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맥도날드 있는 곳에 전쟁 없다?...평양 진출설로 주목받은 골든아치 이론

맥도날드 있는 곳에 전쟁 없다?...평양 진출설로 주목받은 골든아치 이론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직전 두 국가의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맥도날드 평양진출설이 꽤나 구체적으로 흘러나왔다. 미 NBC방송은 북미정상회담 직전 입수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맥도날드 영업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북한이 한때 맥도날드의 북한 진출 승인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이달 초 알렸다.

이보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4월 26일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햄최몇?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대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왼팔을 잡고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제공
12일(현지시간) 역사적인 만남에서 기대했던 두 정상간의 햄버거 만찬도 없었고, 맥도날드 영업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 표명도 없었다. 그러나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 개방 행보에 나설 경우, 그 바로미터는 맥도날드 평양 영업 허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랜 빗장을 푼 국가들은 하나같이 맥도날드를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개혁개방 행보를 알렸기 때문이다. 과연 맥도날드 평양점이 생길 수 있을까? 


맥도날드가 진출한 나라는 전쟁을 벌이지 않는다.. 황금아치 평화론

"맥도날드가 진출한 두 나라 사이에는 전쟁이 없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그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주장해 유명해진 골든아치(Golden Arches-맥도날드 로고인 노란색 M자를 의미) 이론이다. 맥도날드가 상징하는 세계화와 자본주의가 정치적 안정까지도 보장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그는 중동지역의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에는 맥도날드 체인점이 있으며, 이들 국가에 맥도날드가 진출한 이후 서로간의 전쟁이 없다고 주장한다.
1967년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공습으로 파괴된 이집트군 항공기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1948년부터 1973년에 이르기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전쟁을 벌일 정도로 앙숙이었던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들여다보자. 1994년 이집트에 맥도날드가 들어선 이후 두 국가의 관계 개선은 극적일 정도다. 최근 이스라엘 측이 이집트에 150억 달러(약 16조원)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집트는 자국 영토에 이스라엘군 진입을 허락하기도 했다. 테러 세력을 같이 소탕한다는 명분에서다. 이집트가 최근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압박하고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적에서 동지가 된 것이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군과 아르헨티나군의 동선.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프리드먼은 1982년 남대서양의 작은 섬 포클랜드를 둘러싸고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벌어진 이른바 포클랜드 전쟁도 이 가정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한다. 아르헨티나에 맥도날드가 들어선 것은 이보다 4년 뒤인 1986년이고 이후 직접적인 무력 분쟁은 없다는 점에서다. 

반면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슬라비아 폭격,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사례가 있어 예외없이 확고한 이론은 아니다. 침공을 받은 나라들은 이미 그 당시에 맥도날드가 모두 진출해 있었다. 
맥도날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노란색 M자 로고. 흔히 골든아치로 불리는 상징이다. 출처 플리커
반박받기 쉬운 주장이지만, 맥도날드 진출과 전쟁 위험 감소 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설명은 흥미롭다.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익숙하고 중산층이 어느 정도 골고루 형성된 국가는 전쟁의 리스크를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맥도날드가 들어왔다는 것은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맥도날드를 필두로 다양한 글로벌 자본이 들어와 지역 내에서 이해관계를 형성할 경우, 민간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간 극단적인 갈등이 치닫는 것을 막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진출설이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과의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상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햄버거로 대표되는 미국문화가 북한 민간 곳곳에 침투할 경우, 반미 정서를 누그러트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실제로 반미감정이 극심했던 나라에 맥도날드가 들어서면서 미국문화를 수용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1990년 중국 선전에 입점한 맥도날드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중국의 자본주의 전환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출처 왓츠온웨이보
대표적인 나라가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이다. 구소련이 붕괴하던 해인 1990년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섰을 당시,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동구권 개방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같은 해 중국 선전에 맥도날드가 들어섰을 때에도 큰 화제가 됐다. 맥도날드는 2014년 베트남 호치민 시, 2017년 하노이에 각각 진출했는데 반미감정이 그만큼 누그러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맥도날드의 노란색 M자 로고는 문호 개방과 현대화의 상징인 셈이다. 정치적 성향을 띄지 않는 음식 프렌차이즈라는 점도 개방 부담이 덜하다. 

외신들과 주요 전문가들이 맥도날드 평양 진출설은 북미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맥도날드 평양점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두고 섣부르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윌슨 센터의 역사 및 공공정책 분석가 케일라 오르타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미국 프랜차이즈를 보게 되는 날은 문화적 외교가 승리한 날이 될 것이고, 그런 날은 아직 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맥도날드 이미 2008년에 북한 진출 시도...인프라 열악해 포기

일부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2008년 맥도날드 유치를 시도하려 했다. 북한 내 정권과 연계된 인물이 이를 들여오려 맥도날드 측에 유치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후 논의가 오가던 중에 북한 내 수요가 충분치 않고 열악한 통신 및 유통 인프라가 문제가 돼 진출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평소 햄버거를 즐겨 먹는 김정은의 입맛과 개혁개방의 명분이 쌓이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유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출처 플리커
이상의 여러 관측을 종합하면 개혁개방은 맥도날드 유치를 통해 첫 발을 뗄 가능성이 높다. 맥도날드 진출이 성공할 경우, 다음 민간 자본이 들어가는 것은 더 수월해진다. 한편으로 북한 내에서 권력층을 중심으로 개인 사업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질 수 있다. 과연 북한이 맥도날드를 유치할 수 있을 만큼의 성숙한 경제적 조건과 인프라를 갖출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개혁 개방의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낼까. 지금 서방세계는 북한이 핵시설을 폐기하는 것 이상으로 맥도날드 평양 진출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인터비즈 임현석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