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아마존이 6000억 베팅한 중동의 e커머스 강자 ‘수크닷컴’

아마존이 6000억 베팅한 중동의 e커머스 강자 ‘수크닷컴’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수크닷컴은 중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e커머스업체로 중동판 아마존(Amazon)이다. 정확히 말하면 2017년 초에 아마존에 인수됐으니 중동의 아마존이 맞다. 13년 전, 직원 5명으로 출범한 수크닷컴은 어느덧 직원 3000명이 종사하고,전자기기, 패션, 건강, 화장품, 가사 용품, 유아용품 등 32개 제품군 840만 개 이상 제품을 취급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고객수만 하더라도 7개국에서1억3500만명에 이른다.
2017년 3월 수크닷컴은 아마존에 인수됐다 /출처 수크닷컴
아마존이 중동 지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6000억 원을 들여 수크닷컴 인수를 결정한 것은 수크닷컴의 특징을 알고 나면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미 중동에서 최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중동 사람들의 소비패턴에 맞춘 결제시스템과 배송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중동 내 소매 판매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2%에 그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확장성도 높다.그렇다면 아마존도 탐낸 중동의 e커머스 강자 ‘수크닷컴’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중동 최대 포털 ‘마크툽’ 자회사로 시작, 5년 만의 독립
1998창립된 마크툽은 수크닷컴의 옛 모회사였으나 2009년 야후에 인수됐다. 그해 수크닷컴이 독립한다 /출처 야후 마크툽 홈페이지
이야기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수크닷컴로날도 모차와(Ronaldo Mouchawar) 공동창업자는 중동에서 가장 먼저 웹 포털로 성공한 마크툽(Maktoob) 사에 입사했다. 

마크툽 사이트 이용자들은 대개 남들과 소통하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 해당 사이트를 이용했지, 물건을 사려고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사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사이트를 방문하는 명확한 수요층이 존재했다. 또 마크툽 경영진들은중동 3억5000만 명 이상의 인구 중 절반이 25세 미만이라는 점, 2000년 당시 미국 야후를 중심으로 닷컴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중동에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열릴 것이라 여겼다.

때문에 마크툽 사 내에도 그들은 ‘전자상거래’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비즈니스를 만들어야겠다고 판단, 로날도 모차와를 필두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로날도 모차와 수크닷컴 공동창업자 /출처 수크닷컴
2006년로날도 모차와 CEO가 수크닷컴 도메인 이름을 샀다. 수크(souq)는 아랍어로‘시장’을 뜻한다. 그와 창립멤버들은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 두바이에 사무실을 열었다. UAE에는IT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었고,운송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물류와 관련한 어려움은 적었기 때문에 첫 시작 위치로는 제격이었다.

수크닷컴의 초기 형태는 ‘이베이’와 같은 경매 웹사이트였다.그런 다음 자동차 판매와 부동산 광고 영역으로 다각화를 시작했다.이 웹사이트는 바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고 곧 사우디아라비아로 서비스를 확대했다.사업은 급격히 성장했고2009년 말 마크툽으로부터 독립한다. 이때 모회사였던 마크툽은 야후에 인수되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게 된다.



C2C에서 B2C로의 전환, 질주의 시작
마크툽의 품을 떠난 수크닷컴은 경매만으로 한 달에300만 디르함(약 8억7600만 원)의 거래를 기록했다.그러나 성장에 대한 한계가 순식간에 드러났다.우선,중동은 스마트폰 증가 보급률이 높아졌는데 이는 랩톱보다 모바일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모차와와 경영진들은 수크를 단지 웹사이트가 아닌 앱 비즈니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2010년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모바일 쇼핑은 여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심지어 데스크톱,랩톱을 쓰며 자란 선진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미래를 보고 2012년에 첫 앱을런칭했다.지금은 수크닷컴 70%이상의 방문과 거래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 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수크닷컴 홈페이지
2010년, 수크닷컴은 개인구매자와 개인판매자를 끌어모으는 C2C보다는 소비자와 소매업자를 연결해주는 B2C 비즈니스 모델에 큰 기회가 있다고 판단, B2C로 완전히 전환했다. 초기부터 진행한 경매와 상품광고가 사업의 약80%를 차지했지만 이 두 방식은 과감히 버렸다.

그해 5월에 이집트에서 서비스를 개시했고 다른 국가에도 빠르게 확대해 갔다.위험과 노력은 결실로 나타났다. 공표한대로 경매 사이트를 폐쇄하자 하루아침에 거래량 대부분을 잃었지만, 6개월 만에 이 손실을 만회했다.그리고 매출은 매 분기 두 배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변화에 따르는 어려움이 있었다.B2B로 전환 후 소매업자들을 끌어들이는 일이 가장 쉽지 않았다.전자상거래상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소규모 사업체를 찾아 곳곳을 누볐다.그리고 그들에게 고객과의 접촉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결제 및 배송 서비스 지원도 필요했다.이런 난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이 수크닷컴 이야기의 핵심이다.



첫 번째 난관: 중동에서는 현금결제가 주를 이룬다
사실 UAE에서는 결제가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그런데 지역 내 다른 나라들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신용카드의 온라인 사용 외에 결제수단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현재 수크닷컴 사업영역이 가장 넓은 곳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대부분이 현금 결제방식이었다.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자를 내고 빚을 지는 것인데,이는 과거에는 이자를 받거나 지불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이슬람 샤리아 율법에 저촉되는 일이기도 했다.

