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강강강' 박자로 업무 추진하다가는 인재(人災) 초래... 스피드 경영을 보완하는 슬로 리더십

롯데그룹은 2009년 3월 '2018년 아시아 톱 10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비전을 선포, 줄곧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업은 2010년 11월 삽을 뜬 국내 최고층 건물 잠실 롯데월드타워 착공. 롯데월드타워는 4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 출처 Pixabay

롯데그룹에는 2015년에 특히나 이슈가 많았다. 3조 원을 들여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컬 사업부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앞서 롯데호텔은 '아시아 톱 3 호텔 브랜드'의 비전 달성을 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지에 위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사들였다. 이 밖에 롯데제과는 인도 뉴델리에 초코파이 제2공장을 완공, 기존 첸나이 공장과 인도 남북을 잇는 초코파이 벨트를 완성하기도 했다. 

출처 Pixabay
하지만 롯데그룹의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2016년 '올 스톱' 되고야 만다. 2014년 12월부터 조짐이 일기 시작한 경영권 승계 갈등이 곪아 터져버린 것. 롯데그룹은 소위 형제의 난으로 말미암은 도덕적 타격으로 대외적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됐다. 급기야 롯데그룹 2인자로 알려진 이인원 부회장이 검찰 조사 도중 목숨을 끊고야 만다.



롯데그룹은 외형확대의 비전을 포기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밝히게 된다.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데 주력하겠다. 경영권 분쟁이 더 이상의 혼란이 없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신동빈 회장) 

출처 롯데 홈페이지
롯데그룹의 사례는 '슬로 리더십(Slow Leadership)'의 필요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이익과 고객 가치를 동시에 쫓고 좇아아야 한다. 하지만 속도를 내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가치는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롯데그룹은 껌과 과자 생산으로 시작해 소비자들의 쌈짓돈으로 성장했다. 국민의 성원과 도움 없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이익만 쫓던 롯데그룹은 이런 가치를 잊고야 말았다. 형제 간 볼썽사나운 재산 싸움을 하기에 이르렀다. 조직도 분열되고, 인재도 잃고, 주주 가치도 훼손하고, 가장 중요한 고객 가치를 저버렸다.

출처 Pixabay

스피드 경영이 초래한 불상사의 사례는 많다. '구로의 등대'라는 말이 있다. 늦은 밤에도 서울 구로구 일대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넷마블 사옥을 일컫는다. 구로동 직장인들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넷마블에게 붙여준 별명. 별명만큼 넷마블의 업무 강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따금 야근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야근해봐서 아는데…' 그런데 넷마블은 좀 심했던 것 같다. 한 매체는 '넷마블은 오후 10시에 퇴근하면 반차, 자정에 퇴근하면 칼퇴, 새벽 2시에 퇴근하면 잔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야근이 일상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넷마블게임즈

문제는 이 회사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돌연사하고, 자살하는 사건까지 잇따라 일어나면서 불거졌다. 2016년 7월. 이 회사 그래픽 디자이너 A 씨는 새벽잠을 자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서 휴가를 갔다. 그리고 사흘 후 한 사우나 탈의실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세상을 등졌다. 11월에는 넷마블 자회사 개발자 B 씨가 돌연사했다. 결은 다르나 10월에는 사내 횡령으로 비위 징계를 받은 개발자 C 씨가 구로 사옥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사건도 있었다.

출처 Pixabay

리더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과정에서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창의적 휴(休)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당장의 실적에 급급해 바쁜 일상에 빠진다면 정작 중요한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직원의 직무 교육이나 차세대 리더 양성 등이 좋은 사례다. 급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또 과정의 가치를 중요시해야 한다. 스피드 경영처럼 결과만 강조하다 보면 요령과 편법이 생겨나 비위, 횡령 등으로 불거질 수도 있으니 과정을 철저히 해 이 같은 문제들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출처 Pixabay

마지막으로 휴식은 심신을 재충전시켜 일에 대한 더 큰 몰입과 열정의 토대를 만든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도 일 년에 두 번씩 미국 서북부 호숫가에서 전략과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생각 주간을 갖는다. 휴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슬로 리더십은 스피드 경영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보완재가 되면서 동시에 창의적 조직에 적합한 리더의 요건이라고 말한다. 스피드가 강조되면서 창의적 조직 문화가 요구되는 지금 같은 시대에 슬로 리더십은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트 신무경
businessi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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