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콩코드 여객기, 수익성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개발 강행...그 결과는?

콩코드 여객기, 수익성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개발 강행...그 결과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로 기록되는 콩코드(Concorde). 길쭉한 기체에 새의 부리처럼 앞 부분이 구부러져 있는 이 여객기는 1969년 영국과 프랑스가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다. 일반 비행기보다 2배가량 빠른 속도를 냈던 콩코드는 한때 일반 좌석 요금보다 3~15배나 비싸 부자들만 탈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콩코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에게 '콩코드 오류(Concorde Fallacy)'라는 용어를 남긴 채. 


콩코드 여객기... 들인 돈이 얼만데! 못 먹어도 GO!
양력을 유지하기 위해 앞 부분이 상대적으로 길다 보니 콩코드는 이착륙 때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그래서 기체 앞부분을 구부러지도록 만들었다. / 출처 픽사베이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과 독일, 러시아의 항공 산업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그중 미국이 전 세계 여객기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하자, 영국과 프랑스가 콩코드 여객기 개발에 함께 나서며 미국을 견제하려 했다. 이때 '에어 프랑스(Air France)와 '브리티시 에어웨이(British Airway)'가 콩코드 개발 공동 프로젝트에 지원했고, 파리에서 뉴욕까지 7시간 걸리는 비행시간을 3시간대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 단계를 거쳐 시험 비행 1년 만에 콩코드는 일반 비행기보다 2배 빠른 마하 2의 속도(시속 2450km)로 비행할 수 있게 됐다. 8시간 정도 걸리던 파리-뉴욕 구간을 3시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체자 좁고 길어 간신히 이코노미클래스 크기의 좌석 4개를 배치할 수 있었다. / 출처 위키미디아커먼스
그러나 수익성이 낮다는 점은 개발 과정 내내 문제로 지적됐다. 개발비도 많이 들뿐더러 필요한 연료 양은 더 많았고, 기체가 좁고 길어 좌석수도 적었다. 일반 대형 여객선이 300명 정도를 태울 수 있었다면 콩코드는 100명 정도만 태울 수 있었다. 

연료 소비량도 많은데 손님수는 적으니 항공권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 콩코드 런던-뉴욕의 왕복 운임은 1만5천 달러, 우리돈으로 약 1673만 원으로 당시 보통 항공기 일등석의 3배, 이코노미좌석의 15배나 비싸 부자 또는 바쁜 CEO만 타는 비행기라는 소리를 들었다.) 

1960년대 초 개발비용은 약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가 들어갔다. 콩코드 여객기는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우리돈으로 약 200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개발 과정 내내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컸지만, 이미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개발은 강행됐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항공 산업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콩코드의 상업 노선이 운행되면서 예상됐던 문제가 발생했다. 획기적으로 비행시간은 짧아졌지만, 일반 여객기 대비 훨씬 비좁고, 훨씬 비싼 콩코드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콩코드를 공동 개발한 에어 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만성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소위 '돈깨나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권 의식을 부여해 나름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수익성 외에도 문제는 또 있었다. 바로 음속 돌파 시에 발생하는 '소닉 붐(Sonic Boom)'이라는 충격파였다. 소닉 붐은 지상에 도달하면 엄청난 굉음과 진동을 만드는데, 콩코드의 이착륙 시 발생한 소닉붐이 주변 마을에 큰 피해를 줬다. 그 결과 콩코드는 육지 위를 나는 항로를 피하게 되면서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수익을 낼 만한 항로는 포기하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대서양 횡단 항로만 다니게 됐다.
2000년 7월 26일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한 뉴욕행 콩코드기가 인근 호텔로 추락해 폭발했다. 이때 승객 100명과 9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 활주로에 떨어져 있던 금속 조각이 콩코드의 타이어를 파열시켰고, 이때 떨어진 타이어 조각이 연료통에 달라붙어 폭발로 이어졌다. / 출처 위키미디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0년 7월 콩코드기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나마 콩코드를 이용하던 부유층의 반응도 싸늘해졌다. 사고 유족들에게서 피해 보상 요구는 이어졌고, 콩코드의 안정성에 대한 의심은 커졌다. 

이후 2001년 9월 항공사는 콩코드 운항을 어렵사리 재개했으나,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결국 2003년 콩코드 상업노선이 출항된 지 27년 만에 운행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는 그렇게 박물관으로 사라졌다.


콩코드 오류, 손해 강조하는 세일즈에서 사용돼...
출처 MBC 무한도전
여객기의 운행은 중단됐지만, 콩코드는 경제학적 용어로써 계속 우리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보험에 가입한 뒤 중도 해지하고 싶어도 원금을 손해 보는 것이 아까워 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는 경우나 영화를 보러 갔다가 재미없는데도 선뜻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러한 현상을 '매몰비용 오류' 다른 말로는 '콩코드 오류'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마지막 기회 놓치면 후회..." 고객의 지갑을 여는 '심적 회계' 활용법』에 따르면 지불한 돈(매몰비용)을 포기한다는 것은 과거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므로 비용에 집착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세일즈 분야에서는 이러한 콩코드 오류를 잘 활용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이익 보다 손해를 강조하는 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계약을 해지하려고 할 때, 계약의 장점을 나열하기보다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지금 보험을 해약하시면 원금 손실이 있습니다. 아깝지 않으세요?’
‘다음 달부터는 보험료가 오릅니다.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매달 더 많은 돈을 내야 돼요’ 
‘지금 해약하시면 그동안 쌓아놓은 포인트가 소멸됩니다. 괜찮으시겠어요?’


* 위 글은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71호 『"마지막 기회 놓치면 후회..." 고객의 지갑을 여는 '심적 회계' 활용법』 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인터비즈 홍예화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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