며,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회사가 가진 데이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멍뉴유업은 소비자 데이터 획득을 위한 사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도 구축했다. 회사는 자사 데이터뱅크를 통해 매달 2000만 명의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신 트렌드나 소비자 접근 방식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제품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제품에서 영양 그 이상의 것, 즐거움과 흥미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더욱 재미있는 제품과 다양한 맛을 연구하고 있다.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다양한 소비자 집단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꿈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멍뉴유업은 아직까지 전형적인 내수 기업이다. 그러나 경영진은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본다. 실제로 루 대표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기업에 대한 자카르타 시민들의 선호도는 꽤 높은 편이었다. 두 가지 상품으로 진행한 제품 테스트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육상 실크로드) 전략을 추진하면서 해외 진출 기회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신흥시장으로의 진출과 투자가 한층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멍뉴는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지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잘 나가던 기업도 하루아침에 몰락할 수 있는 것이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이다. 멍뉴유업 역시 과거 연이은 스캔들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으나, 기술을 이용한 혁신 전략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제는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멍뉴유업이 글로벌 기업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 글은 의 기사 'Digitizing dairy in China'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임유진
inter-biz@naver.com

* 표지 이미지 출처: 멍뉴유업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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