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스타트업 투자에 실패는 없다… 성공 또는 배움만 있을뿐”

“스타트업 투자에 실패는 없다… 성공 또는 배움만 있을뿐”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한국서 의료분야 공모 진행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릭터 대표
멀린다 릭터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대표는 “실패가 누적돼야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며 과학 분야 스타트업의 도전을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의 가능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 혹은 실패라는 틀에서 벗어나 성공 혹은 배움(either win or learn)으로 봐야 합니다.”

보통 한국 사회를 가리켜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라고 말한다. 특유의 조급증 때문이다. 8일 동아일보와 만난 멀린다 릭터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대표(47·여)는 “세상에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은 의료·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육성기관으로 유명한 ‘제이랩스(JLABS)’를 운영하는 회사다. 제이랩스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기술,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기지다. 2013년부터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을 이끌고 있는 릭터 대표는 과학 기술의 상업화를 돕는 기업 ‘프리사이언스 인터내셔널(prescience international)’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지냈었다.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면 존슨앤드존슨은 조건 없이 3개월간 10만 달러를 투입해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지를 지켜본다. 개선점에 지원하고 만약 가능성이 없다면 다른 프로젝트로 전환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릭터 대표는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 행사를 위해 방한했다. 이 행사는 존슨앤드존슨이 진행하는 공모전이다. 기업체, 학계, 바이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의료 분야 난제를 해결할 치료법과 의료기기, 의료 기술 분야 혁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열린다. 해결책의 독창성, 시장 경쟁력, 계획의 명확성 등을 평가해 사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존슨앤드존슨이 지원한다.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에선 10개국에서 총 32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경쟁을 벌였다. 릭터 대표는 “혁신은 전 세계 도처에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해법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찾기 위해 공모전 개최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릭터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32건 중 10건이 최종 심사 대상에 올라왔는데 7건이 한국 기업이 출품한 솔루션이었다.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로봇 수술, 미용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은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총 2개 기업이 수상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피부 관리기기를 개발한 ‘지파워’와 안구건조증 등 안과 질환 치료용 의료기기 기업 ‘뉴아인’이 뽑혔다.

두 기업엔 총 1억5000만 원이 지원되며 최대 2년간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해 첨단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만든 바이오·의료 분야 스타트업의 보육 거점으로 10월 말 문을 열었다.

존슨앤드존슨은 서울바이오허브 개관과 동시에 이곳에 국내 스타트업 및 연구소 등과 협업할 수 있는 ‘파트너링 오피스’를 열었다. 국내 스타트업, 연구소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서다. 릭터 대표는 “파트너링 오피스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이나 멘토링을 진행하게 된다. 발전이 잘 된다면 계약 등 구체적인 협력이 도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처음 문을 연 제이랩스는 아직 상용화한 의약품을 배출하진 못했다. 릭터 대표는 “바이오 제약 분야는 출시까지 오래 걸린다. 초창기에는 자본금 100만 달러 미만 기업이 많았는데 5년이 지난 현재 창출 가치가 총 94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공개 5건, 인수 사례 8건, 존슨앤드존슨 그룹과의 협력 거래(Deal) 71건이다. 우리가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라고 소개했다. 현재 제이랩스는 휴스턴, 토론토 등 8곳에 있다. 내년엔 뉴욕에, 2019년엔 중국 상하이에도 생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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