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성의 동물이면서 동시에 감성의 동물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 머리(뇌)는 이성이 판단하기 전에 먼저 감정이 작동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화, 협상 등에 있어 먼저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DBR에 감정을 먼저 작동하는 협상법 4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협상도 역시 감정이 중요하다.  협상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협상 상대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협상법은 뭘까? 4가지 원칙이 있다.


출처 DBR

상대의 감정을 공략하는 협상법 4가지

1. 익숙함으로 다가가라

감정협상1원칙
한 다큐멘터리에서 재미난 실험을 했다. <인간의 두얼굴 2 – 착각의 진실> EBS, 2009년 4월 27일  대학생들에게5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자신의 이상형을 고르도록 했다.선택이 끝난 후 사진을 뒤집어 보라고 말했다.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본인이 고른 사진 뒤에는 자신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마술을 부린 거냐고?아니다.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고른 사진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의 사진을‘이성’으로 바꿔 낸,가상의 인물이었다. ‘나와 닮은 이성’을 나의 이상형으로 꼽은 것이다.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바로‘미러링(mirroring)’효과때문이다.미러링이란 상대가 나와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상대에게‘동질감’을 느끼고 호감을 갖게 된다는 심리학 용어다.자신과 닮은 사람을 이상형으로 고른 것도 다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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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협상 상대와는 어떻게 미러링을 할 수 있을까?미러링 효과를 톡톡히 본 협상이 있다.독일의 투자은행 드레스너뱅크(Dresdner Bank)와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업체 이케아(IKEA)간에 있었던 제휴 협상 사례다.이 두 회사가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을 때 성공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조직의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드레스너뱅크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투자은행이었다.반면 이케아는 아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다.극과 극의 두 기업이 만난 것이다.

하지만 협상은‘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결과로 타결됐다.비결은 간단했다.보수적인 드레스너뱅크의 협상단은 어울리지도 않는 힙합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서 협상장에 나타났다.반면 이케아 협상단은 영화‘영웅본색’을 연상시키는 까만 양복을 있고 협상장에 등장했다.상대방의 기업문화에 맞추려는 서로의 모습에 양측은 박장대소했고 협상은 잘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바로 이것이 미러링의 힘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오해한다.무조건 상대방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거냐고.아니다.따라 하기 전에 상대 협상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먼저다.내면을 이해하지 못하고‘껍데기’만 따라 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입을 수도 있다.



2. 작은 Yes부터 시작하라


문제 하나 풀어보자.당신은 노사 협상을 담당하는 사측 대표다.연봉 인상률,정년 연장,성과금 지급 기준,직원 휴게실 리모델링 등4개의 안건이 있다면 협상을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할까?어떤 협상가는 이렇게 말한다. “싸울 힘이 충분한 협상 초반에 연봉 인상률같이 중요한 걸 먼저 타결시키고 그 다음에 다른 안건들을 협상해야 한다.”이들은 중요하고 까다로운 이슈가 풀리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믿는다.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협상 안건이 많을 때 하나하나 협상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한번에 여러 개를 동시에 토론하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첫 번째 태도를 가지면 어떻게 될까?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상대가 별 가치를 두지 않는다면 좋다.하지만 상대도 그 안건을 중요하게 생각할 땐 협상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첫 단추부터 끼우기가 힘들어 진다는 뜻이다.이렇게 되면 양측 모두“이 협상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 생각을 갖기 쉽다.그렇다면 여러 이슈를 한꺼번에 협상하는 두 번째 태도가 좋을까?아니다.이때는 협상의 진전 자체가 힘들어진다.양측이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서로 요구만 하다 보면 핑퐁게임이 되기 십상이다.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기는커녕 정해진 파이를 어떻게 나눠먹을 것인가에만 매달리다 지치게 된다.

그럼 협상 순서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사례를 통해 답을 찾아보자.월드컵4강 신화를 만들어 낸2002한일월드컵.당시 유치전 상황으로 들어가 보자.우리나라는 일본보다 한참 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공동 유치로 가닥을 잡았다.하지만 공동 유치를 위해선 양국이 합의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그중 가장 중요했던 건 결승전을 어디서 치를 것인가와 공식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알다시피 결승은 일본에서,공식 명칭은‘한일 월드컵(Korea-Japan World cup)’으로 정해졌다.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다.이 안건들이 협상 테이블에 언제 올라왔는지,그리고 정해진 시점이다.초반엔 양국 모두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입장료,광고 등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이슈들을 먼저 협상했다.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는 협상 중반이 지나서부터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이유는?처음부터‘세게’부딪히면 공동 유치 자체가 깨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양국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협상의 순서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 눈치챘는가?협상 안건이 많을 때는 타결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이를 통해 협상장에 있는 사람들이‘이 협상은 왠지 잘 풀릴 것 같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이를‘Yes-set’이라고 표현한다.
우리의 몸이 관성의 법칙에 영향을 받듯,뇌과학자들은 뇌도‘항상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큰 고민 없이“예스(Yes)”라고 답할 수 있는 질문을 계속 받으면 우리 뇌는‘Yes’라는 단어와 친해진다.그래서“Yes”인지“No”인지 고민되는 질문에서도“Yes”라는 답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

