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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조직문화 강조하는 미국인 보스가 때론 한국인 상사보다 '독재적'으로 느껴진다?

[HBR] 흔히 한국이나 일본의 조직 문화에 대해 권위적이라거나 위계질서가 강하다고 이야기한다.반면 미국의 조직문화는 수평적이고 평등하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이런 조직문화가 의사결정 방식에도 똑같이 투영될까?즉,위계적인 조직문화일수록 리더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평등한 문화일수록 구성원들간 집단적 합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질까?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의 에린 메이어 교수는 HBR에 게재한 아티클을 통해 반드시 그런 건아니라고 지적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단적인 예로 미국을 살펴보자. 메이어 교수에 따르면, 지난 몇 십년 간 미국의 기업 문화는 더욱 평등적으로 변했지만 의사결정 방식은 특정 개인, 즉 리더 한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경향이 더 커졌다.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은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그렇다 보니 최종 결정은 보스가 내리고 아랫사람은 이를 따르는 '톱다운(top-down)' 식 의사결정이 대세가 돼 가고 있다는 게 메이어 교수의 설명이다. 이는 평등한 문화일 경우 구성원들 간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이루는 경향이 클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처럼 통념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리더십에 있어서 '권위'에 대한 태도와 '의사결정'에 대한 태도를 구분하지 못해서다.권위에 대한 태도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조직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조직원들을 대할 때 리더가 일방적으로무엇을 지시하는 타입인지, 아니면 현장의 소리를 중시하고360도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는 타입인지를 가리킨다. 반면 의사결정에 대한 태도는리더 혼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인지,아니면 다른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인지를 뜻한다. 메이어 교수는 이렇게 두 가지 측면을 기준으로 리더십 문화를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4가지로 유형화했다. 
1) 평등적이면서 합의주의적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 (예: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2) 평등적이면서 톱다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 (예: 미국, 캐나다, 영국 등)
3) 위계적이면서 합의주의적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 (예: 일본, 독일 , 벨기에 등)
4) 위계적이면서 톱다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 (예: 브라질, 멕시코, 중국 등)

메이어 교수의 분석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4번(위계적이면서 톱다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문화)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이 네 가지 리더십 문화 중 북유럽이나 중남미 국가가 속해 있는 문화권(1번과 4번)은 우리의 상식에 잘 부합하지만 2번과 3번 유형, 즉 미국처럼 평등적이지만 톱다운 방식의 문화라든가 일본처럼 위계적이지만 합의주의적 문화는 우리의 직관에 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화권 출신의 외국인 상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종종 혼란을 느끼며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기 쉽다.

출처 Unsplash
실제로 미국 미쓰비시에서 미국인 상사 밑에서 일하는 한 일본인 직원은 "도대체 미국인들은 사람을 너무 혼란스럽게 해서 도무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회의 시간에는 자유롭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라고 해 놓고 정작 의사결정은 보스 마음대로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마 미국인 상사를 모시는 한국인 직원들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가령, 앞에서는 마치 친한 친구처럼 "존(John)", "메리(Mary)" 하며 이름(first name)을 부르라고 해 놓고는 정작 무슨 일을 할 때에는 일방적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경우다.

이런 혼란을 겪지 않으려면 각 리더십 유형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접근을 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처럼 위계적이지만 합의주의 방식을 중시하는 문화권에선 인내심을 가지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논의에 참여시키는 데 시간을 쏟는 걸 아까워해선 안 된다. 또한 미국처럼 평등적이지만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문화권에선 전체 의사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피력하되, 일단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설령 그 결정이 내 의견과 다르다고해도 신속하게 보스와 코드를 맞추고 적극적으로 그 의견을 지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어느 문화권에 가든 이렇게 권위에 대한 태도와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태도를 구분해 적절한 접근을 취한다면, 리더로서는 물론 일반 조직원으로서도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메이어 교수의 조언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7년 7-8월 합본호
필자 에린 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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