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은 왜 교주를 계속 신뢰할까?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은 왜 교주를 계속 신뢰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조직이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요인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구성원 간, 또는 부서 간 신뢰(trust)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대부분의 신뢰 관련 연구들은 조직에서 상사와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구성원들의 몰입도 및 직무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종교단체도 신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확고하게 믿던 종교가 사이비인 사실이 드러나도 교주를 추종하는 신도자들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 애니메이션 <사이비> 캡쳐
신뢰는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할 상대방에게 자신의 취약점을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신뢰를 주기로 결정하면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모든 일을 스스로의 힘만으로 해내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의 투수가 야수진의 수비 역량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수비에 의존하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삼진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기업도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구성원들이 각자도생하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인지적 신뢰 vs 정서적 신뢰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는조직을 대표하는 리더에 대한 신뢰라할 수 있다. 리더의 탁월한 역량과 일관성, 직원들에 대한 배려심 등이 신뢰를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리더가 위험을 판단하는 능력, 결단력 등도 신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낯선 타인을 믿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의 정보를 파악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신뢰를'인지적신뢰cognition-based trust'라고부른다. 특히 다수의 구성원들은 조직의 리더나 경영진과 직접적인 인격적 관계를 맺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정보에 의존하여 대상을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지적 신뢰는 대상의 특질에 대한 정보에 기반해 신뢰가 형성되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기존 정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그에 기반한 신뢰도 쉽사리 무너진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유능하고 청렴하다고 알려진 경영진이 남몰래 횡령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신뢰를 당장 철회하고 불신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정보가 수정되더라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신뢰를'정서적 신뢰affect-based trust'라고부른다. 정서적 신뢰는 신뢰의 대상과의 관계에 기초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형성된다. 인지적 신뢰와는 달리 신뢰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믿음이 철회되지 않고 지속되는 비이성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이비 교주에 대한 신도들의 신뢰가 정서적 신뢰의 전형적인 사례가 된다. 신도들은 자신의 교주가 사이비라는 점이 드러나도 믿음을 이어가게 되는데, 여기에는 이성적 신뢰보다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정서적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 대상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도들은 신뢰로 인한 인지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적인 위험감수 행위를 이어나간다.

정서적 신뢰는 사람의 계산보다는 감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인지적 신뢰보다 믿음의 강도가 훨씬 높다. 이성적 영역은 뇌의 극히 작은 영역인 신피질에 기초하고 있는 반면, 감정은 상대적으로 뇌의 큰 영역인 변연계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에 영향력이 더욱 강하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정서적 신뢰가 강하면 신뢰의 결과에 대한 판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여기에 이익에 대한 계산이 아니라 정서적인 공감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쌍방 간 응집력(cohesiveness)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조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뢰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 간에는 정서적 신뢰와 함께 정서적 신뢰의 맹목적인 성향을 경계할 수 있는 인지적 신뢰가 결합할 때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낼 것이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 넘어선 신뢰를 향해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의 세 차원 중에서 조직에 대한 의무감을 나타내는 규범적 몰입이나 계산을 대표하는 이성적 몰입보다 조직에 대한 애정을 의미하는 정서적 몰입이 가장 강도가 강하듯이 정서적 열정이 결여된 신뢰는 진정한 의미의 신뢰라기보다는 각자의 이해타산에 입각한 계산에 불과하다.
출처 DBR
사람과 사람이 이해타산에 입각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상호 동반성장하는 완전한 신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뢰의 정서적 측면이 보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들이 일정 정도 자기이익을 포기하거나 때로는 과감하게 자기를 희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서적 신뢰가 대상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뢰 대상의 실력과 도덕성, 배려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또 양자 간의 관계가 탄탄하게 형성된 후에도 최근 사실에 입각해 신뢰 관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직에서 위대한 멘토와 멘티의 관계,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에는 반드시 서로에 대한 인지적 신뢰뿐만이 아니라 정서적 신뢰가 결합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4호
필자 전정호

필자 약력
- 단국대 경영학부 부교수

인터비즈 박근하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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