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인재들만 모였는데 왜 성과가 안 날까?

인재들만 모였는데 왜 성과가 안 날까?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 업계 내 경쟁 심화로 창사 이래 가장 심한 매출 절벽을 겪고 있는 A회사.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여 명의 경영진이 모여 워크숍을 갖고 전략을 짜기로 했다.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며 '정해진 답은 없다', '열린 회의', '대안 없는 비판 금지', '떠오르는 대로 무작정 던져보기' 등의 규칙을 세우고 브레인 스토밍을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고 반나절이 지나고 한나절이 지나도록 회의는 지지부진하다. 몇몇 임원은 아예 입을 닫았다. 일부가 의견을 내놓기는 했지만 대부분 진부하거나 허황됐다. 끝없는 회의에 지친 일부의 눈에는 이미 초점이 사라졌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기만 하고....


출처 Pixabay

우여곡절을 거쳐 새로운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야 하는 중대한 프로젝트인 만큼 전사적으로 사활을 걸고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팀에서 차출한 에이스들로 TFT를 꾸렸다. TFT 인원들만 사용하는 널찍한 회의실도 마련했다. 이들은 전사적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본래 업무에서 제외하는 파격적 조치도 취했다. 

처음 몇 주간은 의욕과 사명감으로 TFT가 활기차게 돌아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록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 프로젝트의 중요도에 비해 참여인원이 모자란가? 인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원래 20명이었던 TFT는 30명까지 인원이 늘어났다. 과연 이제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참여인원 늘었는데 생산성 제자리..`링겔만 효과`


심리학자 링겔만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줄다리기 실험이다. 힘 측정 장치가 달린 줄을 설치하고 양쪽에 실험 참여자들을 세운 후 줄을 당기게 했다. 그리고 3명, 5명, 8명 등으로 참여자 숫자를 점점 늘려가며 참여자들이 얼마나 힘을 쓰는지 측정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 사람이 당길 수 있는 힘을 100이라고 했을 때 2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93만큼의 힘을 발휘했다. 3명 그룹에 속한 사람은 85만큼의 힘만 썼다.8명 그룹에서는 한 사람이 49, 그러니까 혼자 발휘하던 힘의 절반도 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Pixabay

집단에 참여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집단 성과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을'링겔만효과(Ringelmann effect)'라고 부른다. 혼자 일할 때는 전력을 다하던 사람도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되면 오히려 노력을 덜한다는 의미다.

이는 경제학적 개념인 '규모의 불경제(diseconomies of scale)'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생산요소를 늘렸는데 생산량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 생산량을 늘릴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한 팀의 적정 인원 얼마? 아마존은 '피자 2판'

인재들이 모여있으면 '누군가는 해주겠지'라는 생각에 다들 나태해질 수 있다

링겔만 효과는 집단 성과에 대한 개인 공헌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거나 책임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돼 묻기 어려울 때 또는 작업량에 비해 집단이 지나치게 비대할 때 주로 나타난다. 혼자 일할 때는 일의 성패가 분명히 드러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홀로 부담해야 하지만 집단으로 일하면 개인의 나태를 감출 수 있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이는 무임승차(free riding)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최대한 분명히,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목표가 애매모호하거나 구성원들이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히 업무적 방임에 젖어들 가능성이 높다. 

구성원 개개인이 맡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기여도에 따른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각자 하는 일의 범위와 내용을 정의해 모두 공유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결정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기여도를 잘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자신의 업무 결과에 따라 보상이 좌우된다는 점을 구성원들이 잘 알고 이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할 수 있도록 팀워크를 강화하는 일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이때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업무량에 알맞은 숫자의 인원을 팀으로 묶는 것이다. 업무량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이 한 팀으로 구성되면 자연스럽게 게으른 무임 승차자가 발생한다. 비대한 조직 안에서는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않다. 

아마존에서 활용하는 조직 운영 규칙인 '피자 2판의 크기(two-pizza team rule)'를 참고할 만하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프로젝트 팀의 한 끼 식사에 피자 2판 이상 필요하다면 너무 큰 팀"이라며 프로젝트 팀의 최적 인원 수로 6~10명을 제시한 바 있다. 

인터비즈 최한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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