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공감 역량 과도하게 강조하다간...

공감 역량 과도하게 강조하다간...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역지사지(易地思之). 초등학생들도 아는 필수 사자성어인 이 표현은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교훈의 대명사다. 그래서일까. 역지사지는 종종 훌륭한 리더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이해된다. 비단 리더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영, 제품 개발, 마케팅 등 사람과 관련된 비즈니스의 거의 대부분 측면에서 공감은 필수적이다.선도적인 기업들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포드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포드자동차는 임산부가 운전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인체공학적 차원의 문제들을 남성 엔지니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임신 공감용 복대(Empathy Belly)'를 착용해 보도록 했다. 복대를 착용한 남성들은 몸무게가 평서보다 약 14kg 이상 늘어나는 임산부가 겪게 되는 허리 통증, 방광에 느껴지는 압박감 등을 직접 경험하며 임산부들이 운전할 때 얼마나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지 등에 대해 이해하도록 했다.
남성 엔지니어에게 임신공감용 복대를 착용토록 한 포드자동차/출처 Ford Empathy Belly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캡처
'공감의 시대'를 맞아 포드자동차의 이같은 접근은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인 애덤 웨이츠(Adam Waytz)는 HBR 아티클을 통해 "공감과 관련해 절대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직원들에게 과도한 공감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켜 성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공감은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무거운 부담이 되는 일이며 무한한 자원도 아니다
단적인 예로 의사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보건복지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을 보자. 웨이츠 교수는 "거의 의무적으로 공감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공감 불능' 상태가 돼 버리는 '동정심 피로(compassion fatigue)' 상황에 처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공감하는 행위는 에너지와 인지자원을 소모할 뿐만 아니라 공감 자체를 고갈시킨다. 가령, 배우자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할수록 어머니에 대한 공감은 줄어들고, 어머니에게 더 공감할수록 자녀에 대한 공감은 줄어든다는 것. 실제로 헤어디자이너, 소방관, 통신업 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근로자 844명을 대상으로 직장과 가정에서 하는 공감적 행동과 관련된 트레이드오프(trade-offs) 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 직장에서 동료의 문제와 염려를 들어주기 위한 시간을 내고 업무량이 과다한 동료를 도와주는 일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가족 간의 유대관계 유지에는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공감에는 한계가 있다. 화수분처럼 끝없이 넘쳐나는 게 아니라 '제로섬(zero-sum)' 게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감을 중시하면서도 '과도한 공감'을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웨이츠 교수는 "업무를 분할하라"고 조언한다. 가령, 어떤 직원은 주로 고객에게 집중하고, 어떤 직원은 동료들에게 집중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직원들 각자가 '모든' 사람들과 공감하지 않고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돼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여러 견해를 모으는 작업이 훨씬 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웨이츠 교수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웨이츠 교수는 "직원들이 공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라"고 강조한다. 기술적이거나 분석적 업무, 혹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데이터 입력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처럼, 공감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자신만의 이해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장려해야 한다. 가령 휴가를 가는 직원들의 이메일 계정을 차단해 그들이 방해받지 않고 자신에게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든가, 직원들의 건강과 학습 증진을 위한 격리된 공간을 마련해 재충전의 기회를 준다든가 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오브 테크놀로지(Orrb Technologies)의 심신 건강 관리 및 학습을 위한 격리 공간(wellness and learning pods) 기기 '오브(Orrb). 사람들은 길이 2.15m, 폭 1.2m, 높이 1.7m 되는 유선형 공간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기기당 최대 200명까지 개별 계정 설정이 가능하며, 집중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웰빙 세션을 설정할 수 있다. /출처 오브닷컴(www.orrb.com)
사람들은 자신이 회복됐다는 느낌이 들 때 다른 이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해야 하는 업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분명 공감은 업무에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공감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감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장점을 장려하는 조치를 취할 때, 가장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출처 세계적 경영저널 HBR 2016년 1-2월 합본호
필자 애덤 웨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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