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당신의 직장 상사가 로봇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의 직장 상사가 로봇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300만 명이 로봇 상사의 지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금속 팬츠를입은 상사', 즉 로봇을 상사나 동료처럼 생각하고 함께 일해야 하는 시대가 정말로 도래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로봇을 동료 팀원이나 관리자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요?인간과 기계가 조직 내에서 한 차원 높은 협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적 경영저널HBR에 실린 글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콘퍼런스 당시 쓰였던 공룡 로봇 / 출처 HBR
2013년 열린한 로봇공학 콘퍼런스에서MIT대 연구원인 케이트 달링은 참가자들에게 장난감 공룡 로봇 '플레오'를 직접 만지고 놀아보라고 권유했다.이 로봇은 몸짓과 표정을 통해 사람들이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하고,꼬리를 잡아 들어올리는 건 싫어한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표시했다.참가자들은 플레오가 의사표현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금세 알아챘다.그렇게 한 시간을 보낸 뒤 달링은 참가자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이 휴식을 마치고 돌아오자 이번에는 칼과 손도끼를 건네며 공룡 로봇을 고문하듯 괴롭히고 절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달링은 참가자들이 약간의 거부감을 보일 것이라고는 예상했다.그러나 놀랍게도 참가자 전원이 하나같이 로봇 해치기를 거부했다.심지어 어떤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플레오를 해치지 못하도록 직접 몸으로 가로막기까지 했다.

이렇게 인간은 상대가 기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데도 불구하고 동질감이나 정서적 유대감까지 느낀다. 더욱 기술이 발전하면 언젠가는 로봇을 상사나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일해야 하는 시대도 올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로봇이 정교하고 로봇에게 동질감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기계와 사람이 협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알고리즘 회피 현상을 막아야 한다
인간은 알고리즘보다는 사람의 직관을 믿는 경향이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계와 함께 일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은 기계가 더 많이 알 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와튼스쿨의 연구에 의하면 환자를 진단하든, 정치적 결과를 예측하든 간에 사람들은 시종일관 알고리즘보다는 사람이 내린 판단을 선호한다. 특히 기계가 한번 실수를 하면 이 믿음은 더 강해진다. 사람은 배움을 통해 실수를 개선할 수 있지만,알고리즘은 그것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이런 현상을‘알고리즘 회피’라고 일컫는다.

알고리즘 회피 현상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알고리즘 회피 경향은 많은 자료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일 때보다는 좀 더 복잡하거나 직감을 필요로 한다고 여겨지는 작업일 때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 연구에서는 직원들에게 업무를 부탁할때 일부에겐‘인지’와‘분석적 추론’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고 고지하고,나머지에겐‘느낌’과‘감정 처리’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해뒀다.그런 다음 전체 참가자들에게 이런 작업을 기계가 처리하도록 외부에 위탁해도 괜찮을지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앞서 작업의 성격이 정서적이라고 들은 참가자들은 불안해했지만 일이 분석적이라고 들은 참가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연구의 공저자 중 한 명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턴 교수는 “생각하는 기계인 로봇이 수학을 하는 건 괜찮지만,뭔가 느낀다는 건 석연치가 않지요.그건 로봇이 너무나 인간다워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알고리즘 회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로봇이 '인지' 또는 '분석적 추론'과 관련한 업무만 수행한다고 알려주면 된다. 알고리즘의 예측 결과에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인간에게 부여하면 더욱 컴퓨터와의 협업 수준이 높아진다.



로봇이 우리 자신과 비슷해 보일 때 더 많이 신뢰한다

스낵봇 / 출처 HBR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계를 신뢰하도록 돕는 또 다른 방법은 기계를 인간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기계나 알고리즘이 사람 목소리를 내거나 딱 봐도 사람과 닮은 형태일 때 호감을 얻는다.카네기 멜런대 연구진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키가 약140㎝인 자동 제어 로봇을 이용해 탐구했다.

스낵봇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바퀴와 팔을 장착하고 있고 남자 목소리를 낸다.또한LED로 만들어진 입을 갖고 있어 미소를 짓거나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다.스낵봇이 하는 일은 한 사무실 내에서 간식을 배달하는 것이다.하지만 명확하게 말하면 사람들이 사람처럼 보이는 행동에 반응하도록 유도하려고 만든 로봇이다.

예상대로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스낵봇에게 말을 건네고 친절하게 대했다.스낵봇은 몇몇 사람들과‘맞춤형’대화를 나누도록 프로그램화돼 있었다.예를 들면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에 대해 언급하는 식이다.이런 대접을 받은 직원들은 로봇의 서비스에 더욱 만족해했다.그리고 스낵봇이 사무실을 순회할 때 어느 구역을 추가해야 할지 묻는 등 어떤 부탁을 해오면 협조를 더 잘해줬다.
적당한 의인화된 로봇이 인간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들이 스낵봇을 신뢰한 이유는 바로 의인화,즉 인간이 아닌 기계에 의사를 표현하는 인간적인 특성과 욕구를 부여한 것에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많은 연구 결과, 기계가 목소리와 몸통,심지어 이름까지 갖게 하면 사람들의 이런 경향을 자극해 로봇과 함께 일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었다.


그래도 로봇은 로봇
불쾌한 골짜기 이론. 인간을 닮다 만 것 같은 아래쪽 로봇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친다 / 출처 위키피디아(왼쪽) knowyourmeme.com(오른쪽)
하지만 지나치게 의인화된 로봇은 부작용을 내기도 한다.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시 마사히로가 소개한 '불쾌한 골짜기'라는 이론이 있다. 로봇이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호감도가 증가하지만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이 드는데, 이 영역을 불쾌한 골짜기라고 한다. 인간과 닮지 않은 개체는 인간과 비슷한 특성이 드러났을 때 호감도가 늘어난다. 하지만 '거의 인간에 가까운' 로봇은 오히려 인간답지 않은 특성이 쉽게 드러나게 되고 인간 입장에서는 '왜 저렇게 행동하지',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불쾌한 골짜기 영역에 있는 로봇은 인간 같은 로봇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또 인간과 닮은 로봇들은 직장 내에서 대인관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스낵봇 실험에서는 한 참가자가 한 참가자가 스낵봇이 다른 동료에게 늘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걸 보니 정말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고 칭찬하는 걸 듣고 질투심을 드러냈다.진짜 인간 같은 특성을 많이 부여할수록,특히 감정과 같은 요소들을 더 넣을수록 이처럼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강해진다.HBR에 따르면 어떤 환경에서는 오히려 인간미가 부족한 기계가 더 효과적이라고 추정한다. 만약 당신의 상사가 컴퓨터라면 당신은 그 상사의 단점이 무엇인지 더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겠는가.

인간과 기계의 협업 정도는 업무의 성격과 기계가 어떤 형태로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HBR의 월터 프릭은 '적절하게' 의인화된 로봇이 '논리적' 과업만을 수행할 때 인간과의 협업을 가장 촉진할 수 있다고 결론을 냈다. 중요한 것은 이 '적절한'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감정'과 '논리'의 기준은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5년 6월호
필자 월터 프릭

인터비즈 문현지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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