예를 들면 이렇다.마음에 드는 이성과 교외로 드라이브를 하고 싶은 당신.처음부터“저랑 같이 드라이브하실래요?”라고 말하면 확률은 반반이다.대신 이렇게 시작하면 확률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먼저“날씨가 많이 풀렸죠?”처럼 상대가 별 거부감 없이“Yes”를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하라.그 다음“이런 날씨엔 교외 나가서 바람 쐬면 참 좋겠죠?”,그리고 마지막으로“저랑 같이 가실래요?”라고 묻는 식이다.

이런 접근법은 국가 간의FTA와 같이 큰 규모의 협상에서도 적용된다.쌀,자동차 등 우리나라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들은FTA 1차, 2차 협상 땐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이 내용들은 어느 정도 협상이 무르익었을 때 하나둘씩 협상 테이블로 올라온다.

다양한 협상 이슈가 있다면 서두르지 마라.쉬운 것부터 하나씩 밟아나가라.이를 통해 상대와 나의 생각을‘Yes’로 맞출 수 있다.이렇게 두 번,세 번“Yes”가 이어지면 상대는“No”라고 답하기 쉽지 않다.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건 보너스다.


3. 공짜 양보를 하지 마라

어떤 협상가들은 협상 이슈를‘양보’하다 보면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이들은 초반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양보하며 협상을 진행시킨다.하지만 정말 그럴까?

협상 전문가인 영국 에든버러대 게빈 케네디 교수는‘툰드라의 늑대’얘기로 협상에서의 양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말한다.  (출처 <협상이 즐겁다>, 게빈 케네디, W 미디어, 2006)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툰드라 지역 원주민 마을로 들어간 유럽의 세일즈맨들.그들은 원주민들을 따라 사냥에도 나서는 등 그들의 삶을 함께하며 가까워졌다.그러던 어느 날이었다.한 세일즈맨이 사슴을 사냥해 마을로 돌아오던 중 늑대 한 마리가 쫓아오는 걸 느꼈다.위험을 직감하고 미친 듯이 도망을 치다가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사냥한 사슴 고기를 조금 떼어 던져줬다.다행히 그 뒤로 그 늑대는 쫓아오지 않았다.자신의 기지에 감탄하며 한숨 돌리려는 찰나,이젠 서너 마리의 늑대가 쫓아오는 게 보였다.생각할 겨를도 없이 또 고기를 던져 준 그.그때부터 악순환이 시작됐다.어느덧 수십 마리의 늑대가 그를 뒤쫓고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더 이상 그 세일즈맨에게 남아 있는 고기는 없었다.다행히도 그 순간 마을에 도착해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이 사건 후 세일즈맨들은 그 지역을 돌아다닐 때 항상 어느 정도의 고기를 가지고 다녔다.그리고 늑대의 위협을 느낄 때마다 고기를 던져줬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어느 날 원주민들이 그들을 내쫓기 시작했다.

“배고픈 늑대에게 사람들을 따라가라고 가르친 멍청한 놈들!당장 꺼져!”

이들이 쫓겨나게 된 건 늑대에게 베푼‘양보’때문이었다.양보가 결코 미덕이 아니란 뜻이다.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반문한다.

“나의 협상 파트너는 늑대가 아닌데요?”

과연 그럴까?아직도 양보를 통해 좋은 감정이 생긴다고 믿는가?그럼 이렇게 물어보자.만약 누군가 당신에게‘대가 없는’양보를 해준다면 당신은 그에게 고마움을 느껴 그만큼의 양보를 해 줄 것인가?협상가들은 조건 없이‘마구’양보하는 사람을 고마워하지 않는다.미안한 얘기지만 그들을 더‘이용’하려 할 뿐이다.그래서 양보를 할 땐‘가치’있게 해야 한다.내가 지금 양보하는 이 주제가 나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는 어떤 이득을 얻는지 논리와 근거를 갖고 설명해야 한다.이렇게 양보할 때에만 상대가 그 양보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협상 상대가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방법은 무조건적인 양보가 아니다.상대가 느끼기에‘가치 있는’양보가 필요하다.


