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축구공으로 골프를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시작, \

축구공으로 골프를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시작, '요소 대체'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우리나라 영화계 대표 흥행 감독 중 한 명인 윤제균 감독. 그가 제작한 영화 중 '해운대'와 '국제시장'은 그에게 '1000만 돌파 감독' 타이틀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특히 해운대는 윤제균 감독이 각본까지 직접 썼다. 국내 한 일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해운대의 착상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사건을 당시 해운대에 있던 부모님 집에서 TV로 봤어요. 피서철에 해운대에 저 쓰나미가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한마디로 충격과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어요. 그해 12월부터 기획 작업에 들어가 2년 만에 시나리오를 탈고했습니다.  
  영화 해운대의 시나리오는 쓰나미의 무대를 동남아에서 해운대로 대체해 보자는 찰나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에도 윤제균 감독은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등과 같은 흥행작의 감독을 맡았었는데 흥행의 비결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절반은 새로움으로, 절반은 익숙함으로 만드는 것이 대중성의 핵심이다" 라고 답한 바 있다.
영화 해운대 스틸컷 / 출처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절반은 새롭고 절반은 익숙하게'라는 명제를 어떻게 현실로 구현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영화 해운대 시나리오처럼 기존의 중요한 '요소' 중 일부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거나, 혹은 그 '수단'을 바꾸는 것에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기존의 요소를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요소 대체! 참신한 아이디어의 시작

요소 대체(Element Replacement)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를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고전적인 예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뱀부백(bamboo bag)이 있다. 

① 가죽 대신 대나무? 구찌의 '뱀부백'
구찌 뱀부백 /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었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국이던 이탈리아의 경제 사정은 극도로 궁핍했다. 가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죽이 필요했지만 소재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구찌는 가죽 사용을 줄이기 위해 대나무로 눈을 돌렸다. 얼핏 생각하기에 대나무는 가죽과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지만, 구찌는 대나무에 열을 가해 부드럽게 만든 후 이를 구부려 가방의 손잡이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것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뱀부백의 시초가 됐다.  

1947년에 출시된 이 가방은 큰 인기를 끌었다. 잉그리드 버그먼이나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세기의 배우들이 이 가방을 들고 영화에 출연했다. 그레이스 켈리나 재클린 케네디와 같은 당대 패션 아이콘들도 이를 애용하기 시작하자 뱀부백은 수많은 여성이 갖고 싶어 하는 구찌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② 코르크로 신발 밑창을? 페라가모의 '웨지힐'
페라가모 웨지힐 / 출처 lyst.com (쇼핑 사이트)
또 다른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구두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가죽이나 원목 등의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페라가모는 코르크 조각으로 신발 밑창과 힐 사이의 공간을 채워 풀로 붙이고 다듬었다. 이렇게 탄생한 웨지힐(wedge heel)은 미국의 패션잡지 보그(Vogue)에 실릴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코르크는 와인 병마개 재료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참신한 발상이었다. 이후 페라가모는 이 기술로 신발 역사상 최초의 특허를 받았다. 구찌의 뱀부백처럼 웨지힐도 페라가모의 대표적 효자상품이 됐다.


③ 롤러스케이트와 롤러블레이드
아이스스케이트, 롤러스케이트 / 출처 DBR
브랜드 상품뿐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요소를 대체한 예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어렸을 적 즐겨탔던 롤러스케이트와 롤러블레이드를 생각해보자. 롤러스케이트는 아이스스케이트 신발에 부착된 칼날을 바퀴로 대체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미끄러지며 탈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변화는 또 한 번 일어났다. 바퀴가 두 줄로 돼 있는 롤러스케이트는 어린아이들도 쉽게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흥미를 잃기 쉽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착안해 롤러스케이트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두 줄로 된 바퀴를 한 줄로 바꾼 것이 롤러블레이드다.


④ 어려운 골프 대신 '풋'골프?
(좌)골프, (우)풋골프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위키미디어 커먼스
스포츠에도 요소 대체를 적용할 수 있다. 골프의 경우가 그러하다. 미국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경기를 하는 데만 오랜 시간(6시간 이상)이 걸리고, 시간을 투자해 연습해도 기대만큼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도중에 흥미를 잃고 골프를 관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풋골프'다. 풋골프는 골프채로 골프공을 때리는 대신 발로 축구공을 차는 형태를 말한다. 물론 잔디밭 위에 있는 홀의 크기는 축구공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름을 50㎝ 정도로 넓혔다. 세계 어디서나 소득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운동이 축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풋골프가 기존 골프장의 활용을 위한 좋은 대안일 수 있다.

풋골프는 단순히 재미로만 생긴 스포츠가 아니라, 국제풋골프협회(FIFG)도 창설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012년 6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첫 풋골프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도 했고, 영국의 경우 풋골프가 시작된 이후 자국 내 팀이 400개로 늘어날 정도로 붐이 일었다. 우리나라도 국가대표를 뽑아 풋골프 월드컵에 꾸준히 참가하며 풋골프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중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중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을 좋아한다. 익숙하기만 하면 진부하다고 여기고, 낯설기만 하면 이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기존 시스템의 일부를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막다른 골목에서 더 이상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시스템의 일부를 대체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50호
필자 박영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인터비즈 박근하 정리
inter-biz@naver.com

표지 이미지 출처 = Irish FootGolf Association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