물론현재는 중동의 결제방식이 많이 변했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현금지불 방식을 선호한다.시장 잠재력이 큰 이집트의 경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예치금을 내고 카드 발급을 받는 상황이다. 수크닷컴은 이러한 중동 국가들의 환경까지 고려해 결제 기능을 갖춰야 했다.
은행계좌를 연동시키는 과정 중 소프트웨어 설계 부분이 난제였다.서로 다른IT기반시설을 사용하는 은행들의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맞추는 동시에 사용자에게는 동일한 경험을제공해야 했다.이를 내부 역량만으로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고, 결국 결제시스템 개발을 사내 프로젝트가 아닌 별개의 벤처 스타트업으로 분리해 진행했다.젊은 사업가들을 불러 모아 그들의 창의성과 에너지를 이용해야 더 나은 결제시스템을 더 빠르게 얻게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에는 물건 배송 전에 고객들이 대금을 지불하도록 했지만 상당한 저항에 부딪쳤다.전자상거래는 이 지역에서 여전히 새로운 개념이었고 사람들은 작은 스크린을 통해서만 본 물건에 선뜻 돈을 지불하기를 주저했다.

게다가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배송과 결제 추적이 힘들다는 점도 판매자들에게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현금 처리는 시간이 걸리고 이로 인해 판매자들의 은행계좌로 수주일 동안 지급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며,이는 운전자금의 흐름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빠르게 움직이는 소비재 분야에서는 심각한 이슈이다. 
수크닷컴은 외부 배송서비스 이용하는 것보다 자체 배송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일의 효율에 기여할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큐익스프레스(Q Express)라는 별도의 사업을 런칭했다. 현재 수크닷컴 고객 80%가 이 배송을 이용한다 /출처 큐익스프레스
수크닷컴은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의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판매자들과 배송기사들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담은 디지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수크닷컴 이용자들은 일반적으로 과거에 해당 서비스 내 현금구매 이력이 많은 경우, 이후에도 현금구매를 선호했다. 때문에 결제방식을 다음과 같이 체계화했다.

1) 상품을 배달하는 배송기사는 최종 소비자로부터 현금을 받고 즉시 휴대전화에 기록을 남긴다.
2) 배송기사가 상품분류센터에 돌아와서 고객으로 받은 현금을 예치하면 해당 판매자의 계좌에 판매대금이 입금된다.



두 번째 난관: 많은 중동 국가들에는 우편번호가 없다
출처 픽사베이
중동의 많은 국가들에는 우편번호가 없다.배송기사가 익숙하지 않은 주소를 찾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또한 후불 결제가 가능하도록 물류 전반에 대한 감독도 필요했다.제3자배송기사들은 결제를 처리하고 마감하는 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이에 수크닷컴은 UAE의 몇몇 도시에서 직접 배송하기로 했다.운전사를 고용했고 배송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다시 한번 모바일 앱이 그들을 구했다.이 당시 휴대전화에 지도 소프트웨어와GPS기능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휴대전화로 수크닷컴에서 물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수크닷컴은 역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그들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이를 통해 길 찾기 문제가 해소됐다.또 물건이 도착하는 시간을 구매자에게 미리 알려줘서 물품 수령과 결제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도 했다.
2011년 이집트 혁명 당시 수크닷컴의 모바일기반 배송서비스는 빛을 발했다
수크닷컴의 배송서비스는 심지어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에도 놀랍도록 탄력적으로 운영됐다.예를 들면, 2011년 이집트혁명 당시 인터넷과 모바일 네트워크가 되는 한 직원들은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배송직원은 전화를 통해 시위가 벌어지는 곳의 정보를 계속 접하고 문제 발생 지역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수크닷컴은 소요사태 대부분의 기간에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으며 통행금지 시간 이전에 배송이 가능했다.



석유산업 이후 내다보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던 것처럼 여길 수도 있다.하지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로날도 모차와 CEO는 HBR에서 “우선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지역 벤처투자자들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자본은 사회기반시설,건설 및 석유 분야에 투자됐다.두바이에서 쇼핑몰이나 오피스 건물 관련 투자자는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인터넷회사 투자자를 찾기란어려웠다.”고말했다.
중동 국가는 기존에 석유 머니를 IT산업 등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쓰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2년간은 상황이 달라졌다.중동에도 창업생태계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이 지역 사람들도IT비즈니스에 대한 지식이 늘어났다.그 이유 중 하나는 석유의 종말에 대한 인식이었다.석유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며 석유로 벌어들인 돈은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에 쓰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겨난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디지털산업에 투자하고 있다.석유를 판 돈으로 경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중동은25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50%를 차지하고있는 만큼,의미 있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중동은 여전히 전자상거래의 잠재성이 엄청난 시장이다.전체 소매 판매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8%,유럽은12%,중국은15%인 데 비해 중동 국가들에서는2%도 안 되는 수준이다.중동의 기술 창업가들에겐 신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세계적 경영저널 HBR 2017년 9-10월(합본호)
필자 로날도 모차와 (Ronaldo Mouchawar)

필자 약력
-수크닷컴 공동창업자

인터비즈 박성준 정리 /미표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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