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창의력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사진 걸어두면 오히려 창의성이 메마른다?

창의력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사진 걸어두면 오히려 창의성이 메마른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창의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기업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임무를 맡아왔다. 그들은 사무실에 식물을 놓거나, 초록색 물건을 가까이 하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스티브잡스와 같이 창의의 아이콘이었던 인물의 포스터를 걸어두면 오히려 창의성이 반감된다는 사실도 밝혔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걸까? 심리학자들이 행한 자세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식물을 가까이 하면 창의성이 높아진다?
식물로 넘쳐나는 책상 / 출처 Crowdflower 홈페이지
심리학 연구 중에는 ‘식물이 사람을 좀 더 창의적으로 만들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본의 심리학자 시바타 세이지와 스즈키 나오토는 정밀하게 통제된 다양한 사무실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창조적 활동을 하게 했다. 그들은 직원들의 책상 근처에 화분을 놓아두면, 잡지 걸이나 다른 수납 공간만 놓아둘 때보다 창의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또, 미국 텍사스A&M대 로저 울리치 연구팀은 작업장에서 8개월 동안 직원들의 창의성을 조사한 결과 꽃이나 식물을 사무실에 놓아두면 남성들은 아이디어의 제안 건수가 15% 정도 증가하고, 여성들은 문제에 대해 더 유연한 해결책을 내놓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어린이들도 황량한 옥외 공간보다는 식물이 가득한 뜰에서 놀게 할 때 훨씬 창조적인 놀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그 원인을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한다. 먼 옛날, 사람들은 건강한 나무와 식물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근처에 식량이 많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심리는 즐거운 감정을 불러 일으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창의성의 발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이 갖는 높은 창의성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추측된다.



색깔도 창의성과 관련이 있다

식물의 존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물이 띠는 초록색 역시 창의성에 영향을 미친다. 로체스터대 앤드루 엘리엇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신호등 불빛의 빨간색이 대개 위험이나 실수의 느낌과 연관되고, 초록색은 긍정이나 편안한 느낌과 연관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단순히 색을 보여주기만 해도 창의성을 방해하거나 자극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애너그램(anagram)이 들어 있는 책자를 줬다. (애너그램이란 한 단어나 어구를 구성하는 단어 철자들의 순서를 바꾸어 원래의 의미와 논리적으로 연관이 있는 다른 단어 또는 어구를 만드는 게임을 말한다. 'gip'을 'pig'로 바꾸거나 'norud'를 'round'로 바꾸는 것이 예가 된다.) 책자 각 페이지 구석에는 빨간색이나 초록색 펜으로 실험 참가자들의 개인 번호를 적어놓았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 페이지에 적힌 숫자가 맞는지 확인해보라고 한 뒤에 책자에 있는 애너그램들을 풀게 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실험 참여자는 그 숫자를 몇 초 동안만 보았을 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빨간색 숫자를 본 사람들은 초록색 숫자를 본 사람들에 비해 3분의 1밖에 애너그램을 풀지 못했다. 반면 초록색을 미리 본 실험 참가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즉, 주변 환경을 초록색으로 바꾸면 창의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사무실 전체를 초록색으로 만들기 쉽지 않다면 서류 파일 커버나 의자, 책상 등을 초록색으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된다.



생각할 때 가장 좋은 자세는 눕는 것?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는 자세도 중요하다. 호주 국립대학 대런 립니키와 돈 번은 '눕는 자세'가 창의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선 자세와 앉은 자세, 누운 자세에서 애너그램을 풀게 했다. 흥미롭게도 누워서 문제를 푼 사람들이 다른 자세로 푼 실험 참가자들보다 약 10%나 더 빨리 문제를 풀었고,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大)자로 누운 고양이 / 출처 트위터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아마도 뇌 속의 '청반(Locus ceruleus)'이라는 작은 부위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약간의 생각만으로도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여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더 많이 방출시켜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한다. 서 있을 때에는 중력이 상체의 피를 아래로 끌어당겨 청반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반면, 누워 있을 때에는 청반의 활동이 감소를 한다. 연구자들은 노르아드레날린이 애너그램을 푸는 데 필요한 창의성과 유연성을 방해한다고 믿는다. 즉, 따뜻한 봄, 나무와 꽃이 만발한 잔디, 한없이 편안하게 드러누운 개 같은 자세에서 인간의 창의성은 최대가 된다. (물론 이대로 잠들어버린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겠지만 말이다.)



'창의력의 아이콘' 인물 사진은 붙이지도, 보지도 마라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수정)
스티브 잡스나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들 사진을 방에 걸어두면 창의성을 배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결과는 그 반대다. 레오나르도 쉬퍼스와 그 동료들이 1998년에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 같은 유명한 인물에 대해 잠깐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창의성이 메말라버린다고 한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보잘것 없는 재주를 천재들의 재주와 비교하게 돼 기가 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창의적 사고를 부추기기 위해 뭔가를 가짜로 꾸미려는 시도는 하지 말기 바란다. 조화를 꽂아두거나 폭포 그림을 걸어놓아 봐야 혁신적인 사고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연 풍경을 찍은 고해상도 화면 역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여러분이 생활하는 공간에 자연을 도입할 수 없다면, 점심시간만이라도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라!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56호
필자 정재승

인터비즈 박근하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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