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미국 직장에서 만연한 괴롭힘, 그리고 해결책

미국 직장에서 만연한 괴롭힘, 그리고 해결책

[DBR/동아비즈니스리뷰]스탠퍼드대 경영공학 로버트 서튼 교수는‘직장 내 괴롭힘’문제를 다룬 저서 『TheAsshole SurvivalGuide(또라이로부터 살아남는 법)』에서 성과 만능주의에 빠진 많은 미국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특히 성과 압박이 심한 회사일수록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는데요.이러한 문제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글로벌 운송 스타트업 우버의 전 CEO 트래비스 칼라닉/ 출처 우버 홈페이지, 동아일보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직장 내 괴롭힘(WorkplaceBullying)문제로인해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례로 통한다.계속되는 스캔들과 보이콧 확산 끝에 결국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CEO자리에서 물러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이 모든 사태를 촉발한 최초의 사건은 사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겪고 회사를 나온 전 직원의 폭로였다.그녀는 자신이 겪은 일을 상부에 보고했지만‘해당 매니저의 실적이 좋았고 이전까지 그런 일이 보고 된 바가 없다’는 이유로 그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오히려 인사팀으로부터“당신 스스로에게는 문제가 없었느냐”라는 말과 함께,“다른 팀으로 옮기든지,그 매니저의 평가를 받으며 팀에 남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라는 통보를 받았다.결국 그녀는 우버를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자신의 경험담을 블로그와 언론에 폭로하자 놀랍게도 유사한 사례를 겪었다는 직원들이 줄을 이었다.우버가 가해자에게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문제를 처리해 온 것이 드러났다.암묵적으로 가해자의 행동이 용인되면서, 그릇된 문화가 우버 내 정착된 것이다.

이번 성추행 사건 이외에도 우버는 지난 2014년 남성우월주의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그 해 인도에서는 우버 승객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칼라닉 등 우버 임원들은 피해 여성의 의료 자료를 불법으로 입수해서 살펴본 후 '이 성폭행 사건 배후에 우버의 경쟁 업체가 있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패딩턴 2>, <킹스 스피치> 등 다수의 유명 영화를 제작한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설립자 하비 웨인스타인(가운데)의 성추행과 자금 압박으로 파산에 직면한 상태이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위키피디아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이 세운 영화 기획사 '웨인스타인 컴퍼니'도 여배우 및 당사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결국 이사회에서 퇴출당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회사는 설립자의 불명예스러운 행위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이다.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영화 <패딩턴 2>의 북미 배급권을 워너브라더스에 팔면서 파산 위기를 잠시 모면했다. 그러나 대내외적 신뢰를 잃고 자금 차입에 의존하게 된 웨인스타인 컴퍼니가 쉽게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앞서 소개한  두 기업의 사례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남성우월주의적 시각이나 영화계의 잘못된 스폰서 문화 때문만은 아니다.이러한 문화는 한국 사회 전반으로도 확산되어 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단시간에 직원을 교육하거나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부하직원을 혹독하게 대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 같은 엄격한 문화는 조직의 미래를 위한 ‘필요악’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조직 내 괴롭힘은 개인의 인성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조직에서 형성된 암묵적 동의가 직장 내 괴롭힘 문화를 조장하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조직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개별 피해자뿐만 아니라 해당 조직에도 상당한 비용 부담을 유발한다. 조직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장기적이고 예방적인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구글의 모토인 "사악해 지지 말자(Don't be evil)"은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출처 tangi bertin at flickr
① 경영진의 분명한 의지가 반영된 정책

좋은 예가 바로 구글(Google)의“사악해 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모토다.이 표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과거 구글의 수석 부사장이었던 쇼나 브라운(Shona Brown)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구글을 성과가 좋다고 해도 동료를 괴롭히는 행동으로는 절대 유능하다고 평가받을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그런 사람들은 수행 평가 기간을 견디지 못해 관리직으로 승진되지 못한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8월 여성 동료들을 폄하하고 이를 외부에 떠벌린 엔지니어를 다음 날 즉시 해고해이러한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② 경영진 및 임원 훈련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훈련과 코칭

조직 내 괴롭힘은 상하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을 반대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하다.2014년 미국 WBI(Workplace Bullying Institute)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밝힌 반면 자신이 가해자라고 밝힌 응답자는 1%도 안 됐다.

즉, 남을 괴롭히는 나쁜 사람들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자각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는 의미다. 따라서 잠재적 가해자들이 스스로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여과 없이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의 대변인은 "우리는 나쁜 행위에 대해 어떠한 용서도 없을 것이다."라며 조직 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한 회사의 의자를 분명히 못 박았다 / 출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그러나 국내 기업들처럼 다면 평가나 리더십 평가 제도가 있어도 위로 올라갈수록 그 결과가 필터링 돼 전달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다. 리더의 정신건강 및 리더십에 대한 외부의 객관화된 진단 및 코칭이 필요한 이유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사례를 들 수 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를 고용했다. 그 결과 6년간 최소 3명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의 만행이 드러났고 결국 그들은 모두 사직했다.   


③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를 치유할 수 있는 조직 차원의 지원

개인적인 상담 외에도 조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요즘 많은 기업들이 사내 상담실이나 외부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심리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형식적인 상담 기회만을 제공해 피해자에 대한 조직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해자가 다시 조직으로 돌아와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개인적인 상담치료만으로는 부족하다.가해자는 여전히 존재하고 조직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환경에서 피해자에 대한 상담치료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해당 기업은 직장 내 괴롭힘의 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야 한다.가해자 개인의 인성이나 정신적 문제가 꼭 그 원인이 아닐 수 있다.오히려 부적절한 역할 분담이나 절대적인 평가권 부여 등 조직운영 정책이나 문화가 직장 내 괴롭힘을 조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37호
필자 이경민


필자 약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및 석사
-이머징 공동대표/ 정신과 전문의
- 기업정신건강 진단 및 관계/갈등 치료 전문가

인터비즈 박성지 정리
inter-biz@naver.com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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