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젊음·여성·새벽·양식... 홍대 상권의 성장 비밀?

젊음·여성·새벽·양식... 홍대 상권의 성장 비밀?

  상권도 흥망성쇠를 겪는다. 상권은 사람이 좌우한다. 사람의 흐름은 교통 통계에 흔적을 남긴다. 
하루 평균 서울시 전철 이용객 718만 명 중에서 2호선은 29%인 208만 명이 타고 내린다. 9개 노선 중에서 가장 붐빈다. 
2호선 전철역은 모두 50개다. 2006년 홍대입구역은 연간 지하철 승하차 이용객 기준 14위였다. 홍대입구역은 2006년 3453만 명에서 2013년 5001만 명으로 1547만 명이 늘었다. 신도림역에 이어 순증가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호선 전체 이용객은 7%가 늘었다. 홍대입구역의 이용객은 44.8%나 가파르게 늘었다. 
대학가 상권이 모두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촌(연세대), 이대, 한양대 전철역은 이용객이 줄었다. 홍대상권은 방문객의 규모, 상승폭, 확장성에서 주목할 만한 기록을 보여준다. 
인파로 붐비는 홍대입구역 주변 거리. 출처=동아일보 사진DB
중첩의 공간미

홍대상권은 점점 자라고 있다. 동교동, 연남동, 상수동, 합정동으로 확장 중이다. 요즘 홍대상권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겹침의 매력이다. 겹침이란 서로 다른 것이 포개지는 것이다. 홍대상권에는 옛 것과 새 것, 한국적인 것과 이국적인 것, 장르와 장르의 겹침이 다양하다. 겹침의 매력은 대로변의 대형 빌딩이 아니라 이면도로와 골목의 건물에 있다.
오랫동안 자취방이나 원룸 주택으로 사용되던 건물들이 레스토랑과 옷가게로 변신했다. 신축건물에는 없는 리모델링 건물만의 매력이 있다. 겹침은 가게 안에서도 빚어진다. 이국적인 인테리어로 세련된 레스토랑인데 고등어·갈치를 구워 판다. 레게풍의 음악과 남미 스타일의 치킨요리도 특이하다. 터키식 피자, 네덜란드식 팬케익, 포르투갈식 샌드위치도 맛볼 수 있다. 타국의 풍미가 한국적 입맛으로 변주돼 중첩의 층위(layer)를 만들어낸다. 
 

창의적 다양성

홍대상권의 두 번째 매력은 창의적 다양성이다. 홍대 정문과 상수역 사이에 ‘서교동 408번지 블록’이 있다. 408번지 블록 안은 다양하다. 꼬막과 냉이가 들어간 파스타, 8가지 쌈을 맛볼 수 있는 밥상, 인도와 유럽의 거리에서 공수해온 가로등이 놓인 카페, 제주도식 고기국수, 진짜 새우로 튀겨낸 ‘새우깡’ 안주, 전병 과자점, 패션 디자이너들의 편집매장이 그렇다. 작은 블록이지만 창의성의 밀도는 높다.
창의적 개성들이 층층이 겹친다. 발걸음은 느려지고 눈길은 바빠진다. 가게마다 특이한 이름, 간판, 콘텐츠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호객’한다. 가게 분위기는 공연 포스터처럼 각양각색이다. 평범하면 파묻히기 쉽다. 뻔한 가게는 버티기 힘들다. 
<지도> 서울 지하철 2호선 전철역 주변 식음업소 경쟁밀도(OO카드 2013년 블록집계 빅데이터)
<지도>는 지하철 2호선을 기준으로 식음 분야 가게들의 공간 밀집도를 담았다. 신용카드 빅데이터팀과 수도권을 1만3300개 블록으로 쪼개 소비패턴을 분석했다. 블록별 경쟁밀도도 살펴봤다. 서울시 5626개 블록에 영업 중인 식음업종 10만7620개 업소를 분석했다. 식음 분야만 따로 <지도>에 시각화했다. 식음 분야란 고기, 분식, 별식, 양식, 일식, 제과, 주점, 중식, 치킨, 커피, 패스트푸드, 퓨전, 한식, 해물 등인데, 역시 그대로 세분화했다. 홍대상권은 서울에서 가장 강력한 식음업소 경쟁밀도를 보였다. 


젊음·여성·새벽·양식

상권의 특징은 서로 비교할 때 두드러진다. 반경 700m 동그라미를 지도에 그려 8개의 비교상권 위에 포갰다. <지도>에 점선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동일한 면적으로 신용카드 빅데이터 소비패턴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표 1>은 8개 상권을 비교하기 위해 일부 요인만 추렸다. 이번 분석은 8개 상권에 영업 중인 1만3428개 업소에서 1년 동안 OO카드로 식음 분야에 결제한 총 1조2584억 원에 대한 분석결과다.
<표 1> 서울 지하철 2호선 8개 역세상권 신용카드 식음 분야 지출비율 비교분석
종로·을지로상권의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강남역, 구로디지털, 선릉, 종로·을지로 이상 네 곳은 기업체의 종사자가 많은 오피스 상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대, 서울대입구, 신촌, 홍대상권은 대학가 상권이다. 대학가 상권 중에서는 홍대상권의 매출규모가 가장 크다. 신촌과 서울대입구 두 지역을 합한 것보다 크다. 
홍대상권의 특징은 여성과 젊음이다. <표 1>에서 8개 상권의 평균 여성 결제 비중은 41.6%다. 홍대상권의 여성 지출 구성비가 47.5%로 가장 높다. 가장 낮은 구로디지털상권에 비해 12.5%포인트가 높다.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은 선릉상권에 비해 21.2%포인트 높고 20~30대 비율이 높은 강남역상권에 비해서도 5.3%포인트 높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시간에 일어난 새벽 매출과 양식 비중도 두드러진다. 
상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지속적인 유입이 가장 중요하다. 성장하는 상권의 가장특징적인 요소다. 젊은이의 발길이 줄어드는 상권은 예외 없이 어려움을 겪는다. 1980년대 신촌·종로3가, 1990년대 압구정동, 2000년대 신사동은 젊은 층의 발걸음으로 흥하기도 하고 쇠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젊은 역동성이 깃드는 거리에는 새로운 활기와 전에 없던 실험으로 가득하다. 


필자=송규봉 GIS United 대표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