4. 원칙을 지켜라

만약 당신의 상사가 똑같은 실수에 대해 하루는“괜찮아,그럴 수도 있지”라고 격려를 하고 다른 하루는‘불벼락’을 내린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은가?본인이 기분 좋을 땐 천사였다가 화가 나면 악마로 돌변하는 상사처럼 함께 일하기 힘든 스타일도 없을 것이다.협상 얘길하다가 갑자기 상사와의 관계 얘기를 하는 이유는 협상가 중에도 그런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협상 교수인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는 협상가의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출처 , 로저 피셔, 윌리엄 유리, 브루스 패튼, 장락, 2003 (재구성))

 (표1)하나는‘연성’협상가다.이들에게 협상에서의 유일한 목적은‘타결’이다.그리고 양보를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이 때문에 협상 상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결국 협상 타결을 위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협상장에서의 입장을 자주 바꾼다.다음으로 연성 협상가와 정반대인‘강성’협상가다.이들은 협상에서‘이기는 것’이 목적이다.그리고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관계를 담보로 양보를 요구하기도 한다.협상 상대를 믿지 않고 적대적인 태도를 갖는다.강성 협상으로 유명한 협상가는GE의 노사협상 담당 부사장이었던 불웨어(Lemuel Boulware)다.그는 노조와 협상을 할 때 맨 처음 제안한 협상 내용을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한마디로“하든지 말든지(Take it or leave it)”의 배짱을 부린 것이다.이러한 그의 협상 태도는‘Boulwarism’이라는 단어로 보통 명사화돼 사전에도 올라 있다.이처럼 강성 협상은 주로‘갑’의 위치에 있는 협상가들이 주로 취하는 협상 태도다.

자,당신이라면 연성 협상가와 강성 협상가 중 누구와 협상하고 싶은가?아마도 연성 협상가와의 협상을 기대할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연성 협상가가 그런 태도를 갖는 이유가 뭘까?그 사람은 선천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게 습관화돼 있기 때문일까?글쎄,비즈니스 상황에서 그러긴 쉽지 않다.연성 협상가들은 자신이 가진 경제적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어쩔 수 없이’그런 태도를 갖는 경우가 많다.

만약 연성 협상가가‘을’의 위치에서‘갑’의 위치로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갑이 돼서도 여전히 양보해주길 바란다면 큰 착각이다.협상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워크숍 중에 의도적으로‘갑을 관계’를 설정해 협상 실습을 진행하곤 한다.그때 가장 무섭게‘을’을 몰아세우는‘갑’교육생들이 있다.바로 평소에 납품이나 영업을 하며‘을’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다.협상 실습이 끝나면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무슨 뜻일까?사람은 당하고는 못산다.언젠가 그들이 비즈니스에서‘힘’을 갖게 되면 당한 만큼 받아내려 할 확률이 높다.연성 협상가들일수록 더 강한 강성 협상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성 협상이든 강성 협상이든 사람의 성격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다.그들이 처한 위치,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협상 태도는 왔다 갔다 한다.기분이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똑같은 실수에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사처럼.

그래서 연성도 강성도 아닌 원칙 협상이 필요하다.원칙 협상가들은 상대를 친구로 믿어 전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적대자로 생각해 불신하지도 않는다.대신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해결 파트너’로 생각한다.협상을 할 때 상대에 대한 감정적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다.그리고 양보를 통해 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하지 않는다.단지 서로가 좀 더 큰 이익을 갖는 해결책을 찾는 데 힘쓴다.그리고 객관적 기준을 중시한다.내가 가진 힘에 상관없이 정확한 사실에 따라 협상하고 공정한 태도를 갖는다.

어떤가?상대로부터‘상황이 좋을 땐 한없이 좋고 사정이 나쁠 땐 피해야만 하는 협상가’라는 평을 듣고 싶은가?그게 싫다면‘원칙’을 지켜라.그게 상대가 나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다.

협상은‘사람’이 한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제안인데‘NO’만 외치는 상대 때문에 답답한 적이 있었는가?초반부터 삐걱거려 협상 진행이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는가?이유는‘감정’때문이다.당신은 협상을 다양한 조건과 숫자들이 오가는 거래로만 생각했지 협상은‘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란 평범한 진리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협상을 잘하고 싶은가?그럼 먼저 상대 마음의 문을 열어라.결국 모든 협상의 시작은 감정이다.

비즈니스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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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BR 102 호 (필자 최철규,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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