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롯데 경영분쟁 재점화...신동주-신동빈,결혼식부터 경영스타일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롯데 경영분쟁 재점화...신동주-신동빈,결혼식부터 경영스타일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현 롯데회장(63)의 이사 해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는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4)이 제안한 안건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전문경영인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의 해임안건도 표결에 부친다. 신동빈 회장이 올해 2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틈을 타 장남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간의 경영권 표 대결은 다섯 번째를 맞이하게 됐다. 현재까진 차남이 장남의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한 모양새지만, 이번엔 차남 신 회장의 부재 속에 치러지는 주총이다보니 긴장감은 높아진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주총 때마다 일본 주주들을 설득하던 신 회장은 지금 발이 묶여 있다. 롯데 창업자의 두 아들의 전쟁이 다른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현 롯데회장. 출처 동아일보DB
경영권 분쟁 이들 형제 어떤 사람?...달라도 너무 달라

신격호 롯데 창업주(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은 한 살 터울 친형제다. 신 총괄회장은 세 명의 부인을 두었는데 이들 형제는 둘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가 낳은 아들들이다.

이들 형제의 성격은 서로 정반대라는 게 롯데 경영권 분쟁 당시 나온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장남인 신 부회장은 다소 차분하고 신중한 학자 타입이라면. 차남 신 회장은 조용한 편이긴 하나 한 번 내린 결정에 대해서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이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보인 경영스타일은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가족.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출처 SDJ코퍼레이션
둘의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일화가 바로 결혼식이다. 차남 신동빈 회장은 1985년 6월 일본 귀족가문 출신인 오고 마나미 씨와 결혼했다.  중매와 주례는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섰고, 축사는 당시 일본 총리인 나카소네가 맡았다. 결혼식 시간은 무려 7시간이나 걸리는 일본 전통 혼례 방식이었다. 이때 들인 돈은 1백억 엔(약 1000억 원)에 이른다. 신동빈 회장은 결혼식을 통해 일본 상류사회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본 주류 권력층에선 신 회장의 권력 의지를 높이 샀다는 평가가 당시에도 나왔다.
1998년 울산 마을잔치때 모인 롯데家 1998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열린 마을잔치에 모인 신 씨 일가의 단란한 모습. 한일 양국 롯데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형제의 난’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대비된다. 왼쪽부터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 신 총괄회장,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정훈 씨, 첫째 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큰며느리 조은주 씨,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 규미 씨, 신동빈 회장, 둘째 며느리 시게미쓰 마나미 씨, 신 회장의 아들 유열 씨와 차녀 승은 씨. 롯데그룹 제공
반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결혼식은 재계를 떠나서 일반적인 기준에서도 조용한 편에 속할 정도다. 동생보다 결혼은 7년이 늦은 1992년, 서울 롯데월드 예식장에서 치렀다, 그의 나이 38세였다. 배우자는 재미교포 사업가의 딸 조은주 씨. 열 살 연하의 거래처 여직원이었다. 결혼식 당일엔 친지 외에 외부인은 통제했다.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인 며느리를 원했다는 보도 등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달리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고, 차남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를 맡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에서 먼저 실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이와 같은 구도가 깨졌다. 
성격 뿐만 아니라 외모 차이도 크다. 장남은 아버지 쪽을, 차남은 어머니 쪽을 더 닮은 편이다, 나이 차이도 크지 않고 친형제인데다가 아버지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는데도 비슷한 점 보다는 차이가 큰 점이 이색적이다. 


혹독한 경영수업...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균형 깨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 둘을 모두 경영권 승계 대상자로 보고 모두 경영수업을 시켰다. 그는 두 아들들이 롯데그룹과 관계없는 기업에서 평사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경험케 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어린 두 아들을 안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출처 SDJ코퍼레이션
장남인 신 부회장은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미쓰비시상사를 택했다. 여기서 평사원으로 10년 동안 근무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980년 후반 들어 포천지 선정 세계 4위 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 장남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입사한 것도 이 무렵이다. 1987년 롯데상사 미국지사장으로 시작했고 2009년엔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취임한다. 
  
차남 신 회장도 롯데가 아닌 일본 노무라증권이 첫 직장이다. 그는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7년간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보냈다. 그 역시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한 것은 형과 비슷한 시기인 1988년이다. 형과 달리 차남 신 회장은 1990년 롯데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비교적 과감한 의사결정과는 거리가 멀었던 장남 신 전 부회장과 달리, 차남 신 회장은 200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맡은 뒤 한국 롯데를 키우기 위해 제법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섰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마트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롯데쇼핑 상장 등도 성사시켰다. 
2000년대 중반 하이마트 광고. 신동빈 회장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과감하게 인수합병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조직 장악력을 높여왔다. 출처 롯데하이마트
신동빈 회장은 롯데홈쇼핑·롯데손해보험·롯데주류BG을 차례로 출범시키면서 그룹의 사업 분야도 다각화했다. GS리테일의 백화점·대형마트 사업을 인수하는 등 과감한 인수합병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경영 능력면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낸 것이다. 

신 회장이 취임할 당시 한국 롯데의 매출은 약 23조 원이었으나 지난해 68조까지 늘었다. 반면 일본 롯데는 5~6조 원 수준에서 매출이 정체되면서 대조를 이뤘다. 1948년 창업 이래 제과업 위주로만 운영된 일본 롯데와 달리 한국 롯데는 제과뿐만 아니라 호텔, 화학, 유통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렸다. 신동빈 체제가 우위를 가져가게 된 배경이다. 


싱겁게 끝난 줄 알았던 형제의 난..아직 불씨 남아

2011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기인사를 통해 신동빈 당시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차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롯데의 위상이 커진 반면, 일본 롯데는 주력 제품인 껌마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등 매출 규모 면에서 10배 차이 이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국 롯데 영등포 공장. 출처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3년부터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일컬어지던 롯데제과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의 시작을 알렸다. 2015년 1월 들어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에 따라 신 부회장은 롯데그룹 내의 임원직 지위를 모두 상실했다.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한 일 롯데를 서로 각자 승계하는 것에서 신동빈 회장이 두 곳 모두 총괄하는 구도로 승계가 진행됐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일본 롯데의 성장세가 더뎌지자 퇴출됐다는 시각과, 한국 롯데를 넘보다가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철퇴를 내린 것으로 보는 시각 등이 나왔다. 그해 7월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로 취임하면서 한일 롯데 원톱 경영의 시동을 알렸다. 
1972년 롯데껌 광고/출처 동아일보DB
이에 절치부심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이 부재중인 틈을 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를 해임하고 자신의 수족을 이사로 선임해 다시금 일본 롯데 그룹을 되찾으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신동빈 회장이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이사 해임을 무효로 돌리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까지 퇴임시키면서다. 이후 3자간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서로간의 비판 등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후로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4차례에 걸쳐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우호 지분 확보에 실패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지분율 28.1%)의 대표다. 동생 신 회장을 지지하는 주주들인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의 입장 변화를 이끌내겠다는 계획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회장은 수감 상태여서 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롯데그룹 측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입장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때 신동빈 회장은 “형님은 성격이 수비형이지만 나는 공격하는 게 좋다”고 말했을 정도로 성격 차이가 두드러졌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도 이번엔 독기를 품은 것으로 보인다. 형제는 비로소 닮아가는 것일까. 두 사람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인터비즈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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