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미끼를 던져라' 구매를 유인하는 세일즈 기법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아래 두 가지 보험 상품이 있다. 둘 다 같은 금액에 만기 환급형이다. 만약 당신이 보험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보험 A와 보험 B 중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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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제대로 봤다면 당연히 보험 A를 선택할 것이다. 보험 B에는 '(특약에 가입할 경우)'라는 부가 조건이 쓰여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도 특약 가입 없이 암 진단비와 수술비, 5대 중증 질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 A가 더 좋은 상품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그렇다면 세일즈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이다. 보험 B는 바로 고객이 보다 쉽게 구매 결정을 하도록 유도하는 미끼상품이니 말이다. 


직관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 따지기 힘들어

고객은 구매를 결정할 때 철저하게 비교하고 고심해서 고르기보다 단순한 감정이나 직관을 따르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상품의 장점이 아닌 물건을 파는 영업직원의 싹싹함이 마음에 들어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한 인터뷰이는 건강기능식품 영업직원이 직접 손발을 안마해주는 것에 호감을 느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성보다 감성을 중시한 결과다. 

게다가 비슷비슷한 상품 중에 하나를 고르는 일은 스트레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하나 따지고 비교하려면 머릿속으로 계산도 해야 하고, 시간도 더 걸리는 피곤한 일이다. 이럴 때 고객은 그냥 쉽게 생각하고 싶어 한다.

뇌신경학자들이 설명하는 생각 체계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생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충동적이고 감정적이고 무의식적인 '직관체계', 나머지는 계획적이고 이성적이며 의식적인 '숙고체계'로 분류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등산을 하다 뱀을 만나면 어떻게 하겠는가? '무조건 도망가야 한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이 같은 무의식적 사고가 직관체계에 속한다. 직관체계를 통해 더 쉽고 빠르게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생각하는데 드는 에너지도 적다.
행동경제학을 창설한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감성 지능 연구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이 정의한 2가지 사고 체계를 '직관체계'와 '숙고체계'로 분류해봤다. / 출처 DBR 수정
미끼상품으로 고객의 판단을 도와라

그래서 세일즈에서는 고객이 더 쉽고 빠르게 제품을 비교해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미끼상품을 이용한다. 앞서 언급한 보험 B에 붙은 '(특약에 가입할 경우)'로 구매자는 단박에 보험 A로 구매 노선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이 두 가지 상품을 두고 결정을 못 할 때도 있다. (갑)은 가격이 비싸지만 품질이 우수하고 (을)은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 고객은 (갑)과 (을) 중에서 고민하고 있지만 영업인은 (갑)을 판매하고 싶다면 (갑)과 비슷하지만 (갑)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미끼상품을 내밀어야 한다. 아래의 (병)이 미끼상품이다.
고객이 볼 때 (을)은 비교 대상이 없어 판단하기 어렵지만 (갑)은 미끼상품 (병)과 견줘 좋은 점이 드러나므로 (갑)을 선택하기가 쉬워진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도 사람들이 미끼(decoy)에 걸려드는 재미있는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아래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에 나오는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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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살펴보자. 온라인 정기구독은 59달러짜리  인터넷판 정기구독으로 비교적 합리적으로 보인다. 125달러짜리 오프라인 정기구독은 다소 비싼 듯하지만 크게 무리는 없다. 그런데 마지막 온·오프라인 정기구독은 125달러에 인쇄물은 물론 인터넷으로도 기사를 볼 수 있다. 125달러만 두고 봤을 때 오프라인과 온라인 구독이 가능한 상품 대신 오프라인 정기구독을 신청할 구매자가 있을까 싶다. 만약 온라인 정기구독과 오프라인 정기구독만 제시했다면 고객은 고민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이코노미스트> 영업인들은 온·오프라인 복합 상품을 제시해서 골칫거리를 없앴다.
 
인간에게는 물건 고유의 가치를 알려주는 계측기가 없다. 그래서 다른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것이 더 좋다는 것에 주목하고 그에 따라 가치를 매긴다. 그래서 물건을 팔 때는 비교 심리를 이용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59달러짜리 온라인 정기구독이 125달러짜리 오프라인 정기구독보다 더 이익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지만 125달러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정기구독을 할 수 있는 것이 125달러에 오프라인 형태의 정기구독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이익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 퀴즈. 치과에서도 비슷한 영업 방법이 종종 쓰인다. (A), (B). (C) 중 어느 것이 미끼상품일까?
(A)는 값이 싸서 미덥지 못하고, 그렇다고 (C)을 하자니 경제적으로 부담되고, 이런 이유로 대부분 중간 것을 선택한다. 여기에는 극단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C) 제품은 (B)을 선택하게 만드는 미끼상품으로 작용한다. (아마 고객이 (B)을 선택했을 때 치과가 얻는 이익이 가장 클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인가요?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75호
필자 오정환 미래경영연구원장

인터비즈 홍예화 정리, 그래픽 이정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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