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이번엔 진짜로\"..당신을 바꾸는 사소한 장치들

"이번엔 진짜로"..당신을 바꾸는 사소한 장치들

잠잠하다가도 같은 상황에 처하면 나도 모르게 동일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출근길에 차가 막히면 습관적으로 담뱃불을 붙인다거나 신호에 걸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운전자, 회의 때마다 과자를 먹는다거나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을 때 늘 다리를 떠는 직장인 등 상황과 습관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환경에 따라 하는 행동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 Daria-Yakovleva, 출처 Pixabay

베트남 전쟁 때도 이런 현상이 확인된 바 있다. 베트남 전쟁(1960~1975) 당시 미군 사이에는 마약이 크게 유행이었다. 특히 1971년에는 전체 미군의 20%가 헤로인에 중독됐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남용예방특별조치국(Special Action Office of Drug Abuse Prevention)을 신설했다. 

이 기관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 고향에 돌아가기 직전, 강제로 약물을 끊은 병사의 95%가 미국으로 돌아온 첫 해에 다시 약물에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경우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원인은 환경에 있었다. 고향(미국)으로 돌아온 군인들은 마약에 빠졌던 곳(전쟁터)과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된 셈인데, 환경이 달라지니 마약에 손대던 습관이 수그러든 것이다. 마약의 중독적 특성상 두 번째, 세 번째 해에는 다시 슬금슬금 손을 대게 됐더라도 말이다. 
© frolicsomepl, 출처 Pixabay

나쁜 습관은 특정 환경에 고착된다. 환경을 바꿔도 반복적인 습관을 떨쳐내는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특정 습관을 불러일으키는 특정 환경을 180도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다. 앞서 든 군인의 사례처럼 아예 다른 환경에 노출되도록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을 반드시 극적으로 변화시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소한 변화라도 환경에 대한 자동 반응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아이스크림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숟가락을 왼손(왼손잡이는 오른손)으로 바꿔 쥐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중독 대상에 대한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것도 좋다. 아침마다 출근 전에 담배나 스마트폰을 트렁크에 던져넣고 잠궈버린다거나 회의에 들어갈 때마다 사과를 하나씩 손에 들고 가거나 또는 아예 일어서서 전화를 받아보는 식이다. 

© andreas160578, 출처 Pixabay

좀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위한 장치를 설계해보는 방법도 있다. 스탠퍼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를 살펴보자. 

연구진은 이들에게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학생들의 펜팔을 하라고 지시했다. 대학생들은 자신들 역시 공부에 치이고 미래를 설계하느라 심하게 좌절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중이었지만, 중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노력해 어려움을 딛고 공부를 잘하게 됐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야 했다. 

이 편지가 중학생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까? 글쎄,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편지는 아예 배달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런 편지를 썼다는 경험 자체가 대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편지를 쓴 지 몇 달 후, 이 학생들은 스탠퍼드대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학교 생활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학점 역시 평균보다 높았다. 

© alvaroserrano, 출처 Unsplash

이 사례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일깨우는 작은 장치가 스스로를 통제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학업과 진로 탐색으로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던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과를 냈던 과거를 떠올리고 그것을 글로 적어가며 반복적으로 상기하면서 현재를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과제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는가? 이번 분기 실적이 형편없이 낮은가? 담배를 끊고 싶거나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가?

무의식적으로 접하는 환경을 조금만 다르게 설정해 보자. 가고 싶은 방향을 담은 메시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게 해보자. 습관을 바꾸고 스스로를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트 최한나
businessinsight@naver.com

참고:상황의 심리학(샘 소머스 지음, 책읽는수요